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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바코 1~24화(완) (TVA)
이 작품을 간단한 말로 소개하자면.. 애니메이터의 "미생"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웹툰 [미생]과의 차이점은 [미생]은 대기업에 다니는 비정규직의 이야기라면(그나마 장그래는 직속계약이니 비정규직 중 좋은 편이다) 이 작품은 ㅈ소기업에서 일하는.. 그것도 3D 업종인 애니메이터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다. 미생이 다루는 자기성장의 서사와도 그렇게 큰 차이도 없다고 생각한다.
가벼워보이는 2d 미소녀들이 나온다고 가볍게 보면 큰 코 다치는데.. 미생만큼이나 직장인으로서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이 작품은 잘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시로바코シロバコ:白箱란 흰색상자라는 뜻으로 업계용어라고 한다. 엑소더스!가 끝난 회식 자리에서 최종본을 가리켜 미야모리가 "시로바코!"라고 외치는 걸 보고서야 시로바코의 의미를 깨달았다ㅋㅋㅋ 즉 내 IT업계용어로 바꿔보면 모든 통합-단위테스트를 거친 0.xx에서 오픈 시점에서 나오는 1.0 버전인 소프트웨어 "릴리즈"라고 할 수 있겠다.
여고생들이 학교 동아리로 즐겁게 생활하며 나중에 애니메이션을 같이 만들어보자며 화이또를 하는 순간 직장인이 된 현실이 나온다. 그때부터 업무에 쫒기고 쫒기는 직장인의 이야기가 펼쳐지면 직장인들이라면 이때쯤부터 PTSD가 올 것이다. 직장인으로서 공감갈 이야기들이 참 많다.
나는 이 시로바코란 작품을 미생과 같은 명작의 반열에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2D 애니메이션이라는 편견은 좀 버리고; 애니메이터의 업무나 여러 디테일을 잘 살리면서도 직장인 개인으로서 갖는 어려움과 극복해야 할 산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주요한 인물별로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꿈은 특별히 없는데 닥치는 것에 주력하는 직장인 : 미야모리 아오이
아오이는 무사시애니메이션社 제작진행자(producer)로 일하고 있다. 일정을 체크하고 일거리를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잡다한 프로젝트 관리를 담당한다. 과거 고등학교 애니메이션 동호회와의 모임에서 다들 무엇을 꿈으로 하고 있는지 말하는 자리에서 자신만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른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그가 프리랜서 세가와 미사토에게 작감 일거리를 전달하러 갈 때마다 경주를 하는 것에서 드러난다.
아오이는 <시로바코>에서 가장 비중이 큰 인물이다. 그래서.. 이런 자동차 경주 장면과 같은 일탈장면이 단순히 만화 [이니셜 D]의 패러디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발에 불 떨어질 때 움직여버릇 하면서도 그 사건에 대해 열심히 일을 하는 보통의 직장인에 대해 잘 대변해준다는 생각이 든다는데 강한 맥락적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장기적인 것을 향해 달리는 것보다 현재의 '경쟁'에 몰두하며 집중하며 항상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 어찌보면 현재를 열심히 달려가다가도 "내가 무엇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걸까" 같은 생각을 하는 일반적인 직장인을 잘 대변해주는 사람이 아오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만큼 이런 상태의 직장인이 위험한 것은.. 만약 갑자기 회사를 떠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장 피해가 큰 유형이 이런 사람이다. 이런 이를 친구로 둔 사람도 역시 많을 것이기 때문에 그냥 이유없이 그를 믿어주고 응원해주자. 그때의 실패가 관점이 좁아서이긴 하지만.. 이건 정말 당해보지 않고서는 관점이 넓어지지는 않는다. 당해봐야 동기가 절로 생김. 남이 말한다고 동기가 안생깁니다. 진짜임;;; 나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른 동호회 출신들이 각자 각본가, 3D, 작화가, 성우라는 구체적인 직무를 생각하며 고등학교 시절에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인 '칠복진'을 완성하자는 꿈에 부풀었지만 유일하게 동아리장이자 프로듀서 역할을 했던 아오이만이 자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는 건 상당히 위험한 상태인 것.
