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정치경제학

시점간 체계의 발산문제

현정경 2021. 5. 23. 19:33
반응형

16.10.14 추가

아래에 극한 문제 푸는 증명은 틀렸습니다! 이 글을 보지 마 시점간 체계의 문제점 항에서 발산한다는 증명은 틀린 것으로 확인되어.. 그 부분의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글을 작성한  시점간 체계에 대한 보론 - 시뮬레이션을 참고하세요.

일반적으로 선형생산모형을 이용하는 마르크스경제학에서는 두 가지의 접근으로 나뉜다. 첫째는 동시적 체계, 둘째는 시점간 체계이다. 나는 이 글에서 먼저 시점간 체계를 동시적 체계와 비교한다. 그 다음으로 시점간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마지막으로 문제점에 대한 해석으로 결론 지으려 한다.

동시적 체계

동시적 체계는 가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1) $\lambda_{t}=\lambda_{t}A+l$

가치벡터 $\lambda$의 하첨자 $t$는 시점을 의미한다. 좌변과 우변 모두에 가치벡터가 동시 시점의 가치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변에는 n개의 기업들이 서로 생산된 생산물을 자본재로 투입한 관계를 나타내는 기술적 정보인 투입계수행렬 $A$와 각 기업들의 직접노동벡터 $l$이 추가적으로 더해지는 형태를 통해 좌변의 가치벡터 $\lambda$가 "생산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즉 우변은 투입시점. 그리고 좌변은 산출시점이 된다. 따라서 선형생산모형은 이산적 시점을 다루며 엄밀하게 "시점투입-시점산출 체계"라고도 한다.

단, 위의 (1)식의 형태는 유동자본만을 고려하지 고정자본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만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여기서 왜 우변의 투입시점에서 산출시점의 가치 $\lambda_{t}$로 "평가되고 있는가" 의문스러운 경우도 있다. 여기에는 이미 일반적으로 합의된 설명방법이 존재한다.

예컨대 산출시점에서 지배적인 생산방법 입장에서 과거의 투입시점의 지배적인 생산방법을 바라본다고 가정하자. 장기적으로 기술이 발전하는 경향이 존재한다면 그 생산방법은 낡은 생산방법일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산출시점에서 지배적인 생산방법을 기준으로 하여 물량적 정보와 직접노동량에 대해 재평가되어야 한다. 다음은 동시적 체계를 옹호하는 측이 자주 인용하는 자본론의 구절이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란 주어진 사회의 정상적 생산조건과 그 사회에서 지배적인 평균적 노동숙련도와 노동강도 하에서 어떤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노동시간이다.[각주:1]

이 체계로 접근하면 가치는 다음과 같이 즉각 구할 수 있다.

$\lambda_{t}=l(I-A)^{-1}$

시점간 체계

시점간 체계는 다음과 같다,

(2) $\lambda_{t+1}=p_{t}A+l$

동시적 체계와 다른 점은 바로 좌변의 가치벡터 $\lambda$가 우변의 투입계수행렬에 곱해진 벡터와 다르다는 것이다. 왜 이런 형태를 옹호하는가? 국내의 시점간 단일체계(이하 TSSI)의 대표적인 마르크스경제학자인 김창근의 경우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생산과정에서 생산되는 상품들의 가치결정을 나타내고 있는데, 상품의 가치는 생산수단의 가치+지출된 노동량의 가치(=지불된 임금+잉여가치)로 정의된다. 자본가는 주어진 이 가격들로 생산수단과 노동력을 구입한다. 이 구입 가격이 비용가격(...)을 이룬다. 그리고 이 주어진 가치를 가지고 생산에서 잉여가치(...)를 생산한다.【현정경:수식 생략】[각주:2]

즉. 자본가는 화폐를 가지고 투입 시점에서 노동과 자본을 구매했고 따라서 당시의 가격으로 구입된 유동자본을 그 가격 그대로 평가해야 하며, 위의 (2)식에 노동량을 가격으로 평가하려면 임금률을 곱해줘야 하는 데, 위의 동시적 체계와의 비교를 위해 일부러 넣지는 않았다.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자면 임금률이 곱해진 노동량이 바로 노동력의 가치로 정의되므로 (1-임금률)을 다시 노동량에 곱하면 저절로 잉여가치가 구해질 것이니.. 유동자본이나 노동량이나 모두 "구매시점의 가격"으로 평가되었다고 일단 생각해두도록 하자.

