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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오키시오 정리(Okishio Theorem)를 공부했다. 그 결과를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이 정리가 발표되고나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은 엄청난 논쟁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아무래도 그 수학적 내용 때문에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 수학을 못하지만 적어도 증명의 과정과 근거를 빠짐없이 명시한다면 누구나 노력만 하면 따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능과 상관없이 수학은 그 자체로 보편적인 지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1
이 소개글을 다음과 같이 전개하고자 한다. 첫째로 마르크스의 이윤율저하경향설에 대해 요약한다. 둘째로 오키시오 정리의 결론을 마르크스의 가설과 비교한다. 셋째로 오키시오 정리에 대한 수학적인 증명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1. 마르크스의 이윤율저하경향설
마르크스는 기술변화가 일어날 때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고도화하여 이윤율이 저하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생각하였다.
일반이윤율의 저하를 유발하는 요인은 (…) 상쇄해버리기까지 하는 반대작용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 그리하여 법칙은 단지 경향으로만 작용하고 (…) 일정 조건에서만 그리고 장기간에만 뚜렷하게 나타난다. 2
어떤 경제에서 n개의 산업이 존재한다고 하자.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이윤율을 정의한다.
여기서
이제 이윤율
더더욱 간단하게 증명하는 방법이 있다. 토미즈카 료우조우의 증명이다. 우선 3
이제
물론 마르크스는 이윤율 저하경향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여기서는 그 주장들을 오키시오(1961)의 요약을 첨부하여 대신하도록 하겠다. 4
1) 자본 간 경쟁은 노동생산성을 필연적으로 증가시키는 새로운 생산기술을 선택하도록 강제한다.
2) 잉여가치율의 증가보다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증가가 더 빠르다면 이윤율은 저하한다.
3) 임금재 산업의 노동생산성이 증가하는 생산기술은 실질임금몫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잉여가치율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이 효과는 부분적으로만 이윤율의 저하를 상쇄할 뿐이다.
4) 따라서 상쇄효과에도 불구하고 이윤율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을 증가시키는 새로운 생산기술의 지속적인 도입 때문에 저하경향을 갖게 된다.
2. 오키시오 정리의 결론
위의 마르크스의 생각에 오키시오 정리의 결론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나는 여기서 간단하게 두 가지의 쟁점에 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다.
1) 기술선택의 기준은 노동생산성 기준이 아니라 생산비용 기준이다. 따라서 기술변화는 노동생산성을 필연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산비용은 반드시 하락한다.
2) 실질임금이 일정하다면 기술변화는 비용을 하락시키고 따라서 (마르크스의 기본정리에 의하여) 잉여가치율 그리고 이윤율을 증가시킨다.
3. 오키시오 정리의 수학적 내용
3-1. 다부문 선형생산 모형
직간접적으로 투하되는 노동량을 나타내는
(1)
여기서
이를 행렬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간단한 행렬로 표현하기보다는 다부문 그대로의 성질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또는 i 중의 특정 부문의 성질을 따로 서술해야 할 경우 등을 생각하여 (조잡해보이지만) (1)식과 같은 표현을 따르도록 하겠다. 오키시오 역시 61년의 논문에서도 이와 같은 원형 그대로의 형태로 수식을 표현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이에 대한 방법이 전통이 되었고 따라서 행렬로 표현하는 것을 더더욱 선호한다는 점에서 여러분들은 단지 구체적인 형태가 이렇다는 정도만 주의해 볼 것을 당부하고 싶다.
3-2. 기술선택의 기준
자본가가 기술을 선택하는 동기가 자본 간 경쟁 때문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도입하는 기준이 꼭 노동생산성인 것은 아니다. 이를 분명히 하기위해 우리는 우선 노동생산성의 증가에 대한 정의를 해보도록 하자.
k 번째 상품의 노동생산성의 증가로 인한 k 번째 산업에서 구 생산기술
(2)
다른 한편으로 비용 기준으로 본 식은 다음과 같다.
(3)
여기서는
따라서 (2)는 생산성 기준이며 (3)은 비용 기준을 나타낸다. 생산성 기준과 비용 기준이 일치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로써 모든 i에서
(4)
증명 5
(4)식이 성립한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자. (4)식이 성립하면 모든 i에서가 성립한다고 한다. (1)식과 (4)식으로부터 우리는 다음을 얻는다.
(5)
식 (1)에서의 계수인 투입계수행렬은 양의 산출량을 담보하는 것으로 알려진 일명 호킨스-사이먼 조건(Hawkins-Simon Conditions)을 만족해야만 한다. 즉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투입계수행렬의 모든 대각요소가 이다.레온티에프역행렬이 이다.따라서 우리는 라는 부등식을 얻게 된다. [Q.E.D]
결론적으로 생산성 기준과 비용 기준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가의 기술선택을 위한 기준은 생산성 기준이 아니라 비용 기준이다. 새로운 생산기술을 도입한다고 반드시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와 다르게 생산비용은 반드시 하락한다.