게다가 그녀의 취준생 시절 면접보던 과거를 떠올리는 일화를 보면 정말 노답인게 대학전공을 경제학과로 간 것. 고교 애니동아리에서 대학 경제학과로 가고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다는 말을 어떻게 설득력있게 서사를 만들지에 대해 진심있는 고민을 못했던 듯 하다. 그럼에도 그녀를 고용한 무사애니는 대체 무슨 생각.. 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중소기업은 뭐 급하니까 일단 불 끄고 보자 식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어떻게든 좋은 커리어를 만드는게 좋다. 미야모리는 분명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거고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사장님도 너무 착하고 먹을 거 잘 챙겨주는 모습이.. 저게 진짜 가족같은 회사지ㅋㅋㅋ 나도 들어가고 싶다. 무사애니.
어쨌든 물론 언젠가 좋은 선배와 새로운 관계를 통해 이를 깨닫고 달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기대와 현실의 차이 : 야스하라 에마
에마는 무사시애니메이션社에서 작화를 담당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애니메이터 역시 월급받는 직장인이고 조직적으로 업무를 하며 프로토콜에 맞춰 협업을 하기 때문에 무언가 자신이 기대해왔던 것과 다르다는 실망감이 있을 수 있다. 이건 야스하라 에마의 이야기인데, 그저 즐겁고 잘 그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원화작가로 일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협업이란 게 결국 잘 그리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약속된 일정에 평균적인 품질로 공정을 맞춰야 하는 것. 이런 시점을 넘어서야 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에마는 자신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선을 넘는 시점'이란게 프로그래머한테도 있다. 사실 어느 직업이야 이런 게 없겠냐만은.. 물론 정말 그 직업이 안맞을 수도 있고 아직 큰 그림과 현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면 그게 판단이 잘 안서는 건 맞다. 나는 이런 게 선배들의 헌신과 도움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에마 역시 이를 극복하는데 이미 업계에 오래 종사했던 선배들의 도움과 조언에 의해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건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천직이 어딨어.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천직이 되는 거겠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지만 관련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괴로움 : 토도 미사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아오이와 같은 직장인 유형은 정말 많이 보게 되지만 유독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있다. 이런 뚜렷한 사람이 입사지원 시 조직과 맞지 않으면 면접 때 걸러질테지만.. 대부분은 다니다보면 알게 된다. 여러 이유로 숨겨졌든가 의도치 않게 드러나지 않았든가 뭐 여러 원인이 있다. 어쨌든 토도 미사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그녀는 SMC라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3D 모델링만 주로하는 회사에 다닌다. 직장동료와 도시락을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 회사가 크고 복지가 좋다는 점 때문에 들어온 거라고 한다. (노답) 자신은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어서 3D 메이커의 길로 온 것인데.. 타이어 모델링만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자괴감에 빠진다.
SMC 사장과의 옥상에서의 면담(?)에서 사장은 미사에게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생각해보라"고 충고하는데.. 결국 미사는 SMC를 퇴사하기로 결심한다. 다만 이게 문제가 있는게 1년도 못채우고 그만두는 것이다보니 상당한 부담을 안고 퇴사한다는 것. 직무커리어 관리와 상관없이.. 일단 1년을 못채우면 끈기없이 결국 그만두겠네.. 싶은 생각은 뭐 한국이나 일본이나 만국공통의 판단일 듯. 게다가 더 답이 없는 건 이직처를 미리 구하지 않고 일단 퇴사를 통보했기 때문.
물론 살다보면 지금 시기가 아니면 그만둘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기회를 놓치면 영영 퇴사할 최적의 시점을 놓쳐 1년, 3년, 6년 뭐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는 경우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이직에 대한 준비없는 점과 1년을 못채우고 그만두는데는 상당한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그것을 부담해서라도 관둬야 하는 상황도 물론 있다. 이런 것이 이직에 어려움을 주긴 하지만 아예 큰 장벽은 아니긴 하다. 이미 벌어진 사건이라면 그걸 극복하기 위해 생각도 많이 하고 미래에 대한 준비도 착실하게 해야겠지. 화이또화이또
노동력에 진입하고 싶은 취준생 : 사카키 시즈카
시즈카는 토도 미사와 유사하다. 단지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가 다른 점. 시즈카는 애니메이션 작품에 성우로 데뷔하길 바라지만 잡다한 성우 프리랜서 일을 하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취준생이다.
시즈카도 미사와 같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 다만 애니메이션 성우의 길로 데뷔하는 진입이 뜻대로 잘 안되는 점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취준생의 입장과 유사하다. 다만 원하는 것과 함께 의문시되는 또 다른 점은 그것이 정말 내게 맞는 직업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드는 양가감정에 빠지기 쉽다.
