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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오키시오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고 모리시마 1에 의해 필요충분조건이 규명된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를 익히는 데에 있다. 여기서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란 "어떤 사회에서 양의 이윤이 존재한다면 착취율도 양이다"라는 것에 대한 정리이다. 2
1.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를 익혀야 하는 이유
특별하게 이를 익혀야 할 이유는 없다(그렇다. 나는 뻘글을 쓰는 것이다!). 다만 이를 옹호해야 할 합리적인 근거는 있다.
전형문제에서 드러났듯이 두 개의 총계일치 명제(총가치=총가격, 총잉여가치=총이윤)가 동시에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 따라서 우리는 연립방정식의 해를 구하기 위해 하나의 식만을 선택해야한다.
새해석은 (총잉여가치=총이윤)을 선택하고 (총가치=총가격)을 포기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총가치=총가격)을 선택한 부류가 있다. 그럴 때 잉여가치와 이윤이 맞지 않게 되는데 이를 보강하는 것이 바로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라 할 수 있다. 3
물론 단일체계를 지지한다고 한다면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는 사실 무의미하다. 단일체계에서는 정의상 총계일치명제의 두 식은 항등적으로 일치한다 ㅡ 그러나 이런 경우 가치체계의 정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만을 지적해두자 ㅡ 하지만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는 이윤이 양일 때 잉여가치도 양인지를 의심하는 데서 출발한다. 우리는 이윤과 잉여가치의 관계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에 대해 수학적 증명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음을 보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는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2. 문제의 접근
2-1. 선형생산함수의 이중적 정의
여기서 우리는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을 이원체계로 간주한다. 즉 주어진 생산기술에서 평균적으로 지출되는 노동시간으로 규정되는 "가치체계", 그리고 자본과 자본의 경쟁으로 인해 이윤율이 균등화되는 "(생산)가격체계"라는 두 가지 체계가 있다는 것이다.
(1)
(2)
(1)식은 가치쳬계, (2)식은 가격체계를 나타낸다.
여기서 가치벡터
(1')
여기서
2-2. 가치체계를 레온티에프 역행렬을 포함한 식으로 유도
(1)식은 사실 연립방정식을 행렬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행렬로 표현된 것을 다시 그 원소로 풀어 연립방정식으로 나타낸다면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여기서
마찬가지로 다른 n-1 개의 부문들에 대해서도 다음의 방정식을 만족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좌변에 있는 대각선상의 1만 무시하면 행렬은 간단히
여기서
또 스라파적인 접근방법에서 레온티에프 역행렬은 다음과 같이 해석되기도 한다. 상품 j를 생산하는 데는 노동과 생산수단들이 사용되는데, 이 생산수단들은 다시 노동과 생산수단들을 사용하여야 생산될 것이다. 이러한 직간접적인 노동들을 총합한 양이 상품 j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간접노동이 된다. 따라서 상품에 체화되어있는 투하노동
이 정의에 따라 간접노동량을 구하는 알고리즘은 무한번의 작업이 요구된다. 그러나 잘 알려져 있듯이 이 무한급수의 값이 결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바로 무한등비급수를 이용하는 것이다. 어떤 무한한 등비수열은 다음과 같은 무한등비급수로 값을 결정할 수 있다.
이 무한등비급수는 아래의 식과도 일치한다. 즉 역수와 -1 제곱은 같다.
따라서 무한한 과거의 직간접으로 투하된 모든 노동량의 총합은 레온티에프 역행렬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것의 경제적 의미는 스라파적 의미, 마르크스 경제학적 의미 등의 의견들이 다르므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1) 생산수단의 가치량은 무한한 과거의 직간접적으로 실제 수행된 노동의 합이다 2) 과거의 노동량이 현재의 생산수단의 가치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의 사회적 필요노동량으로 평가된 가치량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위의 식은 과거 시점의 실제 노동량이 아닌 현재에서 재평가된 노동량이 된다. 9
수식은 같은데 그 경제적 의미는 다르다. 사실 이런 일은 수리경제이론에서 매우 흔한 일이다. 이는 방법론의 문제로 남는다. 이 문제에 대해 나는 다룰 여유를 갖지 못하는 점에 양해바란다.
3. 착취율의 세 가지 정의
마르크스는 착취율에 대한 세 가지 정의를 수행한다. 지금부터 모리시마(2010, p89 - 100)를 참고하여 이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그 세 가지 정의란 1) 부불노동과 지불노동, 2) 총잉여노동과 사회적 필요노동, 3)총잉여가치와 총노동력가치이다. 이러한 정의는 앞으로 마르크스의 기본정리를 풀기 위해 필요한 선형생산함수를 이해하기 위해 특별히 언급하도록 한다. 우선 우리는 적절한 가정을 도입해야한다. 10
첫째, 자본재 1 (=1,2,...,n) 부문과 소비재 2 (n+1,...,m) 부문을 생산하는 집계적 2부문 모형을 가정한다. 즉.
