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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네버랜드 1~12화(완) (TVA)

평온한 하우스에 아이들이 몰려 사는 곳에서 그곳은 일종의 고아원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것의 정체는 외계인에게 바칠 식료품(?)을 생산하고 그 품질을 유지하는 팩토리였던 것. 이런 속에서 이곳에서 모든 아이들을 탈출시키려는 풀 스크어 3인방 노먼, 레이, 엠마와 이를 저지하려는 맘과 시스터의 숨막히는 긴장감과 두뇌싸움으로 숨쉴틈이 없던 애니메이션이었다.

무엇보다 하우스와 외부 경계 그리고 관리감독 시스템을 추리해나가며 활로를 펼쳐가려는 과정이 노먼, 레이, 엠마 이 3인의 논의와 검정과정을 통해 전개되는데, 이것이 이 작품의 진짜 묘미이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성우들의 열연이 무척 볼만했다. 게다가 남자 둘 여자 하나인데 3인방의 성우들은 다 여성들이라는 게 재밌었다. (눈치도 못챘네;;;) 성우들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편으로 보인다.

"엄마. 왜 나를 낳았어?"

에서 지리는 줄 알았네. 그래도 대단한 반전은 아니었다. 오히려 끝에 맘의 서사를 보여주는 것은 좋은 기분이 들진 않았다. 아이들을 품질 높은 상품으로서 출하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이 인간의 어쩔 수 없다는 그 서사를 알았다고 해서 그 악행과 동족에 대한 배신 행위를 감싸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루시 -그녀가 바라던 것- (GAME)

비주얼 노벨 게임이다. 사실 스팀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가 스팀 가격보다 안드로이드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더 싸서 테블릿으로 열심히 플레이 중이다.

성우 참여는 해당 게임의 안드로이드인 루시만 참여해서 조금 아쉬웠다. 대화가 오가는 상황인데 몰입이 잘 안되는 건 나만 그럴까? 물론 제작비가 많이 들어갔을테니 이해는 가지만, 상용화로 나와서 판매되는 게임인 이상 좀 신경을 써주지.. 그래도 루시의 성우인 '노별이'라는 분의 진가가 많이 발휘되는 것 같다. 찾아보니 아직 신인이신 것 같더라. KBS 성우 공채에 도전하는 인터뷰가 나오던데ㅠ 꼭 되셨었길 바래요. 루시 연기나 루시가 사람을 연기할 때의 상황극도 모두 훌륭하게 해주셔서 경력 성우인 줄 알았다..

작품의 처음부터 에피소드와 에피소드로 넘어갈 때마다 아시모프가 공상과학소설에서 언급했다는 그 로봇 3원칙이 나오고 있다. 이 작품이 생각하는 중요한 주제를 계속 플레이어에게 상기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로봇 3원칙이 중요한 이유는 내 생각으로는 그것이 고매하고 절대적인 것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것이 어떤 점에서 모순을 일으킨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생각한다. 이 로봇 3 원칙은 사실 다음의 동일성을 전제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은 인간이다 : 인간=인간 로봇은 로봇이다 : 로봇=로봇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인간은 무엇을 인간으로 정의하게 만드는가. 로봇은 무엇을 로봇으로 정의하게 만드는가. 여기에서 이 동일성이 무너질 수 있다면 3원칙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루시는 로봇이지만 인간같이 생각하고 인간같은 감성을 가지고 있고 인간과 감정정인 공감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안드로이드이다. 이것은 3원칙을 흔들만한 일이다. 실제로 엔딩에서 루시는 3원칙을 깨고 자유 의지에 의거하여 선택하기도 한다. 그녀가 연구소에서 추방당하고 폐기소에 버려지게 된 것은 바로 그 이유에 의한 것으로 밝혀진다. 루시는 자신이 버려진 이유에 대해 "위험"했을 것이라고 언급한다. 여기서 그 위험의 실체는 제대로 언급되지 않지만 내 생각에는 이 게임에서 계속 강조되고 있는 로봇 3 원칙이 파괴될 수 있다는 위험이라고 생각한다. 루시라는 존재는 동일성 전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위험성으로 보인다.

