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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Netflix 보디가드 리뷰

현정경 2021. 5. 3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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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가드 1~6화(완) (드라마)

최근에 Netflix에 가입하였는데 정말 신세계;; 이런 좋은 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아무튼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보디가드]를 보게 되었다.

주인공 데이비드 버드 경사는 아프칸 전장에서 군생활을 하였다. 그는 전장 이후 얻은 PTSD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정신과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일종의 타나토스일까)

그가 비번인 날 아이들을 데리고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자살폭탄 테러범에 대응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를 잘 처리하게 된 후 그는 내무장관 줄리아 몬테규의 경호임무를 맡게 된다. 그런데 이 줄리아는 영국 군인들을 아프카니스탄 헬몬드 전투에 파병하는 데 일조한 보수파 정치인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현재로서 줄리아는 SNS와 메신저와 같은 모든 디지털 정보를 정부안보기관이 열람할 수 있는 안보법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임무에 충실했던 버드 경사지만 자신의 전장 경험으로 힘들어했던 그였기에 줄리아의 과거 행보 그리고 현재 안보법과 관련한 정치 행보에 대해 경멸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후 줄리아에 대한 암살시도가 이루어지고 끝내 암살이 성공하게 되면서 드라마는 급격한 전개를 보이기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드라마는 매우 훌륭하다. 때로는 시청자 역시 내무장관 암살 수사관들인 디팍 경감의 입장에 서서 주인공인 데이비드 경사를 의심하게 되고 혹은 데이비드를 믿어주는 수사관 루이스 레이번 경사의 입장에 서서 PTSD에 시달리는 데이비드에게 측은함을 가지게도 해준다. 상당히 정신없이 다양한 관점에서 각 인물들에 대해 의심하게 만드는 장면들은 주인공조차 믿을 수 없게 만들었고 그 짜임도 매우 탄탄하게 짜여있다고 느껴졌다. 대체로 주인공의 수상한 행동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 예컨대 버드 경사가 암살미수범인 저격범이자 과거의 헬몬드 전투의 전우였던 엡스테드와의 관계를 수사관들에게 거짓 보고 한 행동 같은 것 말이다. 드라마는 마지막에서야 그의 행동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그 이전에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건 의도적인 것이다. 시청자에게 주인공 버드 경사가 테러범이 아닌지 한 번 의심하라는 것.

하지만 드라마는 다양한 입장들의 은밀한 관계를 잘 정리해주지는 못한 것 같다. 바로 경찰-보안국-범죄조직-정치테러조직의 은밀한 협력과 이해관계가 내무장관 암살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런 구도가 무척 흥미로웠던 부분이지만 이런 것들을 정리하는데 있어 6화 완결이라는 짧은 시리즈로는 모두 담아내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엔딩을 다 보고 나서 복잡해보이는 각 기관과의 관계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보안국

한 비밀 테블릿이 내무장관에게 전달되었다.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강력한 보안을 가진 테블릿으로 내무장관에게 현 총리에 불리한 과거 불법적인 증거물들이 전달된 것이다. 줄리아의 암살 이후 보안국은 이를 회수하기 위해 은밀한 작전을 벌였다. 그렇다면 왜 보안국은 현 총리에게 불리한 증거를 내무장관에게 재공한 것일까? 아마도 정적이 많고 신진 정치인이라 입지가 아직 크지 않은 줄리아에게 있어 보안국은 권력을 얻는데 있어 매력적인 파트너였을 것이다. 보안국은 줄리아에게 신뢰를 받고 있었고 줄리아의 총리에의 의지를 알아본 후 그녀가 총리가 되어 자신 보안국의 권력이 더 강화되길 바랬을 것이다. 또한 그녀는 안보법 입안을 통해 더 커다란 권력을 보안국에게 줄 수 있는 정치후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죽은 이후 보안국은 테블릿 혹은 수첩으로 인한 자신들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이라 판단해 테블릿 혹은 수첩을 가지고 있을 버드 경사를 추적해왔다. 그들이 테러에 연관되었다고 의심되어왔으나 사실은 그들이 내무장관에 흘린 정보를 다시 회수하려고 했을 뿐인 것 같다.

2. 정치인

암살 이후 내무장관대신을 하는 부장관 마이크 트레비스가 암살에 어떻게 공모되었는지 명확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줄리아와 당정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 같았으며 총리와 관련한 불운한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던 것 같다. 비서관 맥도널드의 경우는 굉장히 사적인 원한에서 이번 사태에 가담하였으나 본질을 모르는 상황에서 암살사태에 도구로 이용당했을 거라고 버드 경사는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물어보자. 맥도널드가 줄리아를 욕보이려고 부하직원 타히르 마무드를 무대 위로 올린 것이 원인이었다. 부장관은 맥도널드의 이런 행동을 전부터 알고 공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거기 무대 위에 압력센서가 있었다. 이게 우연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작품은 이에 대해 대답하지 않고 끝이 난다. 부장관도 캥기는 것이 있던지 경찰총장에게 "왜 버드 경사를 사살하지 않았나?"라는 걸 보면 총리의 방어를 위해서는 뭐든 할 준비가 된 정치인인 것 같다. 박원순 성폭력 고소고발한 내용이 당사자인 박 시장에게 즉시 보고된 사태를 떠올리면 (젠더특보가 했는가 비서관인가 아니면 청와대인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즉시 보고되었다는 것은 팩트다) 이 사람은 이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3. 경찰

경찰총장 샘프슨의 현역시절 범죄조직과의 커넥션을 의심하게 만들 두 가지 장면이 있었으나 후술되지 않았다. 경찰 내부정보 유출자는 버드 경사의 직속상관인 로레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샘프슨은 이 사태에서 발을 빼고 있다.

4. 범죄조직과 테러리스트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비-종교인인 범죄조직과 연대를 했다는 것이 꽤 흥미로운 지점이다. 그런 속에서 자신의 신념이 지켜졌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암살에 범죄조직이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여기서 잡힌 루크 에이킨스가 버드 경사에게 잡힐 때 한 말이 흥미롭다.

"그녀에게 감정은 없었어. 그것은 비즈니스였어."

내무장관 줄리아가 입안하려던 안보법은 범죄조직에게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그래서 줄리아를 암살하는 것은 조직폭력범들에게 여러모로 이득을 줄 수도 있다. (그녀에게 정적이 많고 이 입법안이 영국 내에서 논란이 많은 데 그녀만 죽는다면 이 법안은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라는 설정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비즈니스란 "거래"를 의미하는가 아니면 "영업(범죄)을 지키기 위한 행위"였을까?

결론

이슬람 테러리스트는 사실 비중이 적다고 본다. 이런 단순한 하나의 사건에서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적대하는 상황이 무척 흥미롭게 그려진 것 같다. 결과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드라마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관 글. 2020/07/17, 10:45 오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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