둘째, 하루 노동자의 생존수단인 소비재바스켓
셋째,
따라서 가치량으로 평가된 하루의 생존수단
(3)
이는 노동자가 자신의 하루 생존수단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을 항상 상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생존수단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없다는 것을 말한다. 11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이미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의 부등식은 사실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분석한 것을 간단하게 나타내었을 뿐으로, 따로 설명을 남기지 않겠다(나는 바쁜 사람이다 므흫).
3-1. 부불노동과 지불노동
노동력의 최저공급가격은 하루 생존수단 B를 살 수 있는 수준, 즉 가치로 나타낸
(4)
여기서 부불노동과 지불노동이 잉여노동시간과 필요노동시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더욱 쉽다. (3)의 부등식을 이용하면 노동시간으로 평가한 노동자의 하루 생존수단
(4')
3-2. 총잉여노동과 사회적 필요노동
다음에 다룰 두 번째 착취율에 대해서 이는 산업간 노동배분의 관점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사회 전체적으로 하루에 노동가능인구가
(5)
3-3. 총잉여가치와 총노동력가치
마지막으로 총잉여가치와 총노동력가치로 정의되는 착취율은 생산된 총잉여가치와 총노동력 가치로 주어진다.
(6)
이다. 그러면 자본재와 임금재 및 사치재
(7)
자본재의 잉여생산물은
(8)
3-4. e = s'의 증명
이 항목은 착취율의 두 정의인 e와 s가 일치한다는 것에 대한 증명 부분이다. 마르크스는 두 정의가 일치한다고 가정했지만 실상 그것이 왜 일치하는지 확실히 검토하지 못했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수식의 유도에 대해 꼼꼼하게 그 과정을 모두 밝히겠다. 물론 이 항목은 특별한 흥미가 없는 한 넘어가도 좋다.
먼저 (6)식으로부터 총노동력 가치를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9)
구체적인 수식의 유도는 다음과 같다.
그리고 (6)식과 (7)식을 이용하여
(10)
모리시마가 우변으로 유도하는 것이 내가 수학능력이 좆망이라 그런지 뭔가 잘 안 되더라;; 다행히도 역자 주를 통해 (9)식에서
이제
다음으로 일명 순 생산물의 가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는 (4)식의 정의에 따라 다음을 얻을 수 있다.
(11)
이 식으로의 유도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이미 (1)식에서 정의한 바와 같이 가치방정식에 대해 알고 있다. 자본재부문과 임금재 및 사치재부문의 가치방정식은 각각.
(12)
(13)
참고로 위의 두 식은 동일한 e 스칼라를 이용한다는 점에 주목하라. 이 식의 정치경제적 의미는 착취율은 균등화된다는 핵심적인 가정을 뜻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의 노동자계급은 다른 체제의 노예, 농노와 다르게 자유롭게 노동력을 시장에서 거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만약 i와 j의 노동시간 T가 i보다 j가 낮다면 노동자는 j로 이동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면 잉여가치율 e는 균등화된다. 12
이제 (10)식의 우변 괄호 안에 있는 부분들은 각각
이를 총노동력 가치인 (9)식으로 나누면 착취율 s'을 얻고 이는 명백하게 e와 같다.
즉 이것의 의미는.
잉여가치/노동력의 가치 = 잉여노동/필요노동 = 부불노동/지불노동
따라서 우리는 마르크스가 가정한 세 가지의 잉여가치율이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13
4. 마르크스의 기본정리
이제 우리는 마르크스의 기본정리(FMT:fundamental Marxian theorem)를 다룰 준비를 모두 마쳤다. 이제부터 우리는 잉여가치가 이윤의 원천이라는 마르크스의 명제를 검토할 것이다. 자본재의 가격벡터와 임금재 및 사치재의 가격벡터를 각각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다음으로 임금률
(14)
이는 마르크스의 문헌적 근거에 따라 다음을 가정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1) 상품은 그 가치대로 판매된다. 2) 노동력의 가격은 때로는 그 가치 이상으로 등귀할 수 있지만 결코 그 가치 이하로 하락하지 않는다. 14
1)의 경우는
다음으로 W는 노동력의 가격. 즉 하루 임금의 총합을 나타낸다. 그러면 위의 부등식의 양변을 T로 나누고 시간당 임금률 W/T를 w라 한다면 우리는 최종적으로 (14)를 얻는다.
4-1. 필요충분조건
이제 모든 산업이 양의 이윤을 얻는다고 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다음의 부등식을 얻는다.
(15)
(16)
이제 우리는 모든 산업에서 양의 이윤을 낳는 가격과 임금률이 존재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인지 물을 수 있다.