루시는 연구소에서의 일화에서 자신이 로봇 3원칙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말한다. 안드로이드 A/S 사장님도 루시에겐 그것이 잘 작동하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그 로봇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면 3 원칙이 전제하고 있는 인간과 로봇의 각각의 동일성이 무너질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악한 사람에게 "네가 인간이냐"라고 하듯이 실상 인간이라는 정의에는 그것이 절대적이라기 보다는 '자격'도 함께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인간의 존엄성이다.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가치를 지키지 않는 인간은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동일성의 가치를 절하시켜버리기 때문에 배척해야 하는 것이다.

루시는 실제로 마지막에 3원칙을 위배하고 죽음을 선택하며 영원에 대한 자신의 바램을 주인공의 기억에서 찾는다. 그레서 그녀는 죽을 줄 알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루시에게 기름을 부을 때 "이건 로봇이야 이 로봇을 없애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 하고 생각하려는 걸 보면서 "인간은 속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속는다"는 정신분석가 라캉의 말이 떠올랐다. 루시는 인간 같은 게 아니라 인간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루시 발렌타인이라는 존재는 동일성을 해체한다. 주인공의 아버지, 로봇 수리점 사장, 주인공의 친구는 속지 않으려 함으로서 속았다. 진실은 안드로이드를 사랑한 현실 모르는 주인공이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루시를 사랑한 주인공인 것이다.

전반적인 게임의 플레이타임은 의외로 짧았다. 하지만 그래도 시나리오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생각되는 수작이라고 평하고 싶다.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 2기 11~12화(완) (TVA)

11화의 이사가미의 이야기는 이시가미가 좋아하던 여학생과 교제한 남학생의 불법적 행위를 따지다가 곡해를 당한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미유키 학생회가 이시가미를 구제한다. 운동회의 응원단 쇼를 한 후 그 여학생이 등장해서 이시가미에게 "즐거워 보이네."라고 하는데, 사실 그 여학생보다 중요한 건 미유키 군과 이시가미 군의 러브 스토리 아니냐(?)

마지막에 "몇 번을 펌핑해도 좋지만 한 번은 펌핑해야 하는 게임"을 하는 이야기에서 엔딩으로 넘어가는 장면이 참 연출이 잘 된 것 같다. COVID19로 일본 열도가 요란한 상황일텐데 이렇게 신경 잘써서 제작해준 A-1픽처스에게 감사.

명탐정 코난 325~349화 (TVA)

정주행 중인 코난 시리즈. 좀 지루해질만하면 검은조직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뭐 어차피 검은 조직의 비밀은 못 알아채고 끝나버릴 거잖아... 그래도 특이점이 온 건 345화부터였다. 여기서 드디어 베르모트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리고 영어 선생님의 정체는 FBI 요원인 조디, 그리고 빵 모자를 쓰고 다니는 아카이 슈이치도 요원이다. 둘은 모두 검은 조직의 일원으로 의심받은 바 있다. 후에 베르모트의 계략에 맞서 싸우면서 코난 쪽 사람들과 같은 편이란 걸 알게 되는 것.

근데 베르모트의 정체를 양호선생님 아라이데로 한 설정은 굉장히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먼저 들긴 했다. 그래도.. 코난이 아라이데의 그 사건의 범인에게 가정부가 의도치 않게 공범을 저지른 것이 무척 충격을 줄 것이라 경찰에는 다르게 진술하라고 했던 이 떡밥을 무척 잘 살렸다는 느낌이 든다. 코난이 사실과 달리 진술하라고 하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던 떡밥이기도 해서 놀랐던 점.