3-3. 일반이윤율
마르크스는 가치 텀에서 집계치를 가지고 일반이윤율을 추정하였다. 하지만 이는 일반이윤율이 아니라 평균이윤율이다.
그러나 이 추정은 비용가격을 재전형하는 전형문제를 고려하지못한 위 식을 일반이윤율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그렇다면 일반이윤율을 적절하게 추정하는 식이 무엇이 있는가. 우선
(6)
(7)
따라서 일반이윤율
(8)
일반이윤율
3-4. 기술변화 분석
일반이윤율은 (6)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했다. 이제 k 번째 산업에서 새로운 생산기술
3-4-1. 비-기초재는 일반이윤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투입계수행렬의 원소가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부문과 투입-산출의 연관 관계가 성립한다면 이를 "행렬이 분해불가능하다"고 일반적으로 말한다. 이것을 기초재라고 하며 이는 스라파에 의해 최초로 제안된 바 있다. 그런데 그 반대인 비-기초재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말하는 "사치재"와 같다. 만약 어떤 6
비-기초재 일반이윤율에 대한 영향없음을 증명 7
비-기초재 산업에서 생산된 상품은 다른 임금재 부문의 투입물로 직/간접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임금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상품이 아니다.
그렇다면 만약 1에서 m까지 임금재산업과 임금재 생산에 필요한 자본재 부문이 있을 때 비-기초재 산업을 고려한다면 그 투입계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여기서은 비-기초재를 뜻한다.
따라서 우리는의 방정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그 해인 일반이윤율을 결정하기에는 충분하다. 따라서 비-기초재 산업은 일반이윤율에 영향을 줄 수 없다.[Q.E.D]
3-4-2. 비-기초재의 문제는 이윤율 저하이론에 어떤 영향을 주나
리카도는 사치재 부문이 이윤율 균등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반면, 마르크스는 이를 부정하고 사치재 부문이 이윤율 균등화 과정에 참여한다고 주장했다. 오키시오의 입장에서 마르크스의 이 과오를 일반이윤율을 평균이윤율로 사고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사실이 이윤율저하이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여태까지 우리가 알게된 사실을 정리해보자.
1) 신기술이 도입된 비-기초재 라면 일반이윤율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2) 신기술이 도입된 부문이 기초재이고 이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일반이윤율은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비-기초재가 일반이윤율과 아무 관계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다른 말로 보자면 그들은 일반이윤율의 수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다.
비-기초재가 일반이윤율에 영향력이 없다고 하는 명제에 대해 마르크스 경제학은 대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평균이윤율 개념을 더 선호한다. 왜냐하면 마르크스의 희망과 같이 가치에서 생산가격으로의 전형의 문제는 바로 "총자본에 대한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허나 그럼에도 비-기초재를 구분해야 할 이유는 오키시오가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술변화 시 영향분석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 기술변화가 어디에서 출발하면 투입-산출 관계 상 각 부문마다 이윤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리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윤율 저하이론에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바램처럼 사치재를 이윤율 균등화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식과는 양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쟁점이 있을 수 있다.
3-4-3. 기초재에서의 신기술 도입
새로운 생산기술이 k 번째 부문에서 도입된다면 우리는 (3)식이 성립한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신기술이 도입될 때 실질임금률이 일정하다면 일반이윤율은 반드시 증가한다.
오키시오 정리 8
(6)을 참고하여라고 하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9)(9)
(10)
k 부문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식이 된다.
(11)
(12)
(13)
(13) 식은 (10)과 같다. 즉 실질임금률이 일정하다고 가정된다.
이제 (9), (10)의 해는이고 그리고 (11)~(13)의 해가 가 되므로 (9),(10)에서 정의된 식에서 (11)~(13)을 빼는 식으로 정의해보자. 우선 (9)와 (11)에 대해 알아보자.
여기서 같은 인수로 묶어주기 위하여를 빼주도록 하자. 그렇다면 아래의 식이 도출된다.
이제 우리는 이 변량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식은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표현된다.
(14)
다음으로 우리는 구-균형과 신-균형의 차이를 k 번째 산업에 대해 정의해보도록 하자. 이 절차는 (14)식의 도출과 같다.
이 역시 같은 인수로 묶어주기 위하여를 빼주도록 하자.
그런데 k 번째 산업은 구-균형과 신-균형뿐만 아니라 구-균형 안에서 구-기술과 신-기술의 차이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뒤에서 를 더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식이 간결하게 정리될 수 있다.
따라서
(15)
다른 한편 실질임금은 일정하므로 다음과 같은 식은 0이 된다.
