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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현대사상 입문」 노트

현정경 2025. 5. 4. 02:59

현대사상 입문[각주:1]

 

현대사상 입문 | 지바 마사야 - 교보문고

현대사상 입문 | 인생을 바꾸는 철학이 여기에 있다! 현대사상의 진수를 담은 궁극의 철학 입문서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철학자이자, 21세기 일본 철학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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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용

시작하며: 지금 왜 현대사상인가

  • 현대사상을 배우면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지 않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단순화할 수 없는 현실의 어려움을 전보다 '높은 해상도'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p12)
  • 현대사상은 질서를 강화하는 움직임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질서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 즉 '차이'에 주목합니다. (...) 20세기 사상의 특징은 배제되어 온 불필요한 것을 창조적인 것으로 긍정했다는 것입니다. (...)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디오니소스적인 것'이라는 표현으로 거칠게 휘몰아치는 일탈의 에너지를 창조적인 것으로 긍정했습니다. (p14)
  • 특히 데리다의 주제이지만, 세 사람[인용자:데리다,들뢰즈,푸코를 말함]의 공통 주제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항대립(이분법)의 탈구축'이라고 생각합니다. (...) 탈구축이 무엇인지는 (...) 사물을 '이항대립'. 즉 '두 개념의 대립'에 의해서 파악하여 좋고 나쁨을 말하려는 것을 일단 유보한다는 것입니다.(p25)

1. 데리다: 개념의 탈구축

  • 데리다는 '이야기하는 말(구어, 입말(또는 '목소리'))'과 '쓰여 있는 것(문어, 글말(또는 '끄적거리기'))'이라는 이항대립을 모든 이항대립의 근본에 놓습니다. '입말'은 프랑스어로 '파롤', '글말'은 '에크리튀르'라고 합니다. '파롤/에크리튀르'라는 대립입니다.(p39)
  • 탈구축 절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① 우선 이항대립에서 한쪽을 마이너스로 하는 암묵적 가치관을 의심하고 오히려 마이너스의 편을 드는 다른 논리를 생각합니다. (...) ② 대립하는 항이 상호 의존하며,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는 것도 아니고 승패가 유보된 상태를 그려 냅니다. ③ 그때 플러스도 있고 마이너스도 있는, 이항대립의 '결정 불가능성'을 담당하는 제3의 개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p43)
이보다 약간 뒤에서 소크라테스는 파이드로스가 그에게 가져온 글로 쓰인 텍스트를 약pharmakon과 비교한다. 치료제인 동시에 독이기도 한 이 '약', 사랑의 묘약은 그 모든 양의성을 가지고 담론의 신체 속에 이미 도입되었다. 이 매력, 이 매혹의 미덕, 마음을 사로잡는 이 역량은 번갈아 가면서 혹은 동시에 유익할 수도 있고 유해할 수도 있다. (p43에서 재인용) [각주:2]
  • 데리다에 따르면 모든 이항대립은 입으로 하는 말(일말, 구어)과 글로 쓰인 것(글말, 문어)의 대립으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즉 파롤vs에크리튀르죠. 파롤은 현전적이고, 그에 비해 에크리튀르는 원래의 것에서 멀어져 버렸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얘기가 됩니다. (p46)

