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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

환원해법과 FMT

현정경 2021. 5. 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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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작성한 "환원해법에 대한 방법론적 고찰"에서 나는 복잡노동의 단순노동으로의 환원을 거치게 되면, 즉 동질노동 가정을 제거하고 이질적 노동을 인정하게 되었을 시 두 가지 의문을 제시했다.

  • 균등 잉여가치율 가정을 제거해도 마르크스의 기본정리(FMT)[각주:1]는 유지될 수 있는가?
  • 위의 가정이 해결된다해도 결합생산[각주:2]을 용인하는 수준까지 갈 때도 FMT는 유지될 수 있는가?

1번의 의문에 대해서는 나카타니(1981)[각주:3]에 의해 답을 얻었다. 다만 2번의 경우 예전에도 말했지만 결합생산을 가정할 시 개별가치를 구하는 문제는 아직 마르크스 경제학의 풀리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해답을 얻지는 못하였다. 결합생산 개객끼. 적어도 하나라도 풀린 것이 어딘가. 어쨌든 이를 소개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1. 수정된 환원해법

번거롭지만 나카타니가 재구성한 환원해법은 내가 저번에 소개한 "복잡노동의 단순노동으로의 환원 문제"와 차이가 있어 이렇게 환원해법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환원계수가 간단하게 전개되기도 하고 오키시오(1963)[각주:4]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그 해석이 잘 보강되어 왔던 것인지 나카타니가 개념적인 설명을 아주 잘 해주고 있다. 먼저 다음과 같이 가치체계를 가정한다.

(1) $\begin{cases}t_{i}=\sum _{j=1}^{n}a_{ij}t_{j}\sum _{s=1}^{k}\tau_{is}z_{s}\:\:(i=1,...,n)&\\z_{1}=1&\end{cases}$

여기까지는 오키시오(1963)의 방법과 동일하다. 다만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나카타니의 해석이 꽤 용이하고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z_{1}$은 특별한 훈련이 필요없이 투입될 수 있는 단순노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노동에 대한 환원계수는 1이다. 이 노동을 기준으로 다른 복잡한 형태의 노동에 대해 상대적인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즉 단순노동을 하는 제 1의 노동이 어떤 s 유형의 노동으로 이동, 고용되려면 추가적으로 훈련을 위한 상품 $H_{sj}$와 노동량 $F_{sj}$가 필요하다고 하자.

그렇다면 s 유형의 노동자가 일생동안 일반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총 노동시간을 $T$라고 하자. 그러면 단순노동자를 s 유형의 노동으로 숙련시키기 위해서는

$(h_{s1},...,h_{sn},f_{s1},...,f_{sk})$

따라서

$h_{sj}=H_{sj}/T_{s}$

$f_{sj}=F_{sj}/T_{s}$

의 상품과 노동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 상품과 노동의 총 가치만큼 s 종류의 노동 한 시간은 단순노동$z_{1}$보다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것이다. 즉.

(2) $\sigma_{s}=\sum_{j=1}^{n}h_{sj}t_{j}+\sum_{j=1}^{k}f_{sj}z_{j}\:\:(s=2,...,k)$

(3) $z_{s}=1+\sigma_{s}$

종합하자면 생산의 기술적인 정보 $a_{ij},\tau_{is}$와 각 유형의 노동을 숙련시키는데 필요한 상품 $H_{sj}$와 노동량 $F_{sj}$, 그리고 각 유형의 노동자의 표준적인 노동시간 총계$T_{s}$만 주어진다면 환원계수 $z_{s}$가 구해지며 이로써 투하노동량 $t_i$가 확정되는 것이다.

먼저 나카타니의 환원해법에서 지적할 것은 (2)식에 대해서이다. 오키시오(1963)는 (2)식에서 피-교육자의 훈련 노동을 포함하였다. 그런데 나카타니의 환원해법에는 그것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기 바란다. 나카타니의 논문에는 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다. 다만 피-교육자의 훈련노동량을 포함해도 사실상 주어진 정보로 취급되기 때문에 일반화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단순화 목적에서 이를 제외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2. 환원해법과 FMT

다시 말하지만 환원과정을 거치면 균등한 잉여가치율, 임금률 동일 가정이 유지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럴 경우 FMT가 성립하느냐가 우리가 관심을 갖는 주제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단순화를 위하여 생산과정에서 투입물 없이 직접노동만이 수행되는 세계를 가정한다. 참고로 나카타니(1981)에서는 투입물이 존재하는 일반적인 조건에서도 FMT가 성립함을 증명하고 있다.

2-1. 가정

상품은 한 종류이며 노동의 유형은 두 종류라고 한다. 그 상품의 생산에 필요한 제 1, 제 2 노동 유형은 $\tau_1,\:\tau_2$로 표기되며 그 밖에 투입물은 필요하지 않다고 하자. 제 1 노동을 단순노동, 제 2 노동을 복잡노동으로 가정하면, 제 2 노동은 그 노동 유형의 양성에 단위시간 당 $f_1,\:f_2$라는 유형의 노동량이 필요한 복잡노동이 된다. 이 노동을 단순노동으로 환원하는 환원계수를 $z$라고 하면 투하노동량 $t$는 다음과 같다.