(16)
다시 정리하자면
(14)
(15)
(16)
이제 우리는 (14)와 (15)에서의 계수가 호킨스-사이먼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3)식에 의해 (15)식 우변의 세 번째 항이 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또는 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기는 어렵다. 다만 반대의 가정을 해보면 그것은 명확해질 것이다.
그런고로 반대로 생각해보자. 즉또는 가 옳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이 된다. 그러면 모든 에서 이거나, 아니면 이어야 한다.
그 사실을 나타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게 아니다. 우선 둘 중 하나인일 경우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14)식 우변의 1항과 2항이 어떻게 나타났던가?
그렇다. 1항은와 같고 2항은 와 같다. 따라서 가 성립된다는 것은 라는 사실은 당연하다. 양변을 정리하면 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일 경우에 대해 알아보자. (15)식의 우변 1항은 와 같고 2항은 와 같다. 3항은 이미 우리는 (3)의 부등식에 의해 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가 성립된다는 것은 라는 사실은 당연하다. 양변을 정리하면 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k 번째 부문이 기초재라고 가정되면 임금재 부문에서 최소 하나 이상이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는 (16)과 모순된다.
따라서또는 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Q.E.D]
4. 결론
여기서 소개된 오키시오 정리의 수학적 내용은 무척 복잡해보이지만 실상 식만 잘 정리해주면 간단하게 풀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오키시오의 논문은 (14)~(16)의 도출에 대해 무척 불친절했고 내가 좀 고생을 했다;; 다만 아직도 이게 명확한 증명인지 의심스럽긴 한데.. 발전된 논의가 분명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물론 더 간단하게 나타내는 방법은 많이 개발된 것으로 확인했다(Samuel Bowles(1981), 강남훈(2007) 9). 다만 나는 오키시오 정리의 최초형태(61년도의 논문)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싶었다. 그것이 좀 나의 개인적인 욕심이었기도 하고 말이다. 10
그런데 사실 그 수학적 내용을 보면 사람들이 오키시오 정리에 대해 자주 혼동하는 점들에 대해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 오키시오 정리는 기술적 우위에 의해 상대적 잉여가치를 얻는다는 논리와 아무 상관이 없다. 다만 균형이윤율이 r'>r이 될 뿐이라고 할 뿐이다.
- 정리가 증명하는 정확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초재 중 신-기술이 임금재 부문에 도입될 때 실질임금이 일정하다면 균형이윤율은 반드시 증가한다는 것이다.
- 신-기술 선택은 노동생산성과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노동량을 절약하는 것은 자본가의 직접적인 동기가 아닐뿐더러 보편적인 기술도입의 동기를 만족시키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본가의 직접적인 동기는 가격으로 나타낸 "비용" 기준이 된다는 것은 아주 명확하다.
- 오키시오 정리는 마르크스의 이윤율저하이론과 양립불가 하지 않다. 오키시오 정리의 대우명제. "실질임금이 올라갔다면 이윤율은 하락한다"라는 점으로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 다만 기술진보 자체를 이윤율 저하경향과 양립시키려는 마르크스의 희망과는 대립된다.
그리고 오키시오 정리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그의 결론부에서 말한 부분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1
- 오키시오는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에 따르는 이윤율저하이론이 마르크스 경제학의 모든 기반이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한다. 그는 이윤율 저하경향 법칙을 공황이론에 도입하려는 노력에 대해 부정적이다.
- 이윤율의 운동은 기술진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나 그것은 마르크스의 생각과 반대의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만약 노동자계급의 실질임금이 여러 계급투쟁의 상황(노동시장, 교섭력 등)에 의해 증가하지 못했다면 이윤율은 저하히지 못할 것이다. 이는 바꿔말하면 이윤율의 운동은 계급투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관 글. 2015-09-07 작성]
- 置塩信雄. (1961). Technical changes and the rate of profit. Kobe university economic review, 7, pp85-99. [본문으로]
- Marx, K. (1894). "자본론 Ⅲ (상). 김수행 옮김.". p317. 비봉출판사 . [본문으로]
- 류동민. (2009). "프로메테우스의 경제학". p212. 창비. [본문으로]
- 置塩信雄. (1961). 위의 책. pp85. [본문으로]
- 置塩信雄. (1961). 위의 책. pp97. [본문으로]
- Sraffa, P. (1960). ProductionofCommoditiesByMeansofCommodities.PreludetoaCritique of Economic Theory. [본문으로]
- 置塩信雄. (1961). 위의 책. pp98-99. [본문으로]
- 置塩信雄. (1961). 위의 책. pp99. [본문으로]
- Bowles, S. (1981). Technical change and the profit rate: a simple proof of the Okishio theorem. Cambridge Journal of Economics, 183-186. [본문으로]
- 강남훈. (2007). 종합 오키시오 정리와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 마르크스주의 연구, 4(2), 238-250. [본문으로]
- 置塩信雄. (1961). 위의 책. pp95-9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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