시점간 체계의 문제점

그렇다면 대체 가치라는 정의가 이상하게 된다고 나는 항상 생각해왔다. 예컨대 (2)식에서 정의된 것은 바로 구매시점의 가격이 바로 초기값이 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었는가에 대해 적절히 대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값 자체를 정의할 또 다른 개념이 필요하게 된다. 계량경제적 접근으로 치면 기준연도만 정하면 될 문제겠지만. 이론적으로는(TSSI는 계량경제를 위해 나타난 가설이 아니라 이론이다) 현재의 가치를 무한히 과거로 환원하다보면 그 초기값이 나오게 되는 데 그 초기 구매가격은 어떻게 결정했는가를 밝히려면 결국 또 다른 개념으로 가격을 정의하는 문제가 생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시점간 체계 자체가 발산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적절한 초기값이 주어졌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2)식이 발산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예컨대 어떤 초기값 $\lambda_{(0)}=p$가 주어졌다고 하자. 그렇다면 다음 연도의 산출시점의 가치는 다음과 같다.

$\lambda_{(1)}=\lambda_{(0)}A+l$

우리는 여기서 차분방정식의 매우 무식한 방법이지만 직관적인 "반복법(Iterative Method)"을 이용하여 일반적인 식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단순화를 위해 투입계수행렬 $A$와 직접노동벡터 $l$은 어느 시점에서든 동일하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다음 연도에는 다음과 같다.

$\lambda_{(2)}=\lambda_{(1)}A+l$

이를 전개하면

$\lambda_{(2)}=[\lambda_{(0)}A+l]A+l$

$=\lambda_{(0)}A^{2}+l+lA$

또 한번 또 해보자!

$\lambda_{(3)}=[[\lambda_{(0)}A+l]A+l]A+l$

$=\lambda_{(0)}A^{2}+l+lA+lA^{2}$

이제 시점을 $n$이라고 놓으면 다음과 같이 일반화된다.

$\lambda_{(n)}=\lambda_{(0)}A^{n}+l+lA+\cdots+lA^{n}$

이제 $n$이 무한으로 간다고 하면

$\lim_{n\to\infty}\lambda_{(n)}=\lambda_{(0)}A^{n}+l(I-A)^{-1}=\infty$

즉 우변의 2 항 $l+lA+\cdots+lA^{n}$은 $n$이 무한으로 가면 $l(I-A)^{-1}$이 되지만, 우변의 1 항에 있는 $\lambda_{(0)}A^{n}$은 무한으로 발산한다. (16.10.14 필자 커맨트 : 틀렸음. 상단 문구 확인할 것)

따라서 시점간 체계는 기술적 정보와 노동량이 일정한 경우에 발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 지는 내가 경제학적 직관이 참 딸려서 잘 모르겠는데... 다른 직관이라고 좋나요? 뭐 대강 생각하자면 이렇다.

단순화를 위해 기술적 정보와 노동량이 일정하다고 가정하였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이것들이 일정하다고 가정했는데도 시점간 체계는 발산한다는 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은 지배적인 생산방법과 투하되는 노동량이 변하지 않아도 가치는 발산한다는 얘기가 된다. 노동:어이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왜 너(가치)는 올라가는 거야 무서워 그렇다면 이 모형에서 가치란 노동량과 전혀 관계없이 결정된다고 말하게 만든다. 이것은 "노동가치론"을 견지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적절한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뭐... 단순한 가정에서 재미로 해본 거라... 강려크한 비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뭐 이런 쓰레기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주세요.

[이관 글. 2016-10-08 작성]

  1. K. Marx. "자본론 제 1권(상)". p48. 김수행 역. 비봉출판사. [본문으로]
  2. 김창근. 전형문제에 대한 비이원론적 접근. Diss. 서울대학교 대학원, 1998. [본문으로]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