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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공부한 내용은 복잡노동의 단순노동으로의 환원 문제(이하 환원문제)에 관한 것이다. 그 내용을 여러분에게 공개하고자 한다. 이 문제는 전형문제만큼이나 난제인 상황이다. 그러나 마르크스 경제학이 이 문제에 대해 어디까지 진전이 되었을까 하는 호기심에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형문제만큼이나 그 관심은 무척이나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러 유의미한 시도들이 있어왔고 나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만한 수준까지는 온 것 같다.

1.복잡노동이 뭐길래?

환원 문제란 무엇인지에 대해 내가 설명하기보다는 마르크스의 말을 직접 인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자본가가 취득하는 노동이 사회적 평균수준의 단순한 노동인가 아니면 더 복잡한 노동인가는 가치증식과정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회적 평균노동보다 고도의, 복잡한 노동은 [단순한 미숙련노동력보다 많은 양성비가 소요되며 그것의 생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동이 드는] 노동력의 지출이다. 이러한 노동력은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고급 노동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동일한 시간 안에 상대적으로 더 큰 가치로 대상화된다.[각주:1]

여기서 환원문제란 다음과 같이 엄밀하게 규정할 수 있다.

(a) 복잡한 노동을 양성하는 것은 단순한 노동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복잡한 노동력 가치는 단순한 노동력 가치보다 더 크다.

(b) 복잡한 노동은 노동력 가치가 큰 만큼 그에 비례하여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한다.

마르크스는 복잡한 노동력이 단순한 노동력보다 노동력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따라서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한다고 한다. 그러나 노동력의 가치가 더 크다고 해서 가치를 더 많이 생산한다고 봐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마르크스는 잉여가치율이 균등하다고 가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잉여가치율이 균등하므로 복잡노동이 노동력 가치가 더 커도 그만큼 그에 비례해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런데 잉여가치율에 대한 정의는 [자본론]의 인용된 페이지에서 조금 뒤에서야 언급된다. 물론 그 전에 그것을 염두했을 가능성은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노동력은 살아있는 노동이며 잉여가치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노동력의 가치가 크다면 생산하는 가치도 클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균등한 잉여가치율을 요한다고 보는 것은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납득은 잘 안 된다..

어찌되었든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환원 문제는 이렇듯 두 가지 접근으로 구분되어 해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각주:2]. 즉 (a)양성비용 접근 (b) 균등임금률 접근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a)의 예는 오키시오(1963)[각주:3]의 작업. 그리고 (b)의 대표적 예는 크라우제(1982)[각주:4]의 작업이 있다.

여기서는 오키시오의 작업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여기서는 이 해법들을 소개하고 있는 류동민(1994)의 논문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이를 중심으로 공부를 했었고 이에 기초하여 이 문서가 작성되었다. 사족을 좀 달자면 이들의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해외직구 방법밖에 없나... 귀찮네요. 혹시 있으신 분은 저에게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ㅠ

2. Solution

2-1 양성비용 접근

양성비용 접근은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복잡노동은 단순노동보다 더 많은 양성비용이 든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그 노동력 가치는 단순노동력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 방법은 일종의 불변자본의 가치 이전과 동일한 방법을 사용한다. 다만 불변자본은 가치를 그대로 이전하는데 반해 노동력은 산 노동으로써 잉여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에 그 가치보다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2-1-1 Model

우선 $n$개의 상품을 생산하는 부문 $n$개가 존재하는 경제를 가정하자. 다른 한편 서로 다른 종류의 노동 $m+1$개 유형의 노동이 존재한다고 한다. 여기서 $r$ 유형의 노동을 단순노동단위로 환원시키는 환원계수벡터를 $g_r,\:(r=0,1,...,m)$이라고 하자(말 그대로 지랄이다..). 그러면 상품 $j$의 가치 $\lambda_{j}$는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n\geq m$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2-1-3 응용 예>에서 다시 다룰 것이다)

(1) $\lambda_{j}=\sum{\lambda_{i}a_{ij}}+\sum{g_{r}l_{rj}}$

이해를 돕기 위해 (1)식을 행렬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가치벡터 $\lambda$는 ${1}\times{n}$, 투입계수행렬 $a_{ij}$는 ${n}\times{n}$, 환원계수벡터 $g_m$는 ${1}\times{m}$, 노동투입계수행렬 $l_{mn}$은 ${m}\times{n}$이다.

