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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홍장표(2009)[각주:1]의 연구를 보며 매우 좋은 연구임에도 아쉬웠던 부분이 있어 메모를 남겨둔다.

그는 요인별 설명력을 나타내기 위해 생소한 방법을 사용한다(2009: 39). 일단 의도는 어떤 변인이 산출-자본비율과 이윤몫, 이윤율을 잘 설명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이긴 하다. 이것이 이 논문의 흥미로운 지점이긴 하다. 여기에서 노사협상력과 마르크스적 기술진보의 요인보다 세계화 요인이 이윤율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짓고 있다. 맑시스트들이 충격과 공포를 당할 부분도 이 부분일 듯 하다. 세계화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니.. 마르크스의 기술진보는 수출중심의 한국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일까?

이에 대해 류동민(2013: 281)[각주:2]도 언급하고 있다.

그 결과 이윤율은 연평균 4.1% 올라가는데 이걸 더 분해해 봤더니 실상은 연구개발투자(R&D자본스톡)와 해외직접투자 및 외국인 직접투자, 말하자면 세계화의 영향력이 대단히 커서 그것들만으로도 이윤율 변화분의 무려 90% 가량을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이 연구는 최초의 것이므로 앞으로 더 검토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자본생산성과 이윤몫의 추세를 비교하는 기존의 분석틀을 넘어서면 무엇인가 다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생각됩니다

류동민(2013: 281)

홍장표 선생님은 확실히 이윤율 연구에 있어 중요한 분석틀을 제공했다. 바로 패널 데이터 분석을 국내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했다는 점이다. 외국 저널에서는 패널 데이터를 이용한 이윤율 연구들이 간간히 있던 걸로 기억하지만 국내는 거의 전무하다. 다만 국내의 이윤율 연구자들은 보통 시계열 분석을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 이쪽 분야는 아마도 국내가 가장 강력하고 독특한 분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윤율 연구 중 패널 모형은 내가 기억하기로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아무튼 좋은 첫 걸음을 내디뎠고 실증연구를 개척해보려는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를 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암암. 밥 사주는게 좋은 선배가 아니라 연구를 할 주제를 일단 터놓아주는게 진정한 선배 아닐까시라?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물론 의문도 있다. 그는 "각 변수의 연 평균 변화율에 추정된 회귀계수를 곱하여 백분위로 환산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되는 것 같다.

$r_t=a_0+a_1k_t+e_t$

라고 하자. 로그 이윤이 $r_t$이고 로그 자본이 $k_t$이다. 이 회귀식은 그의 패널 고정효과모형과 다르지만 근본적으로 다를 건 없다. 이제 연 평균 변화율은 다음과 같다.

$E((r_t-r_{t-1})/r_{t-1})$

그리고

$a_1*E((k_t-k_{t-1})/k_{t-1})$

하지만 애초부터 차분이 아니라 로그 변수를 사용하여 $r$을 $k$에 회귀시킨 모형에서 추정한 $a_1$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연평균 변화율을 계산해서 곱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니까 $r_t$의 변화율의 평균은 아래와 같은 식이 될 것 같다.

$E\left[\frac{r_t-r_{t-1}}{r_{t-1}}{}\right]\\=E\left[\frac{(a_{0}+a_{1}k_t+e_t)-(a_{0}+a_{1}k_{t-1}+e_{t-1})}{a_{0}+a_{1}k_{t-1}+e_{t-1}}\right]\\=E\left[\frac{a_{1}(k_t-k_{t-1})+e_t-e_{t-1}}{a_{0}+a_{1}k_{t-1}+e_{t-1}}\right]\\=E\left[\frac{a_{1}(ln(\frac{K_t}{K_{t-1}})+e_t-e_{t-1}}{a_{0}+a_{1}k_{t-1}+e_{t-1}}\right]$

결과적으로

$a_1\times{}E\left[\frac{ln(\frac{K_t}{K_{t-1}})}{r_{t-1}}\right]+E\left[\frac{e_t-e_{t-1}}{r_{t-1}}\right]$

이로부터 추정된 회귀계수를 설명변수의 종속변수에 대한 변화율에 곱한 값과 함께 잔차의 종속변수에 대한 변화율까지 합산한 값이 연 평균 변화율의 평균값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설명변수의 평균 변화율에 회귀계수를 곱한 것은 다음과 같다는 걸 고려해보자.

$a_1\times{}E((k_t-k_{t-1})/k_{t-1})$

내가 이해한게 맞다면 이를 가지고 위의 종속변수의 설명력을 나타낸다는 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위에서 추정한 회귀식에서 구한 잔차의 평균은 0이라고 볼 수 있다 해도 잔차의 차분은 0이라 보장할 수 없다. (쉬운 예로 -1과 1을 합하면 0. 하지만 1-(-1)이면? 2이다) 따라서 왜도가 심각해진 잔차의 평균 편의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결론을 말하자면 이윤의 연 평균 변화율을 통해 설명변수의 연 평균 변화율에 회귀계수를 곱하는 식으로 설명력을 확인하려고 한다면 평균적으로 회귀식으로 추정된 잔차가 차분 합산되어 의도치 않은 편의가 함께 계산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이를 다중 변수로 풀어내는 것 역시 어려운 게 아니다. $x_t$라는 임의의 변수가 더 추가되어 회귀계수 $a_2$를 얻었다고 하자. 그러면 이것의 $r_t$의 회귀식을 이용해 위에서와 같이 평균적인 연 평균 변화율로 만들면 각 항들로 분할되어

$a_1\times{}E\left[\frac{ln(\frac{K_t}{K_{t-1}})}{r_{t-1}}\right]+a_2\times{}E\left[\frac{x_t-x_{t-1}}{r_{t-1}}\right]+E\left[\frac{e^*_t-e^*_{t-1}}{r_{t-1}}\right]$

와 같이 된다. 역시 마찬가지로 문제가 되는 잔차의 차분 형태는 그대로 남는다.

차라리 추정한 모형에서 일관되게 로그 변수를 그대로 사용해서 평균을 내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로그 변수는 변화율에 대해 좋은 근사치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차분 모형을 다시 사용한다든가...

한편으로는 변수 간 비교를 하려면 단위의 차이가 또 관건이다. 추정한 회귀계수의 단위는 k의 1차 선형함수 관계인 이상 k 단위당 r이 된다. 이를 exp(a)를 해야 본래의 단위로 돌아올 것이다. 따라서... 평균변화율로 계산하면 일관성이 딸어진다. 스케일링을 하던가 해서 다시 모형을 추정해야 한다. 상당히 귀찮은 일인데...

어쨌든 이런 사실을 보건데 조합 조직률과 같은 비율 변수의 변화율은 비교적 작은 편일테고 해서 이것의 효과가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개발 투자비는 아마도 분산이 큰 편이 아닐까... 이것도 과장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아무튼 다 어렵다면 아예 요인분석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았을 것 같고...

어쨌든 이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긴 했어도.. 사실 아주 사소한 문제고.. 대부분은 주옥같은 명저 논문이다... 여러 번은 읽게 될 것 같다. 홍장표 선생님은 역시 대가는 대가시다.. 보는 내내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구만... 나도 패널 분석 해보고 싶지만.. 나타시가 이윤율 쪽 이론이 너무 공부가 안되어 있어서...ㅠㅠ

[이관 글. 2020/11/16, 9:32 오후 작성]

  1. 홍장표. 2009. “한국 제조업의 이윤율 추이와 변동요인.” MARXISM 21 10(4):10–44. [본문으로]
  2. 류동민. "정치경제학의 최근 동향." 경제논집, Vol.52 No.2, pp. 271-285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