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전의 글에서 류동민(2006)을 참고하여 폴리의 화폐임금 일정 가정이 기술변화 분석에서 유지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바쿤님이 댓글을 통하여 화폐가치가 왜 변동하는지 지적하신 적이 있다. 류동민(2006)에는 그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나름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경우에 대해 새해석의 도구를 이용하여 재현해보고자 노력해보았지만 능력이 미천하여 잘 안 되었다. 급기야 류동민 교수님께 메일까지 보내서야 약간의 힌트를 얻게 되었다. 즉 기술변화는 부가가치생산성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기초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만족스러운 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러나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경우를 새해석의 도구를 이용하여 재현해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나름의 진일보라 할 것 같다.
새해석의 요약
기술변화가 일어날 때 화폐가치가 어떻게 변화할까? 우선 가치체계와 가격체계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자.
$\lambda=\lambda A+L=\lambda A+w(1+e)L$
$p=(1+r)(pA+wL)$
$1=pb$
우선 총생산물벡터를 $y$라고 하자. 투입계수행렬이 분해불가능하다면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에 의하여 $y>0$인 벡터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순생산물의 산출벡터는 다음과 같다.
$y-Ay=(I-A)y$
그렇다면 준비가 끝났다. 우선 순생산물의 가치는 순생산물의 양변에 가치벡터를 곱해주면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1) $\lambda (I-A)y=wLy+ewLy=w(1+e)Ly$
여기서 직접노동벡터 $L$이 화폐임금률 $w$와 곱해져있는 이유는 새해석의 주장대로 화폐임금과 노동력의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순생산물의 가격에서는 위의 순생산물의 양변에 가격벡터를 바로 곱해주어서는 안 되는데 왜냐하면 $(1+r)$이라는 미지수가 있기 때문이다. ($w$는 가치체계에서의 미지수이기도 하기에 여기에서 소거해서는 안된다) 이를 정규화하는 표준은 당연히 존재한다. $\beta=1/(1+r)$이라고 하면 $\beta\;p=pA+wL$이 됨으로 다음과 같이 결정됨을 알 수 있다.
(2) $\beta p(I-A)y=\beta p(I-A)y+r(pA+wL)=wLy+\pi y$(단 $\pi$는 이윤벡터이다)
여기서 화폐적 표현을 표현하기 위해 행렬이 아니라 i의 원소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변환하여 새해석이 말하는 노동의 화폐적 표현 $\mu$을 나타내보자면 다음과 같다.
(3) $\mu =\frac{\sum{wl_{i}y_{i}+\pi y_{i}}}{w(1+e)\sum{l_{i}y_{i}}}$
이제 잉여가치와 이윤이 일치한다고 $\pi y=ewLy$ 가정하면 자동적으로 다음이 성립하므로써 새해석의 전형과정인 순생산물의 가치와 가격이 일치하게 된다.
$w(1+e)Ly=wLy+\pi y$
화폐임금에서 노동력의 가치로 역-전형
이제 우리는 1부문만 존재하는 세계를 가정하자. 이는 기술변화를 직관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그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내가 귀찮아서...
노동력의 가치를 $V$라고 하자. (3)을 이용하면 노동력의 가격 $wL$은 노동력의 가치 $V$에 노동의 화폐적 표현 $\mu$를 곱해준 것이 된다.
$wL=\mu V$
그런데 우리가 가정하는 화폐의 가치란 바로 $\mu$의 역수가 된다. 즉 (3)을 이용해 보이자면.
$\frac{1}{\mu}=\frac{w(1+e)\sum{l_{i}y_{i}}}{\sum{wl_{i}y_{i}+\pi y_{i}}}$
위에서 우리는 1부문만 존재한다고 가정했으니 뭐 이렇게 나타내도 된다. (아오 귀찮어)
$\frac{1}{\mu}=\frac{w(1+e)Ly}{wLy+\pi y}$
화폐의 가치는 곧 임금가격을 노동력의 가치 $V$로 역전형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V=\frac{1}{\mu} wL$
기술변화와 화폐가치의 변화
우리는 이제 기술변화를 가정하는 이상 전형과정에서 일정하다고 가정한 순생산물의 가치와 가격이라는 가정을 완화해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기술변화는 노동자 1인당 부가가치생산성으로 관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변화가 일어날 때 가치로 나타낸 투하노동량 (1)식이 일정하다면 단위노동량이 생산하는 부가가치 생산성은 증가할 것이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노동의 화폐적 표현을 $\mu'$이라고 하자. 노동량인 (1)식을 일정하게 두고 만약 $\mu'-\mu>0$이라면 (3)식의 정의에 따라 (2)식이 증가한 것이 될 것이다. 이것은 부가가치생산성의 현상을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정에 따라 (1)식이 일정하다고 가정하였으므로 (1)식에 있는 화폐임금률 $w$ 역시 일정하다고 해야 한다. 이것은 기술변화 시 화폐임금률 일정을 가정하는 새해석의 가정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변화해야 하는 것은 $\beta,p$ 뿐이다. 그렇다면 노동의 화폐적 표현 $\Delta\mu=\mu'-\mu$는 $\Delta\mu>0$가 성립할 것이다.
