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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22)
흔적

과거에 살던 동네를 거닐었다. 중학생 시절이었을 것이다. 당시 집 근처의 슈퍼에서 빵빠레를 사먹었고, 큰길 건너편의 4층 빌딩 옥상에서 태권도 도장을 다녔다. 큰 길을 나와 밑으로 내려가면 오거리가 나오는데 그곳은 무서운 형과 아저씨들이 있는 곳이기에 늦은 밤에는 갈 수 없었던 곳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곳 주변을 자주 거닐었던 것 같다. 그곳에서 화장을 진하게 한 여성 무리들, 인상을 험악하게 짓고 다니는 남성 무리들, 가출한 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청소년들, 5시가 되면 퇴근하는 공장노동자 무리들, 더 내려가면 당시로서도 오래 전 일인지 파업의 상흔이 남은 폐기된 속옷공장. 다시 집 근처로 돌아와서 건너편의 달동네로 올라가면 당시에도 보기 힘들었던 판자집이 간간히 보였고 나는 그걸 국민학교 때나 보았기..

ETC/에세이 2021. 5. 29. 22:58
새벽이었다

새벽이었다 새벽이었다. 가볍고 느릿느릿하지만 밀도가 높은 눈이 내려왔다. 멀찍이 내리막길에서 물건을 실은 오토바이가 넘어졌다. 아스팔트를 긁는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찢어냈고, 나는 놀랐다. 그 노장은 한참 후에야 몸을 추스렸고, 이내 넘어진 生을 일으키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은 내리막길이었고 그래서 그의 의지만큼이나 몸은 따라주지 못했다. 오토바이의 본래의 본질이 어쨌건, 내리막길에서의 본질은 내려가는 거니까. 나는 그를 도와 오토바이를 잡아두어 그가 시동 거는 데에 전념할 수 있게 하였다. 이내 시동이 걸렸다. 그리고 고맙다고 말하며 멀어져가는 노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괜찮다고 말을 한 이유가 뭘까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고마운 건 내가 차체를 일으킨 것일까 아니면 늦..

ETC/에세이 2021. 5. 29. 22:28
레닌의 "떡갈나무와 당나귀" 우화

알튀세르 말년에 했다는 인터뷰 [The Crisis of Marxism: An interview with Louis Althusser]를 보다가 여기 나오는 레닌이 말했다는 우화가 재밌어서 구글 번역기 돌리고 약간 손을 보고 공개해봅니다. 레닌이 스위스에서 말한 우화라고 알튀세르가 소개하는데... 아마도 스위스로 망명했던 시기였나 봅니다. 그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동료에게 이 우화를 들려줬다고 하네요. 여러모로 생각하게 해주는 우화랄까요. 그나저나 링크된 알튀세르의 인터뷰 전문과 영상은 관심있는 분이면 꼭 보시길. 기자 주석을 보니 약간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지만 노년에 들어 자신의 체계를 거의 완성한 지식인의 원숙한 인터뷰이니 꽤 흥미롭게 읽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는 방송프로그램에 나갈 인터뷰..

ETC 2021. 5. 28. 23:36
열려있나요

정민수 씨는 인사과 과장이다. 전달에 진행된 공채결과가 나오고 오늘은 바로 탈락한 인원들에게 통보메일을 보내기 위한 메일링 목록 작업을 위해 혼자 사무실에 남아 야근을 하는 중이었다. 따르르릉. "XX테크 정민수입니다." 「지금 화곡사거리 CU에서 출발합니다. 열려있나요?」 그리고 뚝. 하고 끊겼다. 왠지 20대 정도 되는 여성이라고 추측되며 그것은 사무적이고 건조한듯한 어조였다. 이상한 전화라고 생각했지만 정 과장은 개의치않았다. 다시 그는 메일링 작업에 집중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전화 벨이 울린다. 「지금 망원동 LaLa Cafe에서 출발합니다. 열려있나요?」 뚝. 정민수 과장은 대체 어떤 년이 이런 장난전화를 하는 거냐며 투덜대었다. 이번에는 금새 전화벨이 울렸다. 「지금 염리동 Sta..

ETC/단편소설 2021. 5. 23. 20:38
5월의 발렌타인데이

침을 삼켰다. 침이 목젖을 긁으며 넘어가는 소리가 모든 정적을 깨웠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꽉 쥔 주먹이 떨리고 있다. 기분좋게. 나는 입을 열었다. "퇴사하겠습니다." 모든 끝은 달콤하다 하였는가. 실로 그랬다. 밤이 내리고 거리의 조명등이 어둠을 밝힌 빛 주변에서 날벌레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춤을 추기 시작하는 시간. 그 너머에 환하게 주변을 밝혀주는 한 사무실 창가. 그 너머에 한 인물이 모니터 앞에 무언가를 열심히 집중한 듯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바로 강한수 대리이다. 그 옆에 정혜주 사원은 하던 일을 중단하고 무언가를 심각하게 고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내 정적을 깨고 혜주는 입을 열었다. "강 대리님. 이거 이러다 일정 못맞추는 거 아닐까요?" "못맞춘다고 생각하지마. 다 할 수..

ETC/단편소설 2021. 5. 23. 20:35
단편 - 노조 같이 해보지 않을래?

이 글은 페이스북 친구 한 분이 나를 모함(?)하면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 오랜만에 단편을 작성해보려니 조금 힘들었는데. 뭔가 조금 치유되는 느낌이랄까. 요새 일에 너무 치여 살다보니까 주인공에 너무 몰입해버린 것 같다. 아무튼 간단히 써본 걸 공유합니다. 청년 살업률이 연신 최고치를 기록한다고 떠드는 뉴스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훗!" 거리며 이 곳 ××실업에 가볍게 입사했다. 아니다. 운이 좋았다. 그 증거로 나는 이곳에서의 강도높은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나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여기가 아니면 누가 날 받아주리오. 그 노동강도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매일 내게 지시가 떨어지는 업무량은 하루 동안 수용 가능한 업무능력을 벗어난 수준이다. 그것이 이틀, 일주일, 한 달을 지나다 보면 처리..

ETC/단편소설 2021. 5. 2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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