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출신들이 중소기업에 와서 거기서 배운 체계적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경우가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체계적이지 않다는 것은 대체로 맞는 말이다. 혹자들은 바로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 조직을 체계적인 제도로 정규화하는 것이 곧 더 강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중소기업이 체계화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에는 나름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주어진 자원들이 미약하기 때문에 체계화에 비용을 들이지 않는 것이다. 즉 안하는게 더 효율적이란 소리이다. 비즈니스 환경은 법-제도, 사회, 문화, 기술적인 이유로 계속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들은 낡은 것이 되기 쉽상이고 체계를 보완하고 조정하는 관리인력이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체계화는 그것의 도입..
민식이법을 욕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그나마 공감은 갔던 체험이 있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출장 가는 길에 회사 차를 끌고 운전을 하고 가는데, 평소였으면 쌩쌩 지나가도 상관 없었던 어린이보호구역이 30km/h 이하로 제한되었던 것이다. 네비게이션은 내 딴에는 느린 속도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도 속도를 줄이라고 경고하였고 이 소리가 나의 신경을 긁어놓았다. 앞 차들 역시 속도를 지키며 가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나는 상당한 답답함을 느꼈다. 이전에는 더 빠르게 달렸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으니까 마치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감성은 한국인의 유전자가 본래 성질이 급해서는 아닐 것이다. 그냥 여태까지 운전자의 이동이 우선이었던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되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속에서 민식이법의 취지..
서론 노력이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관 자체는 무시하기 어려운 소득불평등 문제를 잘 나타낸다. 소득불평등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처하게 되는 커다란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대기업에 있는 나님은 중소기업의 임금보다 높아야 한다는 당위에 써먹는 것에 있다. 즉 임금프리미엄은 능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당위로 자리잡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 집착하다보면 어떤이가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사람이 지방캠퍼스인지 특별전형으로 들어왔는지 어디 고등학교 출신인지 석졸이면 학부는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무척이나 궁금해한다. 이런 이력은 그사람의 노력이 거짓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상징을 진실된 것으로 ..
서지관리 프로그램으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해온 Mendeley가 지난 2021년 3월 5일, 메일링을 통해 Mendeley의 모바일 앱 서비스가 모두 종료된다고 밝힌 바 있다. 참으로 난감했던 점은.. 테블릿을 통해 매우 유용하게 사용해왔던 서비스였는데 이것이 없어진다고 하니 너무 아쉬웠던 것. Mendeley 측은 메일에서 모바일 앱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데스크탑용 어플리케이션(즉 윈도우 프로그램)에 주력할 것이라고 하였는데... 사실상 모바일 앱을 유지보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 않았을까 추측될 뿐이다. 그렇다고 데스크탑으로만 이걸 쓰기엔 태블릿으로 사용하는 빈도가 매우 높은 나로서는 대안이 필요했다. 답은 쉬웠다. 태블릿에서 웹브라우저를 켜고 Mendeley의 웹사이트에 로그..
유루캠프 2기의 한 장면을 보고 육식에 대한 어떤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고기를 먹는 것에는 결국 살생이란 과정이 있기 마련이다. 채식주의자를 제외하고 이 과정을 목격할 때 사람들은 여러 태도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떤 태도가 비도덕적인가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본 적이 있다. 오늘은 그것에 대해 좀 상세히 서술해볼까 한다. 나데시코는 피를 보지못해 눈을 감았고 린은 "이런 과정이구나" 하면서 본다. 그리고 결국 둘 다 장어를 맛있게 먹었다. 나데시코와 같은 태도가 기만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어찌보면 나데시코의 행동은 공감도가 높은 행동에 속할 것이다.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생물에게 고통을 가하는 과정이 벌어지는데 공감대 없이 그걸 별 생각없이 지켜보는 린이 더 나쁜 것이 아닐까. 하..
테넷 팬픽을 심심해서 써보았습니다.(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주의바람) 주도자는 CIA 측으로부터. 은밀한 경로를 통해 「테스트」가 끝났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다시..인가." 한창동안 캣 음해공작의 처리 그리고 프리야의 숙청과 그 잔당들의 제거로 바빴던 주도자는 이제 프리야와 그 요원들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요원들을 충원해왔고, 그렇게 테넷은 안정화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스탈스크-12에서 함께 작전을 펼쳤던 아이브스에게서 비밀리에 급한 전보가 왔다. 「알고리즘을 찾기 위해 다시 미래 세력이 행동을 시작했다」 물론 그 전보를 받은 주도자는 처음에는 긴장했다. 스탈스크-12 이후 아이브스가 드디어 그를 찾아냈다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을 본 사람은 살아있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는 각자..
수행비서는 왜 있는 걸까 수행비서라는 게 대체 왜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 직무 자체가 뭔가 보통의 직장인들이 말하는 "업무",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어서다. 라이프와 워크 간의 경계가 굉장히 흐릿하다는 점도 이런 의문에 한몫 했다. (이게 노동강도를 심화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연예인 매니저도 수행비서와 유사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 일은 전반적으로 삶의 공간과 업무의 영역이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군부대장이 당번병에게 집 허드랫일까지 시킨 일도 어찌보면 이 일의 본질이 노비가 해왔던 일이어서가 아닐까. 김지은님이 자신이 낸 책에서 안희정 수행한 작업들을 말하는 걸 보게 되었다. "진짜 뭐 이렇게 힘든 일이 다 있지?"라고 목구멍 밑까지 나왔다. 공장에서 반복 작업..
이 글을 작성하게 된 계기를 먼저 언급해둬야겠다. 한 트윗으로 SNS가 시끄러운 와중에 바로 "사회 구조와 육류 소비"라는 주제에 대해 정리할 겸 작성되었다. 이렇듯 과연 육류 소비의 과대화는 우리의 의지의 문제인지 사회 구조의 문제인지 혼란스럽긴 하지만 여러 사실들을 통해 이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야기 1. 육류 소비가 크지 않았던 과거 내 어렸을 적에는 치킨이니 삼겹살이니 흔하게 먹는 문화는 아니었다. 삼겹살이나 갈비, 소고기 같은 구워서 먹는 요리는 명절이나 생일 때나 먹을 수 있었고 그 외에는 고기는 굽는 게 아니라 육수용 등 여러 용도로 쓰는 게 보통이었다고 보면 된다.생각해보면 그냥 구워서 먹는 건 한국 음식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비효율적이다. 고기 한 근으로 여러 요리를 해서 먹는 게 가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