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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를 담고 있으므로 주의하십시오.
1기 리뷰는 사이코패스 1기 리뷰. 2기를 본 지는 좀 되었지만 모처럼 징검다리 휴일을 맞아 다시 정주행을 했다. 덕분에 해당 리뷰를 작성할 시간도 나고 해서 작성해본다.
이번 2기의 묘미는 바로 집단에 대한 사이코패스의 가능성이다. 1기의 악역 마키시마 쇼고는 면죄체질자라는 특이체질인데 반해 이번 작품의 악역 카무이 키리토는 말 그대로 집합적 인간이다. 시빌라시스템과 독립적인 시스템인 교통통제시스템을 도입하다가 상당한 수의 교통사고가 일어났던 일명 지옥의 계절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항공사고가 일어났는데 무려 100여명이 넘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카무이 키리토만이 생존자가 되었으나 크게 다쳤다고 한다. 이때 토가네 재단이 소유한 특허의료기법인 다수의 장기를 하나의 신체에 이식하는 수술에 의해 새롭게 결합인간으로 태어난 키리토라는 존재는 개인 단위의 범죄계수를 전제하는 시빌라 시스템에서는 오류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오류 문제는 9화에서 아카네와 조지 교수의 논의에서 "전지전능의 패러독스"로 일컬어진다. 여기서 설명되는 신이 들어올릴 수 없는 돌의 경우는 혼란스러운데, 시빌라시스템에 맞는 사례로 "인간을 심판하는 전지전능한 존재는 자신을 심판한다"라는 명제로 바꿔보자. 이는 가정(심판한다)이 전제(전지전능한 존재)와 모순을 일으키기 때문에 패러독스다. 이 패러독스를 해소하려면 명제가 발생한 전제와 가정 중 하나를 기각하거나 패러독스를 받아들이는 식으로 결론을 내는 것이다. 따라서
- 전지전능한 존재는 없다(대전제의 기각)
- 전지전능하다면 자신을 심판할 수 없다(가정의 기각)
- 전지전능하다면 자신을 심판할 수 있어야 한다(긍정)
1번을 빼고서는 어느 결론이든 모순을 안게 되는 건 분명하다. 이 결론들은 여러 불안정한 반론에 처하게 될 것이므로 간단한 명제로 치환되기 어려워보인다.
어쨌든 시빌라 시스템은 1기의 면죄체질자를 자신의 시스템에 포함시킴으로써 완전성을 지킬 수 있었다. 왜 그런가? 인간을 심판하는 판정을 하는 시빌라 시스템의 개체들이 범죄계수가 높은 경우가 포함된다면, 이는 완전성이 성립되지 못하기 때문에 모순된다. 따라서 시빌라는 면죄체질자를 포함하려고 했고 그래서 마키시마 쇼고를 포함시키고 싶어했던 것이다. 즉 지금까지의 시빌라 시스템의 대응은 (2)번의 결론에 입각하여 자신의 완전성을 입증하려고 해왔다.
하지만 카무이의 존재는 (2)번의 결론을 부정하고 (3)번의 결론으로 문제를 새롭게 제기한다. 시빌라시스템이 범죄계수를 계측하는 방법론은 환원론적 개인주의를 통해서이다. 즉 개인단위의 범죄계수를 계측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시빌라 시스템에게도 매리트가 있었을 것이다. 바로 시빌라 시스템은 개인들의 집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빌라 시스템은 자신을 심판할 수 없게 된다. (통계학의 비유를 빌리자면 이런 걸 선택 편의Selection bias라고도 할 수 있겠다)
마지막에 결국 시빌라시스템은 카무이의 처분을 인정하고 (3)번의 결론을 받아들인다. 즉 기존의 방법론인 방법론적 개체론과 새로 도입된 방법론인 방법론적 전체론이 이원적으로 포함되는 형태로 바뀐 것이다. 이로써 개인이 클리어한 범죄계수를 갖는다고 해도 집단적으로는 클리어하지 않은 경우가 발생한다.
시빌라 시스템은 츠네모리 아카네의 제안이 몰고 올 재앙에 대해 염려한다. 그러면서도 그게 아카네가 제안을 했기 때문으로 책임을 몰고 가는데, 이야말로 완전한 존재가 자기부정을 하고 잉네?? 어찌되었든 결론적으로는 시빌라 시스템의 문제와 왜곡이 분명해졌다는 것뿐이었다. 아카네 감시관은 단지 이렇게 생각할 뿐일 거다. 시빌라시스템은 완전하지 않다는 것. 그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더 좋은 것이 있다면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정세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결국 시빌라시스템이 주는 효용의 정상상태가 역사적으로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역시 아카네 짜응은 그람시가 말하는 진지전적 혁명가란 말이지!!!! 꺄악꺄아아악 아카네짜응!
[이관 글. 2018-03-04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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