개인적으로 직업에 천성이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개별직업들이 갖는 고유의 스트레스라는 것이 존재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물론 시즈카는 애니메이션 데뷔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 부정적인 피드백들이 나타날 때 이 피드백을 어떻게 판단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 고민이 많은 시점이기도 하다.
그나마 시즈카는 고정적인 수입이 나오는 아르바이트 주업이 있기 때문에 소득에 있어서 그렇게 큰 고민이 없긴 하다. 다만 이럴 경우 취업준비 스터디나 연구에 들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어지긴 하다. 다만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고정소득이 있는 편이 여러모로 심리적인 위안을 주기도 한다. 이런 아르바이트가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는 본인이 머리를 굴릴 사안이다. 예컨대 시즈카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면접관이 이 성우 일과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 면접관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 가능성을 극복할만한 답변이 안떠오른다면 이력서&자기소개서에 쓰지 않는게 가장 좋지만 경력서에 아무 내용도 없다면 물론 있는게 좋긴 하다.
애니메이션 라이터 지망생 : 이마이 미도리
이마이 미도리도 뭐 시즈카와 유사하다. 그녀의 꿈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라이터. 다만.. 소득활동도 없이 방구석에 처박혀 혼자 소설을 보고 글을 쓰며 지내는 걸 보면 집이 지원을 해주는 것이 틀림없다. 미야모리 언니가 방문하는데 미야모리 본인이 회사에 있어 부재중이기 때문에 문을 열 수 있도록 그 위에 사는 미도리에게 집열쇠를 맡겨놓은 걸 보면 확실히 미도리는 백수다.
그러나 미도리가 부모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게 사실이라 해도 미야모리 같은 사원-주임급 월급에서 얻을 수 있는 집이라면 그렇게 시원치 않은 일본의 아파트이니.. 미도리에 지원되는 수입도 빠듯한 형편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여러모로 그 자신의 상황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 걸 보면 좀 이상하긴 하다. 미야모리 언니에게 "자신은 하는 일이 없다"고 어둡게 얘기하기도 했고 말이다. 하긴 작가지망생들을 많이 보긴 했지만 이들의 종특인 경우가 많을 것도 같다. 이런저런 면접준비와 공채준비를 위한 스터디와 면접스킬 등을 준비하는 취준생과 달리.. 작가지망생의 경우는 공모전 등을 보긴 하지만 대부분은 작품 준비를 위한 연구를 방구석에서 할 것은 같다.
시로바코에서 라이터에 대한 직업군의 출현 비중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엑소더스!의 완결에 대해 키노시타 감독이 고민할 때 라이터가 와서 감독과 회의를 하는 장면을 보면 감독의 생각을 구체적인 각본으로 나타내는 것이 주인 것 같았다. 방송작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은퇴한 고급노동력 : 스기에 시게루
옛날부터 애니메이션 원화담당을 해온 은퇴한 영감인데, 이정도 체력에 예상 일정까지 뽑아내는 정도면 한 50대 정도가 아닐까 싶다. 예상 일정을 뽑아내는 데에 있어 멘데이가 아니라 멘타임으로 나오는 정도니 이건 식겁할 수준... SI 프로그래머의 경우 일정을 정하고 일정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그 예상오차가 거의 줄어든다. 하지만 멘타임으로 예상하는 정도는 혀를 내두룰 수밖에 없다. 시게루가 멘타임으로 일정을 정하는 걸 보고 타 원화작가들이 놀라는 건 실무자로써 당연한 일일 것이다. 멘데이와 멘타임은 그 책임감에서 무게감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게루가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다.
물론 시게루에 대한 원화작가들의 생각은 그가 모에한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서 세대의 벽을 느꼈음도 알 수 있다. 프로그래머의 세계도 뭐 동일하다. 노년의 프로그래머와 최근의 프로그래머는 서로 다른 플랫폼과 도구를 경험했기 때문에 서로 원활한 협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옛날 단순한 리모콘을 사용했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요즘 IPTV의 복잡한 리모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와 비슷하달까?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노인노동력이 경험에 대한 교육자 혹은 현장전수자로 써먹게 되면 조직의 지식력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다루었던 노인노동력의 가치의 전제는 기술이 바뀌지 않은 경우를 가정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프로그래머와 같이 각기 다른 플랫폼에 익숙한 상황이면 교육은 거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예상하는 일정과 우리가 예상하는 일정은 서로 다른 플랫폼과 환경에서 나오는 소리이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의 플랫폼 쪽에 더 큰 가치를 느낄 것이기 때문에 경쟁이 되지가 않는다.
