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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1~10화(완) (TVA)

어나더 사진

도쿄에서 지방의 요미야마가타 중학교로 전학온 사카키바라는 자신이 전학온 3학년 3반에 무려 20여 년동안 이어져온 저주가 있었다. 이 저주로 죽은 망자가 3반에 구성원으로서 섞이게 되고 모두의 기억과 자료들이 초자연현상에 의해 조작되고 망자 스스로도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후부터 학생들은 매 달 죽음에 이르게 된다.

여러모로 공포물을 즐기는 편은 아닌데 내용 자체가 흥미를 돋굴만한 이야기여서 보게 되었다. 여주인공 미카미 메이의 모습이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의 릿카와 무척 닮았고 게다가 안대까지 써서 완벽히 릿카 맞잔너.. 그래서 자꾸 사왕진안이 스쳐서 집중이 안되더라.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죽어나가는 3학년 3반에 대해 학교측과 지방공동체가 전혀 대응을 안했다거나 하는 건 좀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보였다. 현실이라면 저주를 믿건 안 믿건 학교를 폐쇄조치했을 것이고 그 학교에 갔다가 3학년 3반이 되어버리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그 학교 자체를 입학거부하려 했을 것이다. 이 저주는 요미가타 중학교 관련자만 알고 있는 설정이지만 아니 한 해에 십 여명이 죽어나가는 이상한 학교를 계속 운영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학부모 측에서 난리가 날 일이다.

어쨌든 이런 현실성은 둘째 치고 설정 자체는 꽤나 흥미로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전개가 결국 "망자를 찾아 죽음으로 보내야 이 저주가 풀린다"는 식으로 흘러간 건 전혀 본질적이지 않다. 십 년 전 그런 일이 우연히 발생하여 저주가 멈추었지만 결국 다음 해부터는 그 저주가 작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생각컨대 애니메이션은 이 저주의 본질을 전혀 해소하지 않고 망자를 죽음으로 보내 한 해의 저주를 멈추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그렇다면 결국 다음 해에는 다시 저주가 작동할 것이고 미래의 3학년 3반이 될 학생들은 결국 잠재적 피해자가 될 것이므로 이 엔딩은 뒤가 찝찝한 기분을 맛보게 한다. 거기다 망자의 정체가 밝혀질 때 놀랍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뜬금포였긴 하다. 미스테리 작품이라면 작품 전체에서 소소하게 관련한 소스와 미끼를 풀었어야 떡밥이 풀리는 느낌을 줘야 하는데 그게 그러지 못했던 것.

게다가 망자를 찾기 위해 살인파티가 벌어지는 상황 자체도 작위적인 느낌이 크게 들었다. 트롤리 딜레마라는 사고 실험을 떠올려보자. 역장은 열 사람이 묶여있는 철로로 달려가는 기차를 한 사람만 묶여있는 철로로 진로를 변경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때 진로를 변경시키는 것은 그 한 사람의 죽음과 즉시 이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엄연히 살인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람이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열 사람을 살릴 수 있더라도 한 사람을 죽이려 하는 행동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쉽게 행동에 옮기지 않을 것이다. 어나더 마지막 살인파티는 그런 방어기제가 아예 싹 풀려서 다들 정신이 나가버리는데.. 물론 죽을지 모른다는 공포가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한 해 30~40명 중 10명 이하가 죽으니 죽을 확률은 적어도 1/3. 따라서 이런 행동에 이를 때 살인파티를 "피할 수 없었던" 심신 미약 상태라 할 수 있을지 잘 납득이 안가더라. 게다가 그런 환장파티에서 착한척 오진 주인공 사카키바라의 행동이 오히려 사이코패스같다...

여러모로 후반부로 갈수록 이 멋진 내용을 잘 풀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하지만 아름다운 미카미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가치가 있다.

시트러스 1~7화 (TVA)

주인공 유즈는 날라리 같은 생활을 하는 여고생이다. 어느날 어머니의 재혼으로 전학을 가게 되는데 그곳은 규율이 강한 여학교였고 이곳의 학생회장 메이와 운명과 같은 만남을 가지게 된다.

백합물로써 꽤 수위가 높은 편이었다.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내청코]의 유키노시타 유키노와 유이가하마 유이가 사랑하는 이세계물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메이와 유즈의 캐릭터가 비교적 잘 중첩되고 있다. 히키타니 쯤은 좀 날려도 된다구~

장난을 잘치는 타카기 양 2기 1화~9화 (Netflix)

넷플릭스 독점으로 나온 2기 드디어 봤다. 역시나 짜릿하고 긴장감 넘치는 둘 간의 썸은 여전히 귀엽고 애틋하고 풋풋해지는 만화다.

사이코패스 Sinners of the System 3부작 - 1~3화 (극장판)

으음.. 어쩌면 사이코패스는 1기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과 동시에 점차 회를 가면 갈수록 망적화가 되는 것 같다. 이번 극장판 SS 3부작 전체는 다 재미가 없고.. 상상을 초월한 재미없음.. 재미를 정의할 수가 없음.. 재미의 NULL 참조 오류... 뭐라 할 말이 없는 작품이었다. 3기는 과연 어떨까.. 이걸 보니 아예 기대가 전혀 안되자너...

미래일기 1화 (TVA)

얀데레 가사이 유노를 보는 맛으로 볼만하고.. 나머지 스토리나 여러가지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

미래일기가 왔다면 그것이 작성되는 일기는 문자 그 시각 그대로 쓰여져야 타임 패러독스가 나타나지 않을텐데 애당초 그런 제반조건이 잘 나타나고 있지 않다.

게다가 신을 선정하기 위한 게임이 시작되었다는 설정이긴 한데.. 플레이어로서 주인공 아마노가 왜 선택된 것인지 모르겠고 그리고 이 게임의 목적 자체가 신이 되는 것이라는 동기 자체도 문제가 있다.

작중 나오는 신의 모습이야 인과를 조정하는 '작업자'(혹은 일하는 노예)라는 점에서 뭐가 그렇게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게임참여자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하는 동기도 함께 전혀 모르겠고..

뭐 차차 이런 빠진 구멍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보여주려는 거겠지? 아 근데 얀데레 캐릭은 별로인데 유노는 왠지 정감이 간다(?)

명탐정 코난 350~355화 (TVA)

Re :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 2기 1화 (TVA)

음.. 2기를 보면서 느낀 건 여기 나오는 주인공 나츠키 스바루를 나는 정말 싫어하는 구나 싶어서 1화도 중간까지 보다가 그만두었다. 시나리오 자체는 독특하지만 역시 정신적 상처를 치료받지 못하고 자신이 뭐든지 해결하려고 보는 타나토스에 중독되어 끝까지 달려가고마는 한 인간을 보고 있자면 정말 버티기가 어렵다. 안정되다가 불안정하다가 이런 걸 아마도 의학적으로는 "경계선 인격장애"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걸 지켜보는 사람에게도 상당한 불안감을 조성하게 되는데.. 성우의 열연은 인정하지만 고통받는 스바루를 치유하는데 어떤 도움도 주지 않고 학대만 계속되는데에 독자들을 이 스트레스에서 둔감하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의 정체라고 본다. 그런데 애니메이션 2기가 나와버리다니.. 정말 나와서는 안되는 작품이었다고 본다.

[이관 글. 2020/08/21, 12:38 오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