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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우리는 이전에 오키시오-모리시마의 "마르크스의 기본정리(FMT)"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런데 왠지 그 절차가 너무 복잡해보인다. 이게 복잡한 이유는 무엇보다 자본재와 임금재 및 사치제가 존재하는 2부문 모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더 간단한 방법이 바로 존 로머의 방법[각주:1]이 되며 이를 통해 이윤이 양이면 착취율이 양임을 쉽고 간단하게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어 이렇게 소개한다. 이게 1부문이기 때문에 쉬운 것도 있지만 사실 핵심은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로 깔끔하게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무척 간단하다.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가 뭐야?
이 정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각주:2].

n×n 행렬 A=(aij)1i,jn라는 조건에서 aij>0이고, 분해불가능하다면 다음이 성립한다.

- A의 고유값 s>0가 존재하며, 그 외의 다른 고유값 λ에 대해 부등식 |λ|<s가 성립한다[각주:3].

s에 대응하는 모든 성분이 양수인 고유벡터 vi=(v1,...,vn)가 존재한다.

정리하자면 Av=sv에 대해 vi>0가 성립하게 하는 고유벡터 v를 찾을 수 있다.

마르크스 경제학과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는 어떤 의미일까.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는 사실 스라파[각주:4] 이후 선형생산함수의 양의 벡터의 존재성 뿐만 아니라 표준상품의 유일성, 이윤율과 임금률의 상충관계 등을 나타내기 위해 응용되기 시작한 것이다[각주:5]. 풀어 쓰자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호킨스-사이먼 조건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이것이 양의 산출벡터를 담보한다는 점과 같이 마르크스 경제학에서는 양의 잉여가치를 담보해주는데 이 정리가 유용하게 이용되는 것이다.

대체 얼마나 간단하길래?
먼저 가격방정식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자.

(1) p=(1+r)(pA+L)

이 모형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pA+L은 생산의 단위비용이다. r은 이윤율을 나타낸다.

여기 임금재 바스켓을 나타내는 벡터 b를 다음과 같이 가정한다.

(2) pb=1

이를 고려하면.

(3) p=(1+r)p(A+bL)

아니 pb=1이면 (3)식에서 pb를 쓸 수고를 할 필요는 없잖냐고 따지지말자. 일단 들어봐라. 여기서 MA+bL로 바꿔보도록 하자. 이 M 행렬이 분해불가능하고 모든 ij에 대해 aij>0이라면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에 의해 양의 산출벡터를 담보하는 A에 대한 고유벡터 x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다음이 성립한다.

(4) x=(1+r)Mx

어라? 왜 갑자기 (1+r)이 갑톡튀?!. 진정하자. 왜냐하면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는 s>0가 성립하고 다른 고유값들에 대해 언제나  |λ|<s가 성립하는 고유값 s를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 고유값 s11+r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11+r은 (2)의 정의상 1을 초과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쉽게 다음을 얻는다.

(11+r)x=Mx

여기서 (1+r)을 양변의 앞에서 곱해주면

x=(1+r)Mx

이렇게 (4)식이 유도되었다. 이제 잉여가치율 e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e=1λbλb

이제 (4)식의 양변에 가치벡터 λ를 곱해주면 다음과 같다 

(5) λx=(1+r)λMx

이로부터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6) 1+r=λxλMx=λxλ(A+bL)x=λx(λA+11+eL)x

여기서 e가 또 갑톡튀?! 진정하라. 잠깐 1/(1+e)λb와 어떻게 일치한다는 것인지 보여주도록 하겠다. 나도 왜 이게 같은지 몰라서 영어를 읽어봤는데 아니 로머가 설명을 안해줘서 고생 좀 했다ㅋㅋ 수학존못인 내가 좀 수고했으니 칭찬 좀... 어쨋든 여기서 우리는 다음이 성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1+eLx=λbLx

여기에 양변에 앞에서 (1+e)를 곱해주면

Lx=(1+e)λbLx=λbLx+eλbLx

다시 양변에 Lx의 역행렬 (Lx)1을 곱해주면

1=(1+e)λb

참고로 여기서 L,x는 각각 벡터이지만 둘이 곱해지면 스칼라 1×1이 되므로 형식상 역행렬일 뿐이지 사실상 역수이다. 그러므로 다음이 성립함을 알 수 있다.

λb=11+e

따라서 (6)식의 모든 변이 항등적으로 일치한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이윤율 r이 양(음 또는 영)이라면 잉여가치율 e도 양(음 또는 영)이다.[Q.E.D]

결론
그런데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를 이용한 방법이 뭔가 멋뜩치 않은 이유는 그렇다. 확실히 투입계수행렬의 특성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근원적인 것'이 무엇이냐는 논의를 촉발하게 만든다[각주:6]. 그래도 의의는 있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FMT가 증명되잖아? 좀 더 복잡한 2부문 모형에서 FMT를 다룰 수도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더 크게 n부문... 골치아프다. 어쨌든 FMT는 이걸로 공부를 종료하겠다. 관심있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관 글. 2015-07-20 작성]

  1. John E, Roemer. "Analytical Foundations of Marxian Economic Theory". p15~17. University of Califrnia, Davis. 1981.  [본문으로]
  2.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 위키-수학노트. [본문으로]
  3. 고유값과 고유벡터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고. 다크프로그래머. "(선형대수학 #3) 고유값과 고유벡터 (eigenvalue & eigenvector)". http://darkpgmr.tistory.com/105 [본문으로]
  4. P, Sraffa. "Production of Commodities by Means of Commadities". Prelude to a Critique of Economic Theory.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60. [본문으로]
  5. 박만섭. "스라파의 '증명' 방식에 관한 일고". pp139. 사회경제평론 제35호. 2010 [본문으로]
  6. 류동민. "노동가치론. 가격 및 이윤 - 가격역전논쟁과 관련하여". pp256. 사회경제평론 제27호. 2006.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