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모리시마 미치오의 잉여가치 착취율 곡선을 그려보고 이를 베타 분포와 관련시키는 논의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1. 착취율의 정의 먼저 잉여가치 착취율의 곡선을 그리기 위해 우리는 잉여가치율에 대해 기본개념으로부터 전개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이 최대로 지출할 수 있는 한계노동시간의 절대적 크기인 $\bar{T}$가 있다고 하자. 그리고 현재의 노동시간 혹은 대표적인 노동시간이라 할 수 있는 현재노동시간 $T$가 있으며 이와 함께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보전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소비재 단위를 원소로 하는 벡터를 $b$라고 하고 직,간접적인 노동시간으로 표현되는 소비재의 가치를 $\lambda$라고 하면 다음의 관계로 나타낼 수 있다. $\bar{T}\geq{}T>\lambda{}b$ 이로부터 현재의..
Nick Potts는 "인플레이션 세계에서 마르크스의 가치이론 탐구하기"라는 논문에서 박현웅(2019)과 모슬리(2019) 간에 있었던 논쟁을 보며 스스로 느꼈던 부분들을 잘 정리한 느낌이 들어 여기에 공유해둔다. 흥미롭게도 이 논문은 이 논쟁 전인 2017년에 저널에 나왔다. 즉 과거 2016년에도 둘의 서로에 대한 입장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소리이겠지. 아무튼 여러 지점에서 다원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Potts의 생각에 공감이 가기도 해서 여기에 메모로 남겨둔다. 이 논문은 마르크스 경제학 일반에서, 특히 인플레이션 세계에서 가치를 이 해하기 위한 시도를 할 때, 다원주의를 장려하는 것을 추구한다. 나는 먼저 마 르크스에 대한 하나의 해석[예컨대 모슬리(2016a)와 같은, 또 박현웅(2016)..
예전에는 쌀이 포장재에 규격화되서 5키로 10키로로 판매하던 시절이 아니던 때, 동네마다 쌀 가게라는 것이 있었다. 쌀은 다들 거기서 사곤 했다. 한 되에 얼마 뭐 이런 식. 검은봉지에 담아서 무게를 달아 팔았었던 걸로 기억난다. 이게 그렇게 옛날도 아닌게.. 적어도 20년 전까진 저런 가게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이런 것을 도시에서 혹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사먹었는진 모르겠당. 어쨌든 그걸 사와서 쌀통에다가 넣어 보관하는 거다. 그 당시에 쌀 상품의 규격화된 단위는 한 가마이다. 한 가마라는 단위는 kg으로 치면 80kg이라고 한다. 어쨌든 어르신들은 쌀을 사러 갈 때 "쌀 팔러 간다"고 자주 말하곤 했다. 어르신들이 이런 말을 하면 젊은 사람들은 "쌀을 왜 팔아?"로 되묻곤 했을 것이다..
가사노동에 임금을 캠페인과 여성의 가사노동자로의 고착화 가사노동의 문제는 나 자신에 있어 페데리치를 통해 인식했던 바, 무엇보다 고립된 전업주부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우리는 집을 떠니야 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강제되어 왔으나 결코 그 대가조차 지불받지 못한 가사노동을 거부해야 한다. "가사노동에 임금을" 캠페인에 대한 흔한 비판으로 "여성을 가사노동자로 고착시킬 위험"을 들기도 한다. 이런 지적은 원론적으로 타당해보이긴 하지만, 특정 정세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운동들이든 그렇듯이.. 여러 정세를 두고 운동의 이득을 고려해야한다. 예컨대 여전히 가사노동에 임금을 주지 않는 현재까지도 전업주부의 사회적 고립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가사노동에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가사노동자로 고착화시키는 문제를 야기하더라도 그..
사뮤엘 보울스(2016)는 재밌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1950년대 초 자신이 대통령 보좌관으로 근무하던 시절의 "흥분되고 활기차던 분위기"를 회상하며 이렇게 전했다. "사람들은 격무에 시달렸지만, (...)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만으로도 보상받았죠. (...) 대통령이 토요일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에게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십니까? 그 뒤로는 토요일 회의가 말 그대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이 사례가 재밌는 이유는 야근의 이중적인 성격에 대해서이다. 야근수당을 지급하는 것은 지불자에게 비용을 초래하지만 만약 지불주체인 고용자가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하면, 즉시 자신이 보상이 없는데도 밤낮없이 일해오던 야근의 본질인 "호혜성"이 사라지..
노동의 가치와 노동력의 가치 노동과 노동력의 구분이라는 마경의 중대한 폭로전략은 이제 현대의 최저임금 논의에서 어느 정도 구현된 거 같다. 고용자의 대변인인 경총도 이젠 노동자의 재생산 문제라는 프레임에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시 다시 스물스물 나오는 것이 바로 "업종별 최저임금제". 즉 임금이 노동력의 가치가 아니라 노동의 가치라는 프레임으로 우회하려는 느낌이 다분하다. 최임 업종별 차등적용 시 영향에 대한 간단한 분석 하지만 업종별 차등적용을 너무 편리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이는 장기적으로 노동력의 이동과 자본 이동을 유인할 수 있다. 이는 알다시피 이윤율의 균등화과정과 상통한다. 차등적용된 업종의 노동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 요식업, 숙박업은 최종재이면서 투입재이기도 하므로 ..
일반적으로 교사는 생산적 노동으로 잘 생각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사정이 다르다. 단적인 예로 실업계 고등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이 3학년 때 실습을 나가 일할 수 있는 능력과 배경을 키운다. 따라서 이들이 생산하는 상품은 바로 노동력인 셈이다. 그러므로 생산적인 직종의 노동력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교사들은 생산적 노동을 하는 것에 다름 아니게 된다. 더구나 그의 노동력을 개발하고 어떤 기술을 습득하는 데도 또 다른 양의 가치가 지출 되어야 한다. (...) 서로 다른 질을 가진 노동력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각기 다르듯이 서로 다른 직종에서 고용되는 노동력의 가치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해 두어야겠다. 그러므로 균등한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결쿠 이루어질 수 없는 어리석은 바람이다. ..
어느날 우연히 페이워치라는 앱을 알게 되었다. 제작社는 엠마우스. 관련 기사를 정독했다. 한국경제 : 엠마우스 "급전 필요하면 일한 만큼 미리 당겨받으세요" 재밌는 사업 아이디어다. 페이워치의 주요 기능은 노동시간을 기록하여 고용주와 피고용자가 공유하는 앱이다. 물론 52시간제의 도입으로 근태관리 솔루션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은 되었다. 그런데 페이워치는 매우 독특한 서비스를 한다. 바로 가불 서비스이다. 보통 가불이란 임금 지급일이 되기 전에 노동자에게 급한 사정이 생겨 돈이 필요할 경우 이때까지 일한 시간에 대해 먼저 정산을 받는 제도로 금융이 아직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부터 노동자들에게 요긴하게 사용된 사금융 같은 것이라 보면 된다. 하지만 이게 금융이라고 하기에는 또 거시기한게 이미 노동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