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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의 대안 1
일러두기
- 전자책을 인용하였으므로 쪽수가 아니라 장과 절 정보로 표시했음.
- n번 째 절 표시에 대한 안내: 실제 책에서는 절에 대한 순번을 표시하지 않고 있음, 즉 "..." 같은 아이콘으로 구분되어 있어 이를 직접 인용자가 세봐서 몇번 째인지 표시한 것임을 밝힘.
책 인용
자, 그래서 지금 저는 질문을 하나 던지고자 합니다, 오늘 강연에서 제가 다 짚을 수 없지만, 지금의 감옥 제도는 크게 비난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옥에 대한 비난과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첨 더 확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1장. 감옥의 대안. 5번째 절)
이처럼 완벽한 감옥이 안전하지도 않았고 교정에도 실패했습니다. 이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1장. 감옥의 대안. 2번째 절)
그래서 체가 던지고 싶은 질문은 바로 이것입니다. 감옥의 쇠퇴에 대한 두 가지 주장 중 어떤 것이 옳을까요? 우선 새로운 메커니즘, 그러나 사실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 새로운 메커니즘이 원래 감옥이 해야 했던 기능을 대신하기 때문에 감옥이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습니다. 다른 하나의 주장은 감옥의 기능이 감옥의 벽을 넘어 밖으로 퍼지면서, 기능의 거점이 사라지고 그 결과 기능 또한 점점 퇴보하기 때문에 결국 감옥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물리적 장소의 해체가 결국 (그 장소가 하는) 기능의 소멸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주장입니다. (1장. 5번째 절)
아니면 이렇게 질문해볼 수도 있습니다. 형법 제도라는 것이 정말로 위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전쟁의 수단일까요? 순전허 계획된 범죄 경제인 것은 아닐까요? 형법 체도는 체계 안에 자체적인 질서를 부여했음에도 실제로 위법 행위를 억제하기는커녕 관리와 차별화를 통해 위법 행위를 사실상 강화하고 확산하는 수단이자 다양한 위법 행위를 통제하고 분배하는 메커니즘입니다. 그리고 감옥의 기능만 보아도 그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옥에 관한 연구는 종종 이루어졌고, 시설의 건축적 배열과 감옥의 면밀한 규제 등에 관한 연구도 충분히 잘 정립되었습니다. 감옥에 관한 모든 사항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요. 수감자들이 감옥에서 겪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요. (1장. 5번째 절)
계다가 감옥은 경찰이 일꾼. 끄나풀, 하수인 또는 간흑 청부살인자나 공갈범도 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사설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경찰이 나쁜 일을 하려고 할 때마다 경찰을 위해 그런 일을 대신해줄 사람을 어디서 구하겠습니까? 물론 감옥이겠지요. (1장. 5절)
만약 감옥이 처음으로 변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감옥의 단점을 쳐음으로 인정해서가 아니라 감옥의 장점이 처음으로 시라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범법자를 만들어내는 공장이 더는 필요하지 않계 되었습니다. 전문화된 범죄자를 이용한 사회통제가 효용성을 잃은 만큼 더 치밀한 통제. 더 섬세한 통제를 할 수 있는 이들이 그 역할을 이어받아야 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심리학, 정신병리학, 사회심리학, 범죄학 등의 지식응 통한 통제를 의미합니다. (1장. 7번째 절)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에서 우리는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저는 감옥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감옥을 대체할 어떤 제안도 할 생각이 없습니다.저는 감옥의 성공을 믿습니다. 범죄자의 필요성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이제 우리가 모두 알게 된 만큼 감옥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감옥은 와해하지 않았습니다. (1장. 7절)
그리고 제가 여러분에게 어떠한 제안도 내놓지 않겠다는 또 다른 이유는 실로 감목의 대안이 없기 매문입니다. 아니 그보다는 사람들이 감옥의 대안이라고 체시하는 것은 사실 알고 보면 '감옥과 범법자'라는 밝고 시대에 뒤떨어진 조합에 요구되었던 오래된 기능을 다른 방법이 대체해 휠씬 광법위하게 적용한 것뿐입니다. 그렇다면 감옥의 대안과 감옥의 실패를 실용적인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어떨까요? 저는 순전히 전략적인 관점에서 두어 가지 의견을 제시하며 오늘의 강연을 마치려 합니다. 첫째로, 감옥을 축소하고 감옥의 수를 줄이고 감옥의 기능을 수정하고 감옥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모든 위법 행위를 부정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사실 괜찮은 생각이기도 하고,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관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감옥을 부정하고 감옥을 퇴보시키겨나 소위 감옥의 대안이라 부르는 것으로 대체하려는 생각은 혁신적이지도, 반체제적이지도, 심지어 진보적이지도 않습니다. (1장. 7번째 절)
그리고 그것보다 앞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물론 분명히 생각보다도 실현하기 휠씬 더 어렵겠지만 우리가 꼭 추구해야 하는 목표입니다. 어떤 사회가 우리 눈앞에 펼쳐질 지를, 어쩌면 정말 끔찍한 미래가 그려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권력층이 위법 행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를 정말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고 말이지요. 중요한 것은 불법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아니라, 권력층이 위법 행위를 소유하고 통제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행사할 필요가 있는지를 물어보아야 합니다. 감옥이든 굴라크(옛 소련의 정치범 수용소-윤긴이)'든 다른 어떤 수단을 통해서든 범죄를 이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위법 행위를 반기지 않는 권력이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입니다. (1장. 7번째 절)
단평
1. 감옥은 범죄자를 조직하고 생산한다
여기서 내가 주목한 것은 감옥이 범죄를 "조직"하는 기능에 대해 얘기한다는 점이었다. 실제로도 "감빵 동기"라는 말이 있다. 특히 사기 범죄자의 경우가 딱 맞는 이야기이다. 이들이 형을 마치고 나와서 조직화되어 다시 사기를 저지르는 경우는 흔한 이야기이다. 다만 푸코가 예시로 드는 "교도관 혹은 경찰의 범죄자 네트워크"는 너무 영화 같은 일이기도 하고 너무 대놓고 직접적인 커넥션이라 잘 안받아들여진다. 그리고 나는 이런 형태는 권력자도 상당한 리스크를 안게 되고 80년대보다 지금의 IT정보기술과 CCTV 그리고 금융감시 시스템을 생각해보면 이런 경우는 근래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80년대에 강연했던 거니 시대적인 차이도 감안하고 봐야 할거다. 다만 감옥이 범죄자를 조직하고 생산한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라 본다.