하지만 상품으로 접근하면 이런 것이지 그런 경험이 아예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 중요한 건 현장의 경험이라 어떻게 만드는가란 문제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현장에서 협업하고 고객과 대화하는 전반적인 공정들의 기본성격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 도구는 도구일 뿐, 그것을 받치는 기본이론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자료구조론을 C로 하든 자바로 하든 그 기본이론이 달라진 건 아니다. 어떻게 데이터를 설계하고 고객에게 정규화된 데이터를 입력하고 조회하는지에 대한 기본성격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노년의 프로그래머가 겪은 현장경험은 지금의 노동력에게도 분명 가치있는 일이다. 모에한 그림이 최근의 추세라고 해도 그림을 그리는 공정의 기본성격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시게루는 동물원화에 있어서 엄청난 고급인력이고 그 부분에 있어서 상당한 가치를 가진 노동력으로 볼 수 있다.
기술변화의 낀세대 : 엔도 료스케
료스케는 시게루와 다른 차원의 문제를 제기한다. 그는 기술변화에 있어 바로 영향을 받는 셀 애니메이터 원화작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술변화란 3D 애니메이션의 기술시류를 이야기한다. 21세기 이후 컴퓨터사양이 높아지면서 그래픽 활용에 대한 비용이 많이 싸지고 이를 다루는 교육을 받은 노동력도 많아지면서 여러 산업들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셀 애니메이션을 중점으로 발전해온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도 이런 변화가 차근차근 일어나기 시작했고 그 낀세대가 엔도 료스케라 볼 수 있다.
엔도 료스케는 효과 쪽에 특화된 원화가이다. 하지만 이런 효과 쪽에 대한 3D 효과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셀 애니에 대한 자부심에 상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최근들어 3D 효과가 애니메이션에 많이 활용되게 되면서 셀 애니메이터도 이런 시류를 받아들이고 함께 상호보존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런 시류를 스스로 받아들이는 과정의 어려움은 물론 많은 공감이 가긴 하다.
나의 경우는 이런 기술변화의 시류에서 혜택을 받으며 자란 프로그래머이기도 하기 때문. 옛날의 프로그램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컴포팅하는 일들이 꽤 많아졌던 시점에 나는 신입사원으로 일했었고 덕분에 과거 언어와 선배들의 코드를 볼 수 있었기도 했고 그런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일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와중에 새로운 플랫폼을 익히려고 진입하려는 선배들도 많이 봤고 나보다 경력도 높은 고급인력 코볼개발자가 닷넷 좀 알려달라고 했던 황당한 경험도 했고...
이젠 시간이 지나 낀세대가 되고 보니 나도 새로운 시류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세대가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료스케의 일화가 많이 공감이 갔던 측면이 있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를 잘 관망하고 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기도 한 것 같다. 노인들은 하도 패망하거나 실망하게 되는 변화들을 많이 봐서인지 항상 변화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데.. 중요한 건 이미 추세가 한쪽으로 기운 상황이 되어서도 그런 현실을 안받아들이는 경우이다. 이런 권력을 쥔 386 혹은 X세대 노인들을 설득해야 하는 낀세대가 바로 나고.. ㅋㅋㅋ
총평
대체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이 무사시애니메이션社에서 참 많은 사람들이 퇴사를 한다. 사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많은 사람들이 그만두는 걸 보게되는데 그런 착찹함과 서운함들이 보이는 것이 정겨웠달까. 그리고 퇴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다른 목표를 갖고 다른 기회를 잡기 위해 떠나려 할 때가 가장 멋져보이기도 했다. CV인 혼다 유타카가 케이크 집을 열기 위해 먼저 케이크 가게에서 일을 하기로 했다고 할 때 미야모리 아오이는 상당히 동요하기도 한다. 사실 이건 아오이의 상황과 상관없이 어느 직장인이든 꿈을 좆는 사람을 보는 것은 확실히 멋지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하긴 하다.
[이관 글. 2020/03/29, 12:22 오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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