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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최근 들어 마르크스경제학에서 착취이론 연구 분야의 경우 주목받고 있는 연구 중 하나가 "착취에 대한 공리적 접근"이라는 접근방법이다.  이들 공리적 접근법은 “마르크스의 기본정리(FMT:Fundamental Marxian Theorem)”[각주:1] [각주:2]의 한계를 극복해보려는 한 방법으로 제안되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FMT는 레온티에프 체계 $P_{(A,L)}$에서는 작동하지만, 좀 더 일반적인 폰 노이만 체계 $P_{(A,B,L)}$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공리적 접근법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계급착취를 정리로서 증명하기보다는

직관적으로 착취라고 인정할 수 있는 상태로부터 출발하여 논리적 엄밀성을 유지하는 착취의 정의를 추구해보자는데에 있다. 류동민(2016:p142)[각주:3]

착취에 대한 공리적 접근법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그들이 주장하는 이윤-착취 대응원리를 중심으로 소개할 것이다. 류동민(2016:p140)의 공리적 접근법에 대한 소개와 류동민(2013:pp202)[각주:4]에서는 계급-착취 대응원리[각주:5]와 관계적 착취 공리를 언급하고 있으나 그 이후부터 공리적 접근 연구들이 이윤-착취 대응원리를 별도로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 이를 소개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메소드와 기본가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이후에 이윤-착취 대응원리를 설명한다. 마지막 결론에서는 나의 견해를 밝힌다.

본론

본래 공리적 접근은 수학적 공리를 기준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그걸 풀어쓰는 것이 쉽지 않다. 하여 가장 먼저 공리적 접근을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 구성한 메소드와 기본가정임을 언급해두고자 한다. 이 테두리에서 되도록 설명을 하려고 노력했다.

1. 메소드 설명

  • 에이전트의 구성 : 에이전트는 $N$ 개이며 집합 $\mathcal{N}=\lbrace{1,…,N \rbrace}$에서 일반적인 요소를 나타낼 때는 $\nu\in{\mathcal{N}}$와 같이 나타낸다.
  • 생산되는 상품의 구성 :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n$ 개의 유형이 있다.
  • $\nu$의 소비재바스켓(번들) : $c^{\nu}$이다.
  • $\nu$의 공급가능 노동 : $l^{\nu}$
  • $\nu$의 초기 자산 : $w^{\nu}$
  • 무자산 에이전트의 집합 $\mathcal{W}=\left\{~\nu\in{\mathcal{N}}~|~\omega^{\nu}=0~\right\}$
  • 생산가능영역 : $\partial{P_{(A,B,L)}}\equiv \left\{\alpha\in{P_{(A,B,L)}~|~\nexists \alpha’\in{P_{(A,B,L)}}}~|~\alpha'> \alpha\right\}$
  • 생산가능집합 : $\Phi (c)\equiv \left\{\alpha\in{P_{(A,B,L)}}~|~\widehat{\alpha}\geqq c \right\}$
  • 생산가능집합 $P\subseteq{\mathbb{R}_{-}\times \mathbb{R}^{n}{-}\times \mathbb{R}^{n}{+}}$의 요소는 $\alpha \equiv \left\{-\alpha_{l},-\underline{\alpha},\overline{\alpha}\right\}$이며 각 항들은 다음을 나타낸다.
    • $\alpha_{l}\in{\mathbb{R}_{+}}$ : 직접노동투입시간
    • $\underline{\alpha}\in{\mathbb{R}_{+}^{n}}$ : 투입물
    • $\overline{\alpha}\in{\mathbb{R}_{+}^{n}}$ : 산출물

2. 기본 가정

  1. $P$ 는 $0\in{P}$ 인 폐 볼록 추(closed convex cone)이다.[각주:6][각주:7]
  2. 요소 $\alpha\in{P}$ 에 대해 $\overline{\alpha}>0, \alpha_{l}>0, \underline{\alpha}≥0$ 이다.
  3. 소비재번들 $c\in{\mathbb{R}_{+}^{n}}$ 는 순산출 $\widehat{\alpha}$에 대해 $\widehat{\alpha}(=\overline{\alpha}-\underline{\alpha})\geqq c$ 를 만족하는 $\alpha\in{P}$ 가 언제나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3. 이윤-착취 대응원리(PECP:Profit-Exploitation Correspondence Principle)

마르크스의 기본정리(FMT)는 노동의 부등가교환(UEL:the unequal exchange of labor)의 정의에 부합하여 일반적 착취를 증명한다. 그러나 레온티에프 체계 $P_{(A,L)}$ 보다 일반화된 폰 노이만 체계 $P_{(A,B,L)}$ 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윤-착취 대응원리에서는 개별노동자 수준에서 이윤이 양(+)이라면 착취 상태와의 등가성을 요구하는 식으로 착취를 다른 차원에서 정의한다. 가장 먼저 필요한 정의는 두 가지이다. 착취영역에 대한 정의와 노동착취 공리이다.

