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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사이코패스 프로비던스 후기

현정경 2024. 1. 2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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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O-PASS PROVIDENCE (극장판)

사이코패스 프로비던스 극장판 포스터

사이코패스 3기 이후 나온 이번 극장판 프로비던스는 사실상 3기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과거의 이야기, 즉 2기와 3기 사이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츠네모리 아카네가 왜 3기에서 감옥에 있는 상태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번 작품은 그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카네는 우리가 2기에서부터 예상했던 바와 같이 법-제도의 보완과 민주주의를 통해 시빌라 시스템의 폭주와 독단을 막으려 하고 있었다. 결국 그것은 감시관 역할에서 오는 한계를 생각하더라도 공안국을 벗어나서 관료로 올라가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품 초기에는 이런 컨텍스트를 충분히 전달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주제는 최근에 EU에서 재정된 AI규제법과 맞물려서 생각해볼만한 지점이 많다. EU의 AI규제법은 위험성 기준(risk-based)으로 재정되었다. 외교부 요약 PDF 자료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나? 위협적인 위험인가? 허용할 수 있는 위험인가? 하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런 규제법이 국제표준적으로 각 입법부에서 비준이 될 수 있다면? 시빌라시스템과 같은 AI시스템(물론 시빌라시스템은 AI가 아니지만)은 기술적으로 실현가능할지 몰라도 제도적으로 규제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이번에도 아카네는 사건 하나를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스토리의 경우 1~3기에서 항상 특이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주었던데 반해 이번 극장판은 독특함은 떨어진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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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부터 스포일러성 글이므로 주의하세요 ####

 

 

아카네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공개적인 장소에서 카세이 조슈 국장을 권총으로 살해한다. 범죄계수가 낮게 나온 지점으로 시빌라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걸 알린다는 취지. 그러나 뭔가 이 행동은 아카네답지 않게 수가 얉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러냐면 이 문제가 사실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파격력을 가질 것인가 하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1기에서 마키시마 쇼고는 면죄체질자였고 이런 문제를 정부가 상당한 공을 들여 숨기려 했던 건 분명한 사실이고 민감한 사안이긴 하지만 과연 이렇게 시빌라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한 나라에서 시민들이 이 문제를 크게 생각할 것인가?

더 중요한 건 시빌라시스템이 면죄체질자 집단들의 뇌로 이루어진 세계, 즉 실제 이들의 알고리즘의 실체를 폭로하고 시민들이 알아야 했다는 점에 있다. 그런 한 걸음일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이번 아카네의 테러 행위는 기존에 쌓아왔던 캐릭터의 섬세함과 강인함을 여러모로 붕괴시켰다고 느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극장판의 결말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공감이 가지 않아 여러모로 실망스러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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