2. 들뢰즈: 존재의 탈구축

  • 세계는 차이로 이루어져 있다. (p63)
  • 우선 동일성보다 차이가 먼저라는 사고방식입니다. 중요한 것은 큰 이항대립으로서 동일성/차이라는 대립이 있다는 것입니다. (p63)
동일성은 일차적이지 않다는 것, 동일성은 원리로서 존재하지만 다만 이차적 원리로서, 생성된(생성을 마친) 원리로서 존재한다는 것, 동일성은 '다른 것'의 둘레를 회전한다는 것, 이런 것이 차이에 그 고유한 개념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의 본성이며, 이 혁명에서 보면 차이는 미리 동일한 것으로서 설정된 어떤 개념일반의 지배하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니다. (p63에서 재인용) [각주:3]
  • 언뜻 보기에는 따로따로 존재하는 것이라도 사실 그 뒤에서는 보이지 않는 실에 의해 얽혀 있다 - 이런 세계관은 1960-1970년대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세계관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철학적으로 가장 분명하게 제시한 것이 들뢰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65)
  • 중요한 전제는 세계는 시간적이며 모든 것은 운동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입니다. (...) '생성변화'와 '사건'입니다. (...) 들뢰즈에 따르면 모든 사물은 상이한 상태로 '되는' 도중途中'입니다. (...) 그런 의미에서 한 사람도 이집트의 피라미드도 '사건'인 것입니다. (p67-69)
  • 들뢰즈+가타리는 「천개의 고원」이라는 책을 1980년에 간행합니다. 정신분석 비판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 전체를 더 해방적인 것으로 파악하기 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개념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그 첫 번째에 놓여있는 장이 「리좀」입니다. 리좀이란 (...) 곳곳으로 퍼져 나가는 동시에 곳곳에서 두절되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비의미적 절단'이라고 합니다. 즉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됨과 동시에 모든 것이 무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p74-75)
  • 들뢰즈 및 들뢰즈+가타리에서는 하나의 구성적인 전체성에서 벗어나는 자유로운 관계를 말하는 장면이 여럿 이쓴데, 자유로운 관계가 증식하는 것을 창의적이라고 하는 동시에 그 관계는 자유롭기 때문에 전체화되지 않고 항상 단편적으로 재창조 가능하다는 것이 강조됩니다. 만약 그것이 전체화되어 버리면, 새로운 '안内'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전체성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은 '도주선'이라고 불립니다.(p76-77)
당신은 관리-통제 사회 혹은 의사소통의 사회가 '자유로운 개인들의 횡단적 조직'으로 구상된 코뮤니즘에 [저자:새로운] 기회를 다시 줄 수 있는 저항의 형태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라고 물으셨습니다. (...) 그러나 소수자들이 다시 발언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닐 겁니다. 아마도 발언, 의사소통은 썩었습니다. 이것들은 돈에 의해 완전히 침투되었습니다. (...) 발언[저자:말]의 방향 전환이 필요합니다. 창조한다는 것은 언제나 의사소통과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관리-통제를 피하기 위해 비-의사소통의 텅 빈 구멍을, 차단기를 창조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p80에서 재인용) [각주:4]
  • 이는 창의적인 관계성을 넓히면서, 게다가 비-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p81)