$\begin{bmatrix}\lambda_{1}\\:\\\lambda_{n}\end{bmatrix}=\begin{bmatrix}\lambda_{1}\\:\\\lambda_{n}\end{bmatrix}\begin{bmatrix}a_{11}&...&a_{1n}\\:&&:\\a_{n1}&...&a_{nn}\end{bmatrix}+\begin{bmatrix}g_{0}\\:\\g_{m}\end{bmatrix}\begin{bmatrix}l_{01}&...&l_{0n}\\:&&:\\l_{m1}&...&l_{mn}\end{bmatrix}$

그런데 $n+m+1$개의 미지수($g_{0},...,g_{m},\lambda_{1},...,\lambda_{n}$)와 $n$개의 식이므로 해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추가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2-1-2 정규화 과정

먼저 환원계수 $g_r,\:(r=0,1,...,m)$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는 임의의 $i$ 부문에서 $s$ 유형의 직접노동량 $l_{si}$를 단순노동의 배수로 환원시켜주는 계수 $g_{s}$를 얻고싶어한다. (여기서 직접노동량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시계로 잰 노동일(시간)이다)

어떤 노동과 단순노동의 차이는 그 노동을 양성하는 비용이 그 차이를 낳는 것이다. 어떤 s 유형의 노동이 양성되는 과정에 대해 상상해보자. 이 노동을 적절한 수준으로 양성한다는 것은 교육훈련에 필요한 모든 노동들이 투하되는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교육훈련에 투하되는 모든 노동들을 단순한 노동의 단위로 설정한 $\sigma^{*}_{s}$를 합해준다고 생각하자. 그러면 환원계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2) $g_{s}=1+\sigma^{*}_{s}$

여기서 (2)식 우변의 1항에서 "1"은 숙련된 노동이 수행된 직접노동량 단위이다. 여기에는 류동민의 설명이 부족해서 나의 이해(1이라는 것이 결국 직접노동"단위"라면)에 의거하여 나아가자면 다음과 같은 개념으로 보인다(다시 광고하자면 여러분 오키시오 책 좀 주세요). 만약 $i$ 부문에서 $s$ 유형의 직접노동량이 $l_{si}=8$이라면 그 환원방법은 다음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g_{s}l_{si}=l_{si}(1+\sigma^{*}_{s})=g_{s}8=8(1+\sigma^{*}_{si})$

여기서 우리는 $\sigma^{*}_{s}$의 결정식이 정의되어야 환원계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sigma^{*}_{s}$는 어떤 $s$ 유형의 노동을 양성하는데 투하된 (단순노동단위로 표현된) 노동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교육훈련에 대한 노동을 분해해보면 될 것이다. 이는 피교육자의 노동 $t^{*}_{s}$ 단위와 교육을 위한 여타 유형의 노동 $l^{*}_{rs}$ 단위, 그리고 여기에 필요한 $i$ 재의 투입계수 $a^{*}_{is}$로 분해된다. 이들 노동은 모두 주어져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이 정의에 따르면.

(3) $\sigma^{*}_{s}=t^{*}_{s}+\sum{\lambda_{i}a^{*}_{is}}+\sum{g_{r}l^{*}_{rs}}$

(2)식과 (3)식을 고려하면.

(4) $g_{s}=1+t^{*}_{s}+\sum{\lambda_{i}a^{*}_{is}}+\sum{g_{r}l^{*}_{rs}}$

다른 한편 환원의 기준이 되는 단순노동 $r=0$ 유형의 노동은.

(5) $g_{0}=1$

(1), (4), (5)를 통해 이젠 $n+m+1$개의 미지수($g_{0},...,g_{m},\lambda_{1},...,\lambda_{n}$)와 $n+m+1$개의 식이므로 해를 풀 수 있게 되었다.

2-2-3 응용 예

두 부문만이 존재하는 경제를 가정하자. 즉 $i=1,2$이다. 그리고 노동의 유형도 두 개라고 한다.  즉 $r=0,1,2,3$이다. 그렇다면 (1)식은 다음과 같은 행렬로 표현될 수 있다.