3-1. 착취영역 정의

UEL로 인정할 수 있는 최소의 필요조건은 다음과 같다. (Yoshihara.2014;pp30)

  • 착취 에이전트 집합 : $\mathcal{N}^{ter}\subseteq\mathcal{N}$
  • 피착취 에이전트 집합 : $\mathcal{N}^{ted}\subseteq\mathcal{N}$
  • $\mathcal{N}^{ter}\bigcap\mathcal{N}^{ted}=\varnothing$

3-2. 노동착취 공리(LE 공리:Labor Exploitation 공리)

착취에 대한 허용 가능한 정의는 모든 자본주의 체계와 재생산가능해 RS가 주어졌을 겨우 무산자가 착취되는지 여부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착취에 대한 정의가 주어졌을 때, 자본주의 경제의 목록들 $\mathcal{E}\equiv \left\langle \mathcal{N}~;~(u^{\nu},\omega^{\nu}{0})_{\nu\in{\mathcal{N}}} \right\rangle$ 과 재생산가능해 RS의 목록들 $((p,\omega)~;~(c^{\nu},~l^{\nu})~;~\alpha^{\nu})_{\nu\in{\mathcal{N}}})$이 주어졌을 경우 착취 당하는 행위자 집합 $\mathcal{N}^{ted}\subseteq{\mathcal{N}}$은 다음과 같은 속성을 가져야 한다. (Yoshihara.2023;pp31)

  • $pc^{\nu}_{e}=w\Lambda^{\nu}$ 로 주어졌을 때 임의의 $\nu\in{\mathcal{W}}$ 에 대해 소비재 번들의 프로필 $(c^{\nu}_{e})_{\nu\in{\mathcal{W}}}\in{\mathbb{R}^{nW}_{+}}$ 이 존재한다.
  • $\widehat{\alpha}^{c^{\nu}_{e}}\ngtr c^{\nu}_{e}$ 인 생산[가능]점 $\alpha^{c^{\nu}_{e}}\in{\Phi (c^{\nu}_{e})}\bigcap\partial P$ 에서는 $\nu\in{\mathcal{N}^{ted}}\Longleftrightarrow \alpha_{l}^{c^{\nu}_{e}}<\Lambda^{\nu}$ 이다.

즉 LE 공리는 무산자가 소득 $w\Lambda^{\nu}$를 통해 수령할 수 있는 노동량 $\alpha^{c^{\nu}_{e}}_{l}$과 공급 노동 $\Lambda^{\nu}$를 비교하면 이를 통해 착취상태를 정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Yoshihara.2023;pp78)[각주:8]

3-3. 이윤-착취 대응원리(PECP)

적절한 착취의 정의가 주어졌다고 하자. 다시 말해 착취라고 인정할 수 있는 착취의 정의가 주어지기만 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무산자가 착취당하는 그 경우에만 이윤이 양(+)임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이윤-착취 대응원리이다.

모든 자본주의 체제의 목록들 $\mathcal{E}\equiv \left\langle \mathcal{N}~;~(u^{\nu},\omega^{\nu}{0}){\nu\in{\mathcal{N}}} \right\rangle$과 모든 재생산가능해 RS의 목록들 $((p,w);(c^{\nu},l^{\nu});\alpha^{\nu})_{\nu\in{\mathcal{N}}})$이 주어질 경우, 착취의 정의가 적절하다면

  • $\left[p\widehat{\alpha}^{p,w}-w\alpha^{p,w}_{l}>0 \Longleftrightarrow \mathcal{N}^{ted}\supseteq{\mathcal{W}_{+}}\right]$
  • 단, $\mathcal{W}_{+}\equiv \lbrace{\nu\in{\mathcal{W}}~|~\Lambda^{\nu}>0 \rbrace}\neq{\varnothing}$

다시 말해 $ p\widehat{\alpha}^{p,w}-w\alpha^{p,w}_{l}>0$일 경우 임의의 $\nu\in\mathcal{W}$에 대해 $\widehat{\alpha}^{\nu}_{\pi}$와 $ \left\{\alpha^{\nu}_{\pi l},\underline{\alpha}^{\nu}_{\pi},\overline{\alpha}^{\nu}_{\pi}\right\} \geqq \eta^{\nu} \left\{\alpha^{ c^{\nu}_{e} }_{l},\underline{\alpha}^{ c^{\nu}_{e} },\overline{\alpha}^{c^{\nu}_{e}}\right\}$이 $\eta^{\nu}>1$에 대해 성립되는 생산활동 $\alpha^{\nu}_{\pi}\in P(\alpha_{\nu}=\Lambda^{\nu}) \bigcap \partial P$가 존재한다.