(4) $\begin{cases}t=\tau_{1}+\tau_{s}z&\\z=1+f_{1}+f_{2}z&\end{cases}$

2-2. 이윤이 양(+)인 가격체계와 잉여노동의 관계

다음으로 이윤이 양인 상황을 가정하도록 하자. 즉 가격체계를 살펴보도록 하자. 이 상품의 가격은 $p$이며 각 유형의 노동의 임금률은 $w_{1},\:w_{2}$라고 한다. 그러면 이윤이 양(+)이라면 다음이 성립함은 분명하다.

(5) $p>\tau_{1}w_{1}+\tau_{2}w_{2}$

여기서 노동자가 지불받은 임금을 모두 임금재 $R_{1},\:R_{2}$를 얻는데 지출된다고 하자. 그러면 임금률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6) $w_{1}=R_{1}p,\:w_{2}=R_{2}p$

(5)식의 임금률에 대해 肉식을 고려하면 고기를 먹고싶습니다

$p>\tau_{1}R_{1}p+\tau_{2}R_{1}p$

(5)식이 성립되면 다음이 성립하는 것은 당연하다.

$p-\tau_{1}R_{1}p+\tau_{2}R_{1}p>0$

위 식의 양변을 p로 나누면 우리는 다음을 얻는다.

(7) $1-R_{1}\tau_{1}-R_{2}\tau_{2}>0$

노동자가 지불받은 임금을 모두 임금재를 사는데 지출되어도 이윤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2-3. 물량체계를 이용하여 가치체계를 변형

이제 (4)식을 임금재 $R_{1},\:R_{2}$의 가치 $R_{1}t,\:R_{2}t$를 가지고 잉여노동의 형태로 바꿔보도록 하자.

(8) $t-R_{1}t\tau_{1}+R_{2}t\tau_{2}\:\:=\:\tau_{1}+\tau_{2}z-R_{1}t\tau_{1}-R_{2}t\tau_{2}=(1-R_{1}t)\tau_{1}+(z-R_{2}t)\tau_{2}$

이제 (8)식의 양변을 t로 나누면 다음이 성립한다.

(9) $\frac{1}{t}[(1-R_{1}t)\tau_{1}+(z-R_{2}t)\tau_{2}]=1-R_{1}\tau_{1}-R_{2}\tau_{2}>0$

(9)식은 (7)식과 동치이다.

2-4. FMT가 성립함을 증명

우리는 임금률의 일정을 가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환원과정을 거친다 하더라도 (9)식을 통해 이윤이 양(+)이라면 적어도 다음의 조건 중 적어도 하나는 성립하여야 함을 증명할 수 있다.

(10) $\begin{cases}1-R_{1}t>0&\\z-R_{2}t>0&\end{cases}$

이를 그림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9)식을 다음과 같이 전개하자.

(9)' $(\frac{1}{t}-R_{1})\tau_{1}+(\frac{z}{t}-R_{2})\tau_{2}$

그림1. 나카타니(1981) 그래프[/caption]

위의 그림을 보면 우하향하는 직선이 이윤이 0인 경계선으로 보면 된다. 예를 들어 (10)식의 첫 번째 조건과 두 번째 조건이 모두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자. 그러면 (9)'식을 고려하면 이윤은 0임을 알 수 있다.

$R_{1}=\frac{1}{t},\:R_{2}=\frac{z}{t}$

이는 그림에서는 Q의 지점이다. 이 Q점은 우하향하는 경계선과 접해 있으며 따라서 이는 정의상 이윤이 0임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여기서 (10)식의 첫 번째 조건 $1-R_{1}t>0$이 성립하는 영역은 (ィ)、(ロ)이다. 두 번째 조건 $z-R_{1}t>0$이 성립하는 영역은 (ロ)、(ハ)이다.

그런데 만약 두 가지 이상을 넘어서는 유형의 노동을 가정하게 되면 조건의 표현방식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10)식의 조건은 이윤이 양이라면 적어도 하나의 유형 노동은 착취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노동의 유형이 k개라면 (10)식의 조건은 다음과 같이 변형된다.

(10)' $\begin{cases}1-R_{1}t>0&\\z_{1}-R_{2}t>0&\\z_{2}-R_{3}t>0&\\.......&\\z_{k-1}-R_{k}t>0\end{cases}$

이윤이 양(+)이라면 (10)'의 유형 중 적어도 하나의 유형 노동은 착취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3. 결론

환원 과정을 거친다는 것은 임금 차이를 인정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이런 한에서도 FMT는 성립함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결합생산물 가정과 같은 보다 일반적인 상황의 경우는 아직 해답이 알려져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 잉여노동의 증명의 문제가 아니라 개별가치를 구할 수 없는 문제 때문이다. 결합생산물은 앞으로도 마르크스 경제학자들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저는 마경학자가 아니니 안 괴롭습니다만) 다만 어찌되었든 적어도 환원 문제에 있어서 이정도의 해답을 얻었다면 나름 나는 만족한다.

[이관 글. 2015-12-26 작성]

  1.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는 다음의 포스팅을 참고.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란 무엇인가".   [본문으로]
  2. 결합생산에 대해서는 다음의 포스팅을 참고. "노동가치론의 결합생산 문제".   [본문으로]
  3. 中谷, 武. (1981). 異質労働とマルクスの基本h定理. 囯民経済雑誌. 143(5) : p87-95. [본문으로]
  4. Okisio, N. (1963). A mathematical note on Marxian theorems.Weltwirtschaftliches Archiv, 287-29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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