$\begin{bmatrix}\lambda_{1}\\\lambda_{n}\end{bmatrix}=\begin{bmatrix}\lambda_{1}\\\lambda_{2}\end{bmatrix}\begin{bmatrix}a_{11}&a_{12}\\a_{21}&a_{22}\end{bmatrix}+\begin{bmatrix}g_{0}\\g_{1}\\g_{2}\end{bmatrix}\begin{bmatrix}l_{01}&l_{02}\\l_{11}&l_{12}\\l_{21}&l_{22}\end{bmatrix}$

$\lambda$는 ${1}\times{2}$ 행벡터, $a$는 ${2}\times{2}$ 행렬, $g$는 ${1}\times{3}$ 행벡터, $l$은 ${3}\times{2}$ 행렬이다. 여기서 (5)식에 의해 $g_{0}=1$이다. 이제 (1)식의 행렬을 1차식으로 변형하여 이해를 돕도록 하자.

$\lambda_{1}=\sum{\lambda_{i}a_{i1}}+\sum{g_{r}l_{r1}}=[\lambda_{1}a_{11}+\lambda_{2}a_{21}]+[l_{01}+g_{1}l_{11}+g_{2}l_{21}]$

$\lambda_{2}=\sum{\lambda_{i}a_{i2}}+\sum{g_{r}l_{r2}}=[\lambda_{1}a_{12}+\lambda_{2}a_{22}]+[l_{02}+g_{1}l_{12}+g_{2}l_{22}]$

(4)식에 따라 m개의 환원계수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 $t^{*}_{r},a^{*}_{ij},l^{*}_{rj}$는 주어져있다고 가정된다)

$g_{0}=1$

$g_{1}=1+t^{*}_{1}+[\lambda_{1}a^{*}_{11}+\lambda_{2}a^{*}_{21}]+[l^{*}_{01}+g_{1}l^{*}_{11}+g_{2}l^{*}_{21}]$

$g_{2}=1+t^{*}_{2}+[\lambda_{1}a^{*}_{12}+\lambda_{2}a^{*}_{22}]+[l^{*}_{02}+g_{1}l^{*}_{12}+g_{2}l^{*}_{22}]$

2-2 표준환원

크라우제의 일명 "표준환원" 해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싶었지만 내 스스로 정리가 안 되서 소개를 못하게 되었다. 류동민의 논문에서는 아무래도 논문이다보니 자세한 설명이 필요치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ㅠ 아쉬운 부분이었다. 내가 직접 표준환원식으로 환원계수를 구하는 식으로 유도하려 했지만 잘 안 되더라.. 그래서 크라우제는 일단 포기다... (수학을 못하니 곳통이네요)  아니 그럼 뭐하러 이 항을 넣었을까. 책 달라구요...

3. 결론

일단 공부해보니 오키시오의 방법은 교육훈련에 대한 노동량에 대해 적절한 가정만 넣는다면 환원문제를 실증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이에 반해 크라우제의 표준환원이라는 방법은 상대가치=상대가격이라는 항등식을 기초하여 해결하는 방법이라 실증에서 쓸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정도면 환원문제라는게 난제는 아니란 생각이 든다. 다만 실증을 할 때 적절한 가정이 뭔지가 정해져야 할텐데.. 마경학자들이 이걸 몰랐을리 없고.. 그래서 그런가. 보통 투입-산출표를 이용한 실증방식에서 노동투입벡터의 경우 이런 환원을 거치기보다는 노동계수, 취업계수를 학자들이 더 많이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이 환원이 부적절했거나 파라미터를 결정하는데 애를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수학적으로 이정도의 결과면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나름 만족스럽다하겠다.

[이관 글. 2015-11-07 작성]

  1. Marx, K. (2001). 자본론 I (상). p261~262. 김수행 옮김. 제 2 개역판. 비봉출판사. [본문으로]
  2. 류동민. (1994). 가치이론의 정합성과 분석적 의의에 관한 연구. p25. 서울대 경제학과 박사논문. [본문으로]
  3. Okisio, N. (1963). A mathematical note on Marxian theorems.Weltwirtschaftliches Archiv, 287-299. [본문으로]
  4. Krause, U. (1982). Money and abstract labour. NLB/Verso.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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