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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셜록 홈즈 전집 후기 - 1/3

현정경 2021. 5. 31.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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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셜록 홈즈 전집(9권)을 반값에 10년을 대여할 수 있다고 알X딘에서 광고를 하길래 질렀던 적이 있다. 그때가 16년도.. 사긴 샀는데 10년 대여니 뭐 거의 안읽고 쟁여두었었는데.. 이제 5년차에 접어드니 정신차리고 전집을 정주행하기로 했다. 아직은 다 못읽은 상황이라 3편으로 끊어서 3권 씩 후기를 써볼까 한다.

셜록 홈즈 전집 - 1. 주홍색 연구 (소설)

주홍색 연구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로리스턴 가든의 빈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내용이다. 다들 알다시피.. 영드 [셜록]에서 왓슨과 홈즈가 처음 만날 때 마주한 사건인 핑크색 연구가 바로 이 주홍색 연구를 비틀어서 만든 이야기이다.

왓슨과 홈즈의 첫 만남이 시작되고 둘이서 맡게되는 첫 사건이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의 요청으로부터 시작된 이 사건은 한 건물에서 비참하게 죽어있던 시체와 "RACHE라헤"라고 쓰여있는 다잉메시지로부터 출발한다. 이후 홈즈는 시체가 독살당한 것임을 추리해내고 거리에서의 목격담과 수사현장을 지키고 있던 경찰의 진술 등을 통해 범인을 찾아내게 된다.

이 작품에서 범인은 미국 모르몬교의 일명 '개척시대'의 역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며 그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다. 특히 모르몬교 공동체는 일부다처제를 강요하고 있었던 것도 재밌었다. 현재 이는 폐지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야만적이라거나 전근대적이라거나 하는 이유보다는 좀 더 조직의 이득에 비춰 생각해보면.. 일부다처제로 부인을 두지 못하는 다수의 남성이 많아지게 되니 이 종교공동체가 망할까봐 그랬을 듯 하다는 게 내 추측.

어쨌든 주홍색 연구를 보면서 든 생각은 이거 확실히 라노벨 스타일이다(?) 왓슨 선생의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어있고 간혹 경쟁작품일 수 있는 다른 추리소설의 인물을 까기도 한다. 딱 라노벨이네. 역시 당시 영국의 라노벨이라 할 수 있겠어.

오래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흥미진진하게 써놓아서 재밌게 읽었다. 하지만 여기서 나오는 설정들은 추후 설정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하니 특별히 기억하지 않고 넘어가는게 좋다고 한다. 특히 왓슨이 전쟁터에서 부상당해 불편한 신체부위는 다리인가 어깨인가 하는 문제가 중구난방이라고 하더라. 어쨌든 이런 건 별로 신경이 안 쓰일만큼 몹시 재밌고 캐릭터성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다. 역시 명작은 명작인 걸까나?

셜록 홈즈 전집 - 2. 네 사람의 서명 (소설)

홈즈에게 10년 전 사라진 아버지의 이야기를 가져온 모스턴 양의 의뢰로 폰디체리 저택에 가게 되고 거기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물론 멍청하고 자기 성과욕이 큰 경찰들을 넘어 자신의 추리로 범인을 밝혀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원주민이란 게 대체 뭔지.. 인도 쪽의 원주민으로 추측되는데.. 이 원주민의 외모와 키에 대한 인종혐오적인 서술이 좀 많이 거슬리긴 했다. 영드 [셜록]에서는 인도인이 아니라 중국인으로 나오기도 한다.

어쨌든 또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는 영국의 식민지로서의 인도가 얽힌 역사적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동인도회사, 그리고 인도에서 영국에 대한 소요사태를 영국인의 관점에서 쓰여진게 재미있다. 마치 영국 백인들이 몰상식하고 폭력적인 아시앙들에게 살해당하는 피해자코스프레를 하며 서술되어 있는데.. 역시 코난 도일은 영국인의 관점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건 좀 불쾌했던 지점.

시대적 차이를 감안한다면야 소설로서는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게 썼다고 생각한다.

셜록 홈즈 전집 - 3. 바스커빌가의 사냥개 (소설)

의사인 사람이 골상학에 빠져있었던지 골상에 대한 이야기가 모티어 의사와 왓슨 의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누더라. 그 당시에는 골상학이라는 게 자연스러운 과학으로 받아들였던 시절이었을테니 그러려니 한다.

바스커빌가의 사냥개는 작가 코난 도일이 한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서두에서부터 언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다. 완전히 시골동네에 상당한 부를 가진 바스커빌 가문이 이곳에 저택을 지어 살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걸 보니 옛날의 부자들은 이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기도 했구나 싶었다. 물론 추리소설답게 바서크빌가의 재산을 노리는 음흉한 주변인들의 음모로 점철되어있다.

수수께끼의 인물들을 다각도로 만들기도 하고 곳곳에서 전개의 변주가 무척 빠른 느낌으로 독자를 정신없이 집중하게 만든다. 역시 명작가는 명작가다;;

일단 여인네를 위해 밤중에 황야로 가서는 안된다는 가문의 철칙을 깨고 야밤에 황야로 나간 노인네 찰스 남작의 마음도 이해는 안가고.. 황야는 영국신사의 물레방앗간이 아니었을까(?)

또 하나, 스테이플턴의 정체가 나오는 건 뭔가 작위적인 느낌은 들었지만 그의 동기에 대해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납득이 가긴 했다. 아내를 여동생으로 만들어 아내를 유용한 기능으로 환원시켜버리는 잔혹함도 엿보이고. 지금까지 읽은 작품 중 버스커빌 가의 사냥개가 가장 좋은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관 글. 2020/04/05, 5:43 오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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