3. 푸코: 사회의 탈구축

  • 우리 중 상당수는 피지배자의 입장에 있는데, 그 수동적 입장에서 자신들을 지배하는 능동의 입장을 '나쁜 놈들'로 묶고 그것과 싸운다는 명쾌한 구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 영웅물 같은 이미지가 권력의 이항대립적 도식이라는 것인데, 푸코는 그것을 흔드는 것이죠. 그걸 흔든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요? 지배를 당하고 있는 우리는 사실 그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배받는 것을 적극적으로 바라는' 구조가 있다는 것을 밝히는 것입니다. (p86)
  • 즉 권력에는 위로부터 짓누르는 것뿐만 아니라 아래로부터 그것을 지탱하는 구조도 있어서, 진짜 나쁜 것을 찾는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거죠. (p87)
권력은 아래에서 나온다는 것. 즉 권력관계들의 원리에는 일반적인 모체로서 지배자들과 피지배자들 사이의 이항적이자 전반적인 대립이 없다. (...) 오히려 생산의 기구들appareils, 가족, 제한된 집단, 제도 속에서 형성되고 작동하는 복수의 힘 관계들[저자:세력 관계들]이 사회체 전체를 관통하는 단층대의 거대한 효과[저자:거대한 균열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p87에서 재인용) [각주:5] 
  • 한마디로 권력이란 '복수의 힘 관계[세력 관계]'입니다.(p87)
  • 푸코의 진단에 따르면 17세기 중반 무렵에 감옥이라는 시스템이 생겨나고 범죄자 격리가 시작되는데, 그 시기에 광기의 격리도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그 후 감옥 혹은 감옥적인 공간(괄호 생략)에 노이즈를 집약함으로써 주류파 세계를 깨끗하게 해 나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청정화야말로 바로 근대화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p92)
  • 그에 반해, 17~18세기를 통해서 성립해 가는 권력의 모습을, 푸코는 '규율 훈련discipline, 디시플린'이라고 부릅니다. (...) 누구에게 보이지 않더라도 스스로 알아서 나쁜 짓을 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 푸코는 규율 훈련을 '판옵티콘panopticon'이라는 감옥 시스템을 예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 죄수는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오히려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는 의식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 근대사회의 핵심은 지배자가 비가시화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사람들은 항상 감시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품게 됩니다. (p94-95)
  • (...) 다른 한편으로는 18세기를 통해 더 대규모로 사람들을 집단, 인구로 취급하는 통치가 성립됩니다. 이쪽 측면을 푸코는 '생명정치biopolitics'라고 부릅니다. (...) 생명정치는 내면의 문제가 아니라 좀 더 즉물적인 수준에서 기능합니다. 예를 들어 질병의 발생률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 출산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 그런 수준에서 작용하는 통치 방식입니다. (p99)
  • 그러니까 근현대 사회는 규율 훈련과 생명정치라는 두 바퀴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해 주세요. (p100)
  •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과잉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능적인 행동을 초과한 행동의 유연성을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탈이 생기는 것입니다만, (...)  오늘날 사회의 청정화는 인간의 재동물화라는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푸코는 인간이 그 과잉 때문에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을 너무 정리하지 말고, 즉 너무 똑바로 하려고 하지 않고 헤엄치게 두는 사회의 여유를 말합니다. 들뢰즈가 말하는 '도주선'이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사회의 존재방식으로서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p102)
  • 푸코에 따르면 성적 정체성, 예를 들어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이라든가, 자신을 어떤 성적 욕망을 가진 인격으로서 파악하는가 하는 것도 이 근대화의 과정에서 성립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전에는, 과장해서 말하면 동성애'자'는 없었습니다. 동성애 행동은 있었지만, 그것은 아직 정체성이 아니었습니다. (...) 오히려 그 전의, 좋은 정체성도 나쁜 정체성도 성립되지 않았던 시대의, 다양한 동성애 행동을 다시 긍정한다는 것이 어떤 형태로든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p104)
  • 후기 푸코는 고대 그리스-로마로 향했습니다. (...) 그것은 '항상 계속 반성해야 하는 주체'보다 이전 단계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꽤 거칠게 말하지만 고대인도 '그건 나쁜 짓이었다'라거나 '그건 너무했다'라고 반성은 합니다. (...) 그것은 뭔가 무한히 계속되는 죄 같은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주의하는 것이었습니다. 고대의 세계는 좀 더 유한했습니다. 자기와의 끝없는 투쟁을 하기 보다는 그때마다 주의를 기울이고 적절히 자신의 인생을 관리-통제했습니다. 이것을 고대에서는 '자기에의 배려'라고 불렀습니다. (...) 그런데 그 후 기독교 세계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것'을 크게 묶는 죄 개념이 생겨납니다. 사람들은 항상 죄책감을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p104-105)
  • 더 응용적인 것을 말하자면, 개인의 마음을 관리-통제하는 것으로는 사람을 잘 통치할 수 없기에 즉물적으로 관리하면 될 것이라는 세상의 큰 움직임과 고대의, 애초에 마음의 문제로서 자신을 파악하지 않았다는 것은 좀 비슷하다고 하면 비슷합니다. 어떻게 보면 고대의 '자기에의 배려'도 즉물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푸코가 아무래도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은 고대의 '자기에의 배려'는 어디까지나 자기본위로 죄책성에는 이르지 않는 자기 관리를 한다는 것입니다. (p106)

단평

책의 내용은 데리다-들뢰즈-푸코를 초반에 다루고 이후 사변적 실재론이라는 분야를 간단하게 살펴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흥미는 조금 있는 편이지만 아직 내가 이것을 탐구할 가치가 있는지 머뭇거리는 상황이라 읽기만 하고 노트는 하지 않았다. 포스트구조주의를 이항대립의 탈구축이라는 큰 틀을 짠 후 세 사람을 서로 다른 영역의 탈구축을 하는 철학자로 재단하는 부분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나름 그 세 사람을 연결짓고자 할 때의 머뭇거림을 다소간 해소할 수 있는 형식이라고도 보인다. 그들에 대한 나름의 정리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을 가져 기뻤다.

  1. 千葉雅也. 2022. 「現代思想入門」. 講談社. [국역본]「현대사상 입문 - 데리다, 들뢰즈, 푸코에서 메이야수, 하먼, 라뤼엘까지 인생을 바꾸는 철학 」. 지바 마사야 저. 김상운 번역. 아르테. 2023. [본문으로]
  2. Derrida, J. (1972). La pharmacie de Platon. La dissemination (1968-72). p.78. [본문으로]
  3. Deleuze, G. (1968). Diferença e repetição. PUF, p.59. [본문으로]
  4. Deleuze, G. (1990). Pourparlers, 1972-1990. Minuit. pp237-238. [국역본]「대담 1972-1990」. 김종호 옮김. 솔출판사. 1994. 195쪽. [본문으로]
  5. Foucault, M. (1976). Histoire de la sexualité 1. Paris: Gallimard. p.124. [국역본]「성의 역사1: 지식의 의지」 제 4판. 나남 출판. 2020. 108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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