2. 감옥의 대안
푸코는 감옥의 대안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까지 감옥은 문제도 있긴 하지만 비교적 잘 작동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80년대 얘기이다. 이제는 기술력과 감시통제 시스템도 상당히 발전한 상황인지라 감옥의 대안들이 많이 나왔을 것이다. 내가 대강 알아본 바는 2가지였다.
2-1. 판에피데이시(PAN-EPIDEIXI)
외부공간 개방, 시민과 通하는 ‘미래형 감옥’
- 교정의 날 기념 대학생 공모전 수상작들 처벌보다 교정 강조 과밀·인권침해 없이 再사회화 감시 위주 패놉티콘형서 변화 ‘시민과 수용자, 그리고 교도관이 일상을 공유하는 소통의 공간.’20
www.munhwa.com
법무부는 2018년 교정의날에 맞춰 교정시설 설계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고, 오무열·백인기·최현성(고려대) 팀의 "판에피데이시"에 대상을 수여했다. 이 내용은 도심지에 감옥을 두고 시민과 교류할 수 있는 "열린공간"이 핵심적인 사상이라 할 수 있다.
2-2. 기억조작 감옥
AI로 수감자 기억 조작하는 미래 감옥 나올까
예멘의 분자 생물학자이자 과학 전문 유튜버 하셈 알가일리(Hashem Al-Ghaili)가 인공지능(AI) 기술로 수감자의 기억을 조작하는 미래 교도소의 모습을 제안했다고 IT매체 엔가젯이 30일(현지시간) 보
zdnet.co.kr
예멘의 분자 생물학자이자 과학 전문 유튜버 하셈 알가일리(Hashem Al-Ghaili)가 인공지능(AI) 기술로 수감자의 기억을 조작하는 미래 교도소를 제안한 컨셉이다. 재밌는 점은 수감자의 기억을 조작하여 형을 마치도록 하는 점이다. 예컨대 정신감옥을 실제 하루만 있다가 나온다 하더라도 조작 기억이 주입되어 십 년을 살다 나온 것처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3. 감옥은 형벌인가? 교화인가?
내가 위에서 감옥의 두 대안을 같이 보여준 이유는 다음의 의미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바로 판에피데이시는 "교화"에 중점을 두었다면, 정신감옥은 "형벌"에 중점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푸코의 입장에서 감옥은 신체에 가하는 형벌보다는 정신에 좀 더 촘촘한 영향을 미치는 규율과 교화에 중점을 둔다고 볼 것이다. 즉 감옥은 신체에 미치는 형벌과 달리 정신에 영향을 미처 교화를 시킨다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감옥에서 썩어라" 같은 방식으로 감옥을 일종의 형벌을 가하는 개념으로 더 강하게 본다. 강력범죄 피해자와 유족들은 구속기간을 예상보다 적게 주었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한다. 또한 교도소에서 제공하는 식사와 군대에서 사병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의 비교를 통해 "벌 받는 사람들이 나라 위해 끌려간 사람들보다 좋게 대우받는게 말이 되느냐"는 의견도 자주 보인다.
다시 말해 대중들에게 감옥이란 교화란 의미보다 형벌이란 의미에 더 많은 무게를 둔다는 사실이며 이렇게 사고하는 근간은 바로 교화를 믿지 않기 때문 아닐까 싶다. 예컨대 푸코가 이 책에서 지적했듯이 감옥이 재범을 높인다는 점도 있었다.
따라서 감옥이란 교화보다는 규율과 규제를 통해 정신에 고통을 주는 형벌에 가까운 것이지 그것이 교화 기능은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대중의 교화 기능에 대한 불신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에 형벌을 가하는 기능은 여전히 성공적이었다. 바로 그런 점이 근대 감옥이 아직까지 살아남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끝-
- Foucault, M. (1993). Alternatives à la prison: diffusion ou décroissance du contrôle social. Criminologie, 26(1), 13-34. (국역본)미셸 푸코. (2023). 감옥의 대안: 미셸 푸코의 미공개 강연록. 이진희 번역. 시공사. 2023-03-06 발행. 전자책(교보문고).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516120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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