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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stay night
사실 페이트 시리즈를 입문할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었다. 주변 덕후님들께서 강추를 하시는 바람에 그런 생각을 하고는 있었으나 사실 너무 시리즈가 많기도 하거니와 규모가 일단 커서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공의 경계>가 타입문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페이트 시리즈에 굉장히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만큼 공의 경계를 재밌게 봤기도 했고 그 덕에 아예 신뢰가 갔다는 점. 그 사실을 알고 나서 나는 타입문빠를 선언했고, 주변의 타입문빠들이 환호하기 시작했다(는 뻥).
어쨌든 어디부터 출발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아래의 Laftel의 글인 입문방법을 참고했다.
https://www.facebook.com/Laftel.net/posts/1073557389383040
여기 글에서는 <페이트 제로>부터 보라고 하던데... 사실 이것이 최초에 나왔던 건 게임 <페이트/스테이 나이트>였을테고 대부분의 타입문덕후들이야 이 게임을 통해 입문했을 거란 말이지. 제로부터 보라는 말은 시간적 순서를 염두한 것이겠으나 사실 거의 평행세계라는 설정이니 상관도 없을테고, 해서 코믹으로 나온 <페이트/스테이 나이트>부터 출발했다.
일단 감상을 말하자면 주인공 에미야 시로가 너무 답답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어찌보면 생명의 수에 관한 효율을 추구하는 벤담식 '공리주의'와 칸트식 '자유지상주의'의 충돌이라는 생각이 든다. 5차 성배전쟁에서 생명을 걸고 싸워야 하는 운명에 처한 현실에서 과연 자유지상주의적으로 생명을 무조건적으로 중시하는 에미야 시로의 태도는 옳다고 볼 수 있을까. 나무위키를 보니 작가 나스 키노코가 에미야 시로라는 인물에 대해 꽤 세심한 작업을 한 느낌이 든다. 그의 정의는 사실 칸트적인 자유지상주의(자기 원인으로 규정하는 도덕철학)는 아니고, 여러모로 과거의 트라우마가 작용된 결과임이 나중에 드러나게 된다. 물론 시로 본인은 그런 원인을 어느 정도 인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시로는 그것을 극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장치가 뭔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작가가 여러모로 신경을 쓴 장치이긴 한 것 같지만 납득은 되지 않더라.
마지막엔 세이버 너무 슬퍼...ㅠ 어쨌든 다음에는 UBW를 볼 예정.
베이비 굿모닝
좋아하는 작가 코노 유타카의 또 다른 책 "베이비 굿모닝"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이게 작품이 재미있지 않았다기 보다는 유타카답지않다는 인상이 들었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캐릭터의 특성을 매우 잘 묘사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게 잘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 같다.
소설은 한 명의 사신을 중심으로 옴니버스 식으로 여러 이야기가 등장한다. 처음에는 병실에 있던 '울보' 소년의 이야기, 아동소설을 쓰는 소설가 조니 터커의 이야기, 그리고 헬기조종사 하라다와 자살을 막 시도하려는 히카리의 이야기, 마지막으로 울보 소년의 친구였던 사에키와 새할아버지 '클라운'의 이야기로 꾸며져있다. 사에키로 시작되어 사에키로 순환하여 끝을 내는 구조. 물론 예상되는 바대로 식상하고 흔한 구조이다. 옴니버스니까 이런 건 용서가 된다. 일상을 다룬다는 점에서 지루할 수도 있지만 사신이라는 특수한 캐릭터의 존재로 '죽음'이라는 큰 사건을 일으키고, 결국 죽음을 앞둔 한 인간들의 삶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소설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이건 딴소리지만.. 읽어가면서 사신을 상상할 때 자꾸 <주문 토끼>의 치노가 자꾸 떠올라서 괴로웠습니다... 이상하네. 뭔가 무뚝뚝하고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사신이 건조한 존칭을 써서인지 왠지 자꾸 치노가 떠올라서.. 치노한테 죄송합니다(?)
그래도 역시 유타카!라는 느낌. 프롤로그와 '다시금 프롤로그'로 나뉘어진 작가의 의도는 뭐 대강 알 것도 같다. 바로 죽음은 끝이 아니며 결국 시작의 순환이라는 의미를 담으려 했던 것일까. 소설일반으로써는 너무 뻔한 은유이지만 라이트노벨에서 보기는 어려운 괜찮은 은유였다.
마지막으로 프롤로그의 질문을 되새겨보자.
"여태까지의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가지길 바랍니까?"
답은 yes다.
납골당의 어린왕자
국내 웹소설로 등장하여 소문이 자자하다길래 읽게 된 "납골당의 어린왕자" 2권이다. 꽤나 오락거리로써 즐기기에는 더 없이 적절한 작품이고 좀비가 넘치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밀리터리 액션을 가미하였고 밀리터리 액션에 대해 글로써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음편인 2권을 들게 되었다.
가상게임 안에서 한겨울이 '겨울동맹'을 결성하여 조직이 300명 정도로 규모가 커지게 되고 그리고 난민지원대(미군소속으로 난민에서 군인을 차출하는 방식)를 겨울과 미군장교의 지원으로 훈련을 시키기도 한다. 다만 초기에 작전에 투입될 때 난민지원대는 차출하지 않고 미군과 작전에 돌입한다. 먼저번에 출발한 수색대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겨울과 중대(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2개 분대급인 듯? 세계관이 그렇긴 하니까)급 인원이 투입되어 앞서 출발한 수색대를 찾을 것, 그리고 상황에 대해 조사할 것 등에 대한 임무를 맡게 된다. 이번에는 트릭스터라는 새로운 변형좀비가 나와서 여러모로 캠프 로버츠에 많은 시련을 준다. 액션에 대한 이번 편의 묘사 역시 압권이었다.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다만 가상게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만 해서 도대체 바깥의 현실세계에 대한 맥락을 놓치게 하는 것 같다. 물론 겨울은 뇌가 적출된 상황이고, 그 회장이 겨울의 육체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에서 살아가는 한겨울의 존재에 대한 긴장이라든가 맥락, 연결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나중에 회장의 딸이 사후보험공단의 적출된 뇌가 보관된 쪽에서 면회를 하는 장면만 나온다. 일단 여기서부터 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드는데.. 과연 통구스카 작가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사뭇 기대가 된다. 무엇보다 한겨울은 가상세계에서 전투감각을 익힌 거잖아? 뭔가 일어날 것 같아... 아니 일어나야해.. 혁명을 한다든가.. ㅋㅋ
[이관 글. 2018-02-2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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