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정이근(2020)의 연구를 보았다. 최근 마경학자들에게서 전형 문제를 주제로 한 논문은 잘 나오지 않는 편이다. 그만큼 이 분야가 나름 새해석(NI)과 시점간 단일체계(TSSI) 두 분야로 극명하고 체계적으로 갈려있고, 그런 만큼 전형 관련 논문을 주제로 내려면 심사자의 리뷰를 통과하기도 까다로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주제로 논문이 나왔다는 점에서 흥미로웠고 논문을 읽고나서 이에 대한 리뷰를 꼭 쓰고 싶어졌다. 동시적 이중체계론의 검토 먼저 초록을 보면 마르크스가 제안한 두 개의 총계일치 명제를 언급하고 있다. 가치총계 = 생산가격총계 잉여가치총계 = 이윤총계 여기서 정이근이 말하는 '이중체계론'이란 바로 선형생산모형을 사용하는 체계적 방법을 말한다. 보르드키에비츠(Bortkie..
들어가며 (...) 따라서 모든 사람이 부정직하다고 가정해야 한다는 것은 단지 일종의 정치적 금언일 뿐이다. 실제로는 거짓인 이 금언이 정치에서는 참이어야 한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데이비드 흄. 1742. "에세이: 도덕, 정치 그리고 문학". 새뮤엘 보울스는 흄의 말을 빌려 인센티브 제도를 "부정직한 자들을 전제로 한 법"으로 본다. 왜냐하면 인센티브 제도는 인간을 이기적이라고 전제한 뒤 이들이 사회적 효용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개인적 이익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입법정책자는 정부 뿐만이 아니다 이야기에 앞서 언급해둘 사항이 있다. 보울스는 "입법 정책자"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 이야기가 단순히 경제정책자나 정부관계자만의 이야기라고는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동료와 이야기하다가 항등식을 선형회귀로 사용하면 안되는가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어 여기에도 끄적거려볼까 한다. 예컨대 간단한 예를 위해 수입과 수출 항을 무시하고 폐쇄경제이며 정부지출이 없다고 가정하여 다음과 같이 국민총소득으로 정의해보자. $Y=C+I$ 국민총소득 $Y$는 소비 $C$와 투자 $I$의 합이다. 이는 방정식이 아니라 항등식이다. 그렇다면 이를 회귀식으로 대응시켜보자. $Y_t=\pi_{0}+\pi_{1}C_t+\pi_{2}I_t+\epsilon_t$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pi_{0}=0$이고 $\pi_{1},\pi_{2}=1$이고 잔차는 모든 $t$에서 $\epsilon_t=0$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예상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항등식을 통해 그 정의를 통해 모..
오늘 홍장표(2009)의 연구를 보며 매우 좋은 연구임에도 아쉬웠던 부분이 있어 메모를 남겨둔다. 그는 요인별 설명력을 나타내기 위해 생소한 방법을 사용한다(2009: 39). 일단 의도는 어떤 변인이 산출-자본비율과 이윤몫, 이윤율을 잘 설명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이긴 하다. 이것이 이 논문의 흥미로운 지점이긴 하다. 여기에서 노사협상력과 마르크스적 기술진보의 요인보다 세계화 요인이 이윤율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짓고 있다. 맑시스트들이 충격과 공포를 당할 부분도 이 부분일 듯 하다. 세계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니.. 마르크스의 기술진보는 수출중심의 한국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류동민(2013: 281)도 언급하고 있다. 그 결과 이윤율은 ..
마르크스경제학에서 이윤율 연구자들은 꽤 독보적이다. 요새는 일과시간 이후 하루하루를 아니메나 보는 널널한 삶을 살다가.. 오늘은 퇴근한 이후 최근에 나온 이윤율에 대한 논문 두 개를 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 읽다보니 이윤율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가치이론가들은 이윤율 연구를 잘 참조하지 않는다. 이윤율 연구자들은 가치이론 연구들을 잘 참고하지 않는다. 이윤율 연구들은 대체로 시계열모델을 주로 이용하는 것 같다. 때로는 변수들의 정의에 동일한 변수가 포함된 경우가 있기도 하다. (예컨대 자본 K가 공통된 분모로 사용되는 경우) 이런 경우 염려되는 건 공적분, 가성회귀 문제이다. 이런 문제들은 대체로 검정들을 하긴 하지만.. "차분으로 이런 특성을 없앨 수 있다"가 보통의 솔루션이긴 하다....
마르크스경제학은 노동력의 정의에 있어서 '고정된 소비계수'를 가정한다. 그 편이 편리하고 간단하다는 측면을 넘어서, 소비가 착취의 정의에 내생성을 가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자세한 건 저번에 쓴 글 [소비와 잉여가치에 대한 노트]에서 이미 다루었으므로 참고할 것. 어쨌든 이 문제는 전혀 현실의 문제를 다루는 데 어떤 상관도 가지고 있지 않으나 노동가치론의 차원에서는 굉장히 중대한 주제이다. 즉 고정된 소비계수라는 가정에 대한 납득가능한 설명이 많이 보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일종의 노트겸 생각도 정리할 겸 이러한 개념들에 대한 논의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소비 벡터와 생계 벡터 이와 관련하여 스라피언 경제학자인 Schefold, B., and A. Roncaglia(1979)의 언급이 있어 인용을 ..
여기서 말하는 선형생산모델과 MMI 논의이란 것은 이 글에서 그냥 명명한 것임을 미리 밝혀둔다. 이 논의의 시작은 박현웅이 프레드 모슬리의 책 「화폐의 총체」에서 제안된 이른바 '거시-화폐적 해석'(Macro-Monetary Interpretation)에 대한 리뷰로부터였다. 이 글은 이들 간에 이루어진 논의들을 정리해보는 목적에서 작성되었다. MMI란 무엇인가 먼저 모슬리가 새해석과 MMI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인용하는 편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나는 마르크스의 이론의 초기 제안에 대한 화폐적 해석이 새해석의 논리적 확장, 특히 Foley의 버전(Moseley 2000)의 논리적 확장이라고 생각한다. 새해석은 표준적 해석처럼 실질임금이 아닌 주어진 화폐임금(또는 가변자본)을 취한다. 화폐임금은 ..
마르크스경제학의 새해석 계열에서 제기하는 문제 중에 중간재의 이중계산 문제라는 게 있다. 전형문제에서 총계일치를 총계로 계산하지 않고 순생산물에 대해 계산하는 하나의 논거로서 제시되었다. 즉 총계로 집계할 때 중간재를 포함하면 그 중간재를 생산했던 부문의 가치가 이중으로 집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새해석은 부문의 진정한 "부가가치"를 얻는다는 목적에서 보면 맞는 말인 듯도 하다. 쳐맞는 말 이중계산의 예시 3 부문만 존재하는 경제를 가정하자. A, B는 중간재와 생활재를 생산하고 C는 중간재를 투입하여 생활재를 생산하는 부문이다. 투입-산출 관계는 A->B->C로 이루어져있다. 아래의 그림을 보자. 예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사용가치 단위로 설명해보도록 하자. A는 최종적으로 20개의 물량을 생산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