(4) $\Delta\mu=\frac{[\beta'p'(I-A)y+\pi y]-[\beta p(1-A)y+\pi y]}{w(1+e)Ly}=\frac{(\beta'p'-\beta p)(I-A)y}{w(1+e)Ly}=\frac{[(p'A+wL)-(pA+wL)](I-A)y}{\lambda(I-A)y}=\frac{A(p'-p)(I-A)y}{\lambda(I-A)y}=\frac{A(p'-p)}{\lambda}>0$
(4)식의 우변의 다섯 번째 식에서 분자가 의미하는 바는 바로 $p'>p$라는 것이고 이는 단위노동량이 생산하는 부가가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 $(p'-p)$는 양(+)이 된다. 왜냐하면? 부가가치 생산성이 증가했으니까.
그렇게 되면 노동의 화폐적 표현 $\mu$의 역수인 화폐가치는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노동력의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mu'>\mu,\frac{1}{\mu'}<\frac{1}{\mu}$이므로 $V'-V=(\frac{1}{\mu'}-\frac{1}{\mu})wL<0$이다.
이것이 류동민(2006)의 논의인 셈인데 류동민의 지적처럼 화폐임금률이 일정하더도 노동력의 가치는 하락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잉여가치율, 이윤율은 증가한다고 봐야 한다. 이는 흥미롭게도 부가가치 생산성의 분석에서 오키시오 정리의 결과와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윤율이 일정하다는$\beta'=\beta$ 강한 가정을 두더라도 이는 $\beta(p'-p)$로 바꿀 수 있고 이 결과는 부가가치가 올랐다는 점(p'>p) 때문에 (4)식은 그럼에도 양(+)이 될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왜냐하면 (4)식에서 보여진데로 이윤율은 식을 정리하면서 자동적으로 소거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논의의 밑바탕은 부가가치가 올랐다는 사실에 의존한다.
즉 노동력의 가치가 변화한 것은 부가가치생산성이 증가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따라서 화폐임금률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부가가치생산성을 전제하는 이 분석에서 화폐가치를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이상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기 어렵게 된다.
결론
여기서 우리는 부가가치가 왜 증가하였는가에 대한 논의는 불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일반적인 노동생산성의 관측되는 결과는 부가가치생산성으로 나타나며 이러한 관측되는 현상에 맞추어 노동의 화폐적 표현 $\mu$의 역수인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경우를 보여주는데 만족하는 것이 이 글의 목표일 뿐이다. 나는 단지 기술변화 시 화폐임금률을 일정하게 유지하더라도 화폐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려는 것일 뿐이다.
다만 이것은 기존의 폴리와 리피에츠의 분석 결과(화폐임금률 일정을 가정하면 이윤율은 하락한다)와 다른 것이다. 이를 검토할 시간이 내게는 없지만 둘은 화폐임금률 일정을 잉여가치율 일정으로 가정했다는 점을 먼저 지적하고 싶다.우리는 화폐임금률과 노동력의 가치를 $V=\frac{1}{\mu} wL$와 같이 정의하였다. 결국 우리의 분석에서는 이윤율과 화페임금률의 변화를 상쇄하는 관계를 설정하지 않은 것이 논쟁의 여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화폐임금률과 잉여가치율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폴리와 리피에츠가 잉여가치율을 일정하게 하는 가정을 하는 이유는 노동자와 자본가가 기술변화의 혜택을 똑같이 나눠가진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그런데 보통 어떤 변수를 "일정하다고 가정"하는 것은 사실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폴리와 리피에츠는 노자 간의 계급투쟁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표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리피에츠는 이에 대해 "계급투쟁 중립성"이라면서 기술변화에 좀더 초점을 갖는 취지로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리피에츠의 취지 자체는 비판받을 것은 없다. 나는 그러한 쪽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여기서 나의 분석을 일반화하는데는 주저하고 있다. 일단은 이런 경우가 있다는 정도로 만족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