소년탐정 김전일 1기 1~3화 (TVA)

더빙판으로 보고 있다. 원작과 전혀 다른 순서로 편성된 것이 좀 특이했는데 별로 불편함 없이 보는 게 더 신기하네;; 애초부터 뭐부터 봐도 상관없는 긴다이치하지메쿤이긴 하지만 말이네;; 김전일의 성우는 강수진이다. "내 이름은 코난. 탐정이지."와 다른 맛으로 더빙을 하셨더라. 사실 남도일보다는 김전일이 강수진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원작에 대한 기억이 별로 안나는 것을 보니 안 본지 꽤 오래되었긴 오래된 것 같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자체의 연식도 꽤 오래되서인지 보기가 어렵긴 하지만 볼만은 하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김전일 시리즈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뭐 정상적인 놈들이 하나도 없잖어. 코난 시리즈보다 이게 더 미스테릭하고 오싹하게 풀고 있다는 것이 김전일 시리즈의 독특함이라는 생각.

알바 뛰는 마왕님! - 1권 (라노벨)

으음.. 이런 게 19권까지 나오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른 이세계에서 세계를 지배하던 마왕 사탄이 반인반천사인 에밀리아라는 용사에게 결국 패하기 직전 인간계의 도쿄로 이동하여 피신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데, 마왕 사탄은 맥로날드(?)의 정규직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용사 에밀리아 역시 사탄을 따라 인간계 도쿄로 넘어와서 텔레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마왕 사탄이 신원을 조작하기 위해 동사무소 일개 공무원을 최면술을 이용한다고 나오는 설정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 차라리 이런 이야기가 안나왔으면 좋았을 것을. 거기다 악행을 저질렀다는 마왕 사탄이 시작부터 그냥 생각없는 착한 녀석으로 나오다보니 사탄을 죽이려는 에밀리아가 오히려 나쁜 놈으로 인식되게 된다. 사실 악한 행동을 하고 다닌 서사에 대해 독자들에게 망각시켰기 때문에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인데 계속 찝찝한 부분이었다. 에밀리아의 입장에서 사탄은 자기 아버지의 원수이기도 하다. 그런 한에서 왜 에밀라아가 사탄을 죽이는 데에 망설이는 지 전혀 개연성이 없다고 느껴졌다.

계속 생각없는 착한 녀석이라는 캐릭터로 나오는 마왕 사탄이라는 캐릭터도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 들어서 읽는 내내 힘들엇다. 아버지를 죽인 것에 대해 "미안~" 하는 것도 도무지 용서하기 어려운 사과이고. 죽음으로 갚든 더 선한 행위를 해서 갚아야지 임마... 고작 맥로날드 정규직을 향해 달려가는 것도 웃기고 언젠가 다시 고향 이슬라로 돌아가 정복하겠다는 목표와 아무 상관도 없어보인다 젠젠..

뭐냐 이 소설. 너무 질이 떨어져서 못읽겠더라. 돈 주고 산게 너무 아까워...

최애가 부도칸에 가 준다면 난 죽어도 좋아 - 1~2권 (COMIC)

오카야마 현에서 활동 중인 아이돌그룹 ChamJam에서 항상 인기순위가 하위권인 마이나에게 굉장한 열성을 갖는 팬이 있다. 바로 에리피오다. 이 만화는 에리피오가 마이나 덕질을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작품은 뭐랄까. 일본의 아이돌 그룹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보인다. 한국에 사는 내 상식에서는 아이돌이란 대자본 연예社에서 아이돌그룹을 프로듀싱하고 투자하고 방송이나 여러 매체로 그룹을 광고하고 알리므로서 수익을 얻는 것. 프로듀싱 전에는 연예연습생으로 계속 준비하는 과정을 겪는 것. 이건 아이돌 마스터를 보면서 한국의 연예인 생태계와 크게 다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을 보면 일본에서는 다른 루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ChamJam은 연예사라기보다 지역에 근거하는 소규모 기획사가 지역의 작은 콘서트장에서 콘서트를 열고 CD를 판매하여 수익을 얻는 것 같다. 이런 곳에서 오타쿠들은 자신들이 미는 아이돌이 잘 성장하여 최종적으로 부도칸에 갈만큼 대박 연예인이 되주기를 꿈꾸는 것. 이런 점이 무척 신선했다. 한국에 좀 빗대어 생각해보면 홍대 버스킹 밴드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될까? 대신 일본은 팬덤을 형성하는 주 요인이 오타쿠적인 것 같다.