이 조건은 LE 공리를 만족하는 착취의 모든 정의가 PECP가 성립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된다.(Yoshihara.2014;pp33)[각주:9]

더 자세히 설명해보자. 생산활동 $\alpha^{\nu}_{\pi}\in P(\alpha_{l}=w\Lambda^{\nu})\bigcap \partial P$는 생산지점 $\alpha^{c^{\nu}_{e}}$가 현재 노동공급점 $\Lambda^{\nu}$까지 비례적으로 확장되는 것으로 정의되며 이는 현재 균형에서 $\nu$가 수령하는 수준을 넘는 비음 순산출량 $\widehat{\alpha}^{\nu}_{\pi}$를 생산하는데, 이는 $p\widehat{\alpha}^{\nu}_{\pi}>w\Lambda^{\nu}$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alpha^{\nu}_{\pi}$의 선택에 대해 $\Lambda^{\nu}=\alpha^{\nu}_{\pi l}>\alpha^{c^{\nu}_{e}}_{l}$가 성립되므로 주어진 정의에 따라 LE공리를 만족하는 행위자 $\nu\in\mathcal{W}_{+}$가 재생산가능해 RS에서 착취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alpha^{c^{\nu}_{e}}_{l}$에서 윗수 $c^{\nu}_{e}$가 의미하는 것은 착취참조번들(ERB:an exploitation reference bundle)이다. (Veneziani. R & Yoshihara . N; 2015:pp17)[각주:10] 다시 말해 무자산자가 구매하는 소비재번들에 함유된 노동함량/비중 정도의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3-4. PECP와 FMT의 비교

FMT는 노동자계급 전체의 일반착취를 의미한다. 그러나 개별노동자에서는 적절한 정의가 없다. 예컨대 나카타니(1981)[각주:11]에 따르면 FMT에서 이질적 노동을 도입할 경우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윤이 양(+)이라면 적어도 한 명 이상의 노동자가 착취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인게 전부이다. 

하지만 PECP의 경우는 양(+)의 이윤 발생과 무산자가 착취 당하는 상태 사이의 등가성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단일 노동이든 이질적 노동이든 상관없이 이윤과 착취의 관계를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둘은 또한 서로 상이한 답을 내릴 수 있다. 즉 PECP는 이윤이 0이어도 착취는 양(+)인 경우를 포함하기 때문에 FMT에서는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두 이론은 독립적이다.(Yoshihara.2014;pp28)

비판

FMT는 많은 비판을 받아왔고 그때마다 대안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기본정리를 방어해왔다. 하지만 공리적 접근은 착취를 정리로써 증명하지 않고 공리로 취급하여 이러한 공격과 방어의 논쟁사들을 회피해간다는 지적을 받았다.(Yoshihara.2014:pp34) 이들 연구자들은 바로 그런 이유로 논쟁이 무한히 반복되는 상황 때문에라도 착취에 대한 엄밀한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는다고 할 수 있겠다.

결론

공리적 접근에 대한 논평들은 비교적 적다. 게다가 PECP는 특히 논평이 매우 적은 편이다. PECP가 아닌 좀 더 포괄적인 공리적 접근 연구라고 하면 비교적 최근에 논의된 연구이지만 또 그렇다고 하기엔 관련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한지 10년 이상이 되었으나 의외로 많은 논의가 된 것이 아니다. 그나마 국내에서 이를 논평한 류동민(2013:pp205)의 경우 공리적 접근의 투하노동 개념이 전통적인 개념과 달리 케인즈의 임금단위와 유사하며 새해석이 이보다는 제약이 적다는 점에서 우월하다고 논평했다.

아직 이 논의에 대해 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잘못된 논평이 되기 쉽상이겠지만 현재로서 내가 인지한 수준에서 논평할 수 있는 포인트는 두 가지 정도이다.

첫째. PECP는 FMT보다 좀 더 느슨한 착취 정의에 해당한다고 보여진다. 이윤이 0이라도 착취는 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FMT는 착취에 대해 상당히 엄격한 접근을 한다. 그런 점에서 느슨한 정의는 분명 나름 착취이론에 있어 가치 있는 연구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논리들의 확장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관계들로 확장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둘째. 이윤-착취 대응원리는 개별 착취를 다룰 수 있다고 하지만 각각의 착취를 비교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FMT 역시 하나의 착취율이라는 전제가 있으므로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개별 착취를 다룬다고 하여 이러한 장점까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특히 LE공리에서 말하는 소득 $w\Lambda^{\nu}$를 통해 수령된 노동(receive labor) $\alpha_{l}^{c^{\nu}_{e}}$와 같은 정의에 주목하라. 투하노동이라는 개념에 부합해 보이는데 이것이 선형생산모델의 실물단위라는 추상적인 개념 때문에 계량경제학적인 접근을 동일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PECP가 느슨한 착취 정의를 밝혀내었다는 점을 높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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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소개글.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란 무엇인가 [본문으로]
  3. 류동민. 2016. 「수리 마르크스 경제학」. 충남대학교출판문화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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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Yoshihara, Naoki. 2010. “Class and Exploitation in General Convex Cone Economies.” Journal of Economic Behavior and Organization 75(2):281–96. [본문으로]
  6. "폐집합(閉集合)은 스스로의 경계를 모두 포함하는, 위상 공간의 부분 집합이다."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열린집합 2023-11-26. [본문으로]
  7. "볼록 추란 양의 스칼라 곱셈으로 $x\in{C}$이며 임의의 $s$에 대한 스칼라 곱 $sx\in{C}$인 경우처럼 닫힌 벡터 공간의 하위 집합을 나타낸다."  위키백과 https://en.wikipedia.org/wiki/Convex_cone 2023-11-2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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