착취율 e가 양이 되도록 "실질임금률"
먼저 e>0이 아닐 경우를 살펴보자. 이럴 경우 모든 산업이 동시에 양의 이윤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먼저 모든 산업이 양의 이윤을 얻는 상황은 (15)식과 (16)식이 잘 표현하고 있으며 이것이 성립한다고 가정해보자. (14)식을 이용하여 w를 바꾸어놓는다면.
(15')
(16')
자본계수와 노동력 재생산의 투입계수행렬이 생산적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생산적'이라는 것은 음이 아닌 양의 가치벡터를 담보한다는 말이다. 이는 호킨스-사이먼 조건의 다른 표현방식이며 양의 가치벡터를 담보하는 수학적 논의는 오키시오에 의해 최초로 마르크스 경제학에 응용되었다. 따라서 다음의 양의 산출벡터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7)
이제 (17)식의 앞에서 양의 벡터
이는 곧 다음과 같은 1차식이 된다. 왜냐하면 (1xn)(nx1)=(1x1)이 되며, (1xn)(nxn)(nx1)=(1x1)이 되기 때문이다.
이 식을 좌변부터 차례대로 빼준다면
e가 e>0. 즉 양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우리는 모든 산업이 양의 이윤을 얻는다고 가정한 후 이로부터 양의 착취율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냈다, 이제 다시 이 명제의 역, 즉 양의 착취가 존재할 때 모든 산업이 양의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살펴보자.
먼저 e>0이므로, (12)와 (13)식으로부터 다음을 얻는다.
이제
5. 결론 : 정리의 의미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FMT는 가치체계 (12), (13)과 가격체계 (15), (16)을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이 가장 주된 목적이 된다. 우리가 실제로
마르크스 경제학은 이렇듯 고발과 비판의 방식으로 착취를 나타낸다. 물론 이는 착취되는 잉여노동의 존재를 도덕적으로 비판하려는 것은 아니다. 즉 착취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잉여노동의 존재는 자본주의 체제를 떠나서 사회의 재생산을 위한 공제분과 재투자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 상시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노동자에게서 착취되었다는 점, 그리고 잉여가치의 소유는 사적으로 처분되지 않고 민주적으로 처분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자 함은 분명하다.
즉 우리가 "착취"라고 고발하는 이 폭로의 방식은 다른 대안체제와의 비교를 통해서 분명해진다. 물론 우리는 아직 그 대안체제가 자본주의보다 훨씬 좋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멀고 먼 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보다 좋은 대안이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비판과 고발은 "탄식"에서 머물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 수학적 정리 그 자체만으로 자본주의 비판이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6
[이관 글. 2015-07-09 작성]
- 置塩 信雄. "価値と価格 : 労働価値説と均衡価格論". 神戸大學經濟學研究年報 1. 1955 [본문으로]
- Michio Morishima. "Marx's Economics - A Dual Theory of Value and Growth".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73. 번역본 : "맑스의 경제학 - 가치와 성장의 이중이론". 류동민 역. 나남출판사. 2010. [본문으로]
- 오키시오 노부오, 김수행. "오키시오 노부오(置塩信雄) 교수와의 대담". pp231. [이론] 1995년 겨울 (통권 13호). pp227-240 [본문으로]
- 행렬의 연산에 대해서는 ScoolMathematics의 수학1-행렬 항목이 쉽게 정리되어있다. www.mathteacher.pe.kr/ [본문으로]
- 역행렬에 대한 개념은 해당 페이지를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수학방 - 역행렬, 역행렬 공식 mathbang.net/567 [본문으로]
- C. Chang, Kevin Wainwiright. "Fundamental Methods of Mathematical Economics". pp 117 - 118. McGraw-Hill. 2005 : 번역본 : "경제 · 경영수학 길잡이". 정기준, 이성순 역. 한국맥글로힐. 2006 [본문으로]
- 위키백과의 가역 행렬을 참고할 것. https://ko.wikipedia.org/wiki/가역행렬 [본문으로]
- 박만섭. "스라파의 증명 방식에 관한 일고". p158. 사회경제평론 제35호. 2010. [본문으로]
- 박만섭. "'포도주와 참나무 상자', 자본, 투하노동가치론". p88. 사회경제평론 제 26호. pp79~107. 2006. [본문으로]
- 주석 2)를 참고할 것 [본문으로]
- K,마르크스. "자본론" 1권 (하). p699. 비봉출판사. [본문으로]
-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3권(상)". p206-207. 비봉. [본문으로]
-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1권(하). p719. 비봉. [본문으로]
-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1권(하)". p735, p699. 비봉. [본문으로]
- N. Okishio. "A Mathematical Note on Marxian Theorems." Weltwirtshaftliches Archiv. 1963. pp287-299. [본문으로]
- 오키시오 노부오, 김수행. "오키시오 노부오(置塩信雄) 교수와의 대담". pp233. [이론] 1995년 겨울 (통권 13호). pp227-24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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