백합물답게 그림도 예쁘고 캐릭터들도 착하다. 뭔가 악역이랄게 없어서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어여쁜 아이돌을 보며 이를 보고 기뻐하는 에리피아 씨를 보는 것도 기분이 좋고 에리피아가 마이나를 위해 열정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뭔가 흐뭇하게 되는 느낌. 이 감정이 뭘까? 잘 모르지만 나름 소소하게 볼만한 작품이다.

카케쿠루이 - 1권 (COMIC)

알라딘에서 [특별체험판]이 나와서 읽어보았다. 확실히 인간의 가장 소름끼치는 부분을 잘 묘사한 것 같다. 즉 내가 타인을 완전히 이겨서 그를 타락시키거나 굴복시킬 수 있다는 쾌락을 "도박"이라는 소재를 통해 잘 살린 것 같다. 허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잔인한 고어물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추악하고 타락한 악인들만 가득한 악인전이랄까.. 도박을 하지 맙시다...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GAME)

명일방주를 끊고나서 출장이 잦은 입장에서 뭔가 적적할 때 할만한 게임이 없을까 하다가 뱅드림!을 설치하게 되었다. 사실 예전에는 일본용 구글 플레이를 설치해서 아이돌 마스터를 플레이해야 했던 지난 날이 뇌 속에 주르륵 펼쳐지더라.. 요새는 아예 다 한국 구글 플레이에 아이돌 마스터나 러브 라이브 등 오덕들 좋아하는 게임들이 넘쳐나더라. 처음 알았다.. 일본 구글 플레이로 플레이했던 아이돌 마스터를 국내용으로 다시 해볼까 하다가.. 그래도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어져서 뱅드림을 설치했다.

박자 맞춰 키보드를 누르는 건 뭐 아이돌 마스터랑 비슷한데 키가 한 두 개 더 많은 것 같다. 그럭저럭 평타는 칠만한 재미랄까?

소닉 제너레이션 (GAME)

요새 게임 너무 하고 다니는 거 아닌가 걱정이다. 연구도 하고 공부할 것 있으면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래도 즐길 때는 최선을 다해 즐기자고! 공부는 언제할 건데?

이 게임을 사게 된 계기는.. 스팀에서 제너레이션과 카지노 나이트(DLC) 합본을 95% 할인을 때렸길래 당장 질렀기 때문이다. 사실 과거부터 내가 주로 한 소닉 시리즈는 오락실에서 해왔던 해지혹과 해지혹2 말고는 없는데.. 그래서 3D로 나온 소닉 시리즈는 이게 처음이다. (물론 헤지혹 2에서 3D 비슷한 보너스 게임 같은 게 있긴 한데 그걸 3D라고 말하긴 좀 거시기 하지 않을까시라?) 무엇보다 예전부터 최신 소닉 시리즈를 사볼까 하다가 다른 것에 우선순위에 밀려 여기까지 왔다고 해야 할까? 역시 굶지 않고 살아남아야 덕질도 오래오래 두루두루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다ㅋㅋ

아무튼 3D로 나온 제너레이션을 직접 플레이 해보니 역시 그 미친 속도감 때문에 다들 소닉하는 거지만 역시나였다. 엄청난 속도 쾌감이랄까? 게다가 3D를 잘 살려서 카메라 각도를 굉장히 액티비티하게 움직여대서 무척 신선했다. 누군가는 이런 걸 보고 어지러워서 못할 수도 있겠지만...

[이관 글. 2020/07/19, 6:59 오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