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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

표준상품과 전형문제

현정경 2021. 5. 23. 19:05

전형 문제란 무엇인가  대학 전형 아님

일반적으로 가치의 생산가격으로의 전형문제는 총계일치 명제가 성립하는 것을 증명하는 문제로 알려져있다. 다들 잘 알고 있는 가치체계와 생산가격체계를 먼저 나열해보자. 여기서는 새해석의 정의와 같이 노동력의 가치 역시 임금율 $w=\frac{1}{1+e}$를 앞에서 곱해준다. (별 의미는 없다. 내가 편해서...)

(1) $\lambda=\lambda{A}+w(1+e)l$

(2) $p=(1+r)(pA+wl)$

편의를 위해 편의 너무 좋아하네 $e$가 $e=\bar{e}$로 주어졌다고 가정하자(정의 상 $A$와 $L$이라는 기술적 정보와 노동량도 주어져있다).

그러면 전형이란 다음의 두 개의 총계일치 명제가 성립한다는 것을 말한다.

  • 총가치 = 총가격 $px=\lambda{x}$    | 단, $x$는 산출벡터이다.
  • 총잉여가치 = 총이윤 $r(pA+wl)x=ewlx$

이 두 개의 총계일치 명제가 동시에 성립할 수 없음을 최초로 증명한 보르드키비치(1907)[각주:1]]가 문제를 지적하면서부터 전형논쟁이 촉발된 바 있다. (전형논쟁에 대한 요약 논문으로는 뒤메닐&폴리의 논문[각주:2]이 있다. 번역본이 어딘가 굴러다녀서 나 같은 영알못에게 축복을 준다 카더라)

이 두 명제는 모두 성립할 수 없음을 위의 경우를 고려해서 검토해보자. 부문들이 모두 $k$ 개 존재한다고 하면 $p$와 $\lambda$에 대한 식이 $2k $개가 존재하고 다른 미지수 $r$이 존재하여 모두 $2k+1$ 개의 미지수가 있다. 식은 (1)과 (2)를 합해서 $2k$ 개이며 여기서 두 개의 $px=\lambda{x}$와 $r(pA+wl)x=ewlx$를 추가하면 $2k + 2$ 개의 식이 되므로 미지수보다 많아져서 과-결정(over-determined) 상태가 되어 해가 없는 체계가 된다.

이런 것 때문에 식을 하나는 버려야 한다며 $px=\lambda{x}$를 버릴 지(새해석), $r(pA+wl)x=ewlx$를 버릴 지(스위지, 오키시오 등) 결정하는 문제로 치고 받은 게 바로 '전형 논쟁'의 주 요지라 하겠다.

지난한 논쟁 이후로 전형이 성립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 모든 부문의 유기적 구성이 동일한 경우.
  • 유기적 구성의 평균과 개별 유기적 구성이 동일한 부문이 존재하는 경우.
  • 잉여가치율 $e$와 이윤율 $r$이 $e=r=0$일 때.
  • 단일체계로 가정할 때, 예컨대 김창근(1998)[각주:3]에 따르면 시점간단일체계(TSSI)의 경우 시점 변수 t가 추가된 '수정된' 가치체계와 생산가격 체계를 각각 $\lambda_{t}=p_{t-1}A+l.p_{t}=(1+r)(p_{t-1}A+w_{t-1}l)$라 하면, $p_{t}x_{t}=(p_{t-1}A+w_{t-1}l)(1+r)x_{t}=\lambda_{t}x_{t}$, 그리고 $(\lambda_{t}p_{t-1}A-w_{t-1}l)x_{t}=(p_{t-1}A+w_{t-1}l)rx_{t}$가 모두 성립한다고 한다. 단일체계에 대한 비판으로는 류동민(2007)[각주:4]을 참고해볼 것.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위의 경우 말고는 마르크스의 총계일치 명제는 둘 다 성립하는 경우는 없다. 마르크스의 의도는 생산 영역에서 정의된 노동가치론을 경쟁에 의한 균등이윤율 체계인 생산가격이라는 일반화된 체계에서도 성립함을 증명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는 아직도 풀리지 못한 난제로 기록되고 있다.

그런데 Medio[각주:5]에 따르면 스라파의 표준체계를 가정하면 (즉 모든 부문이 기초재이며 비-기초재는 존재하지 않는다면) 총계일치 명제가 모두 성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오늘은 먼저 표준체계가 대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한 후 이것을 마르크스경제학에서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고찰해보도록 하자.

 

스라파 표준체계의 설명

스라파의 표준체계란 다음이 성립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스라파는 표준체계가 유일함을, 즉 표준체계를 구성하기 위해 각 산업의 규모를 조정하는 비율들(q)이 모두 양수로 유일하게 결정됨을 보인다. (... 따라서 표준체계와 관련되는 상품들은 모두 기초재다. -박만섭(2010)[각주:6]

이렇듯 표준체계란 표준상품의 생산조건을 의미한다. 그 조건이란 바로 기초재, 즉 어떤 생산체계는 어떤 상품이든 다른 상품의 투입물로, 즉 생산수단으로 사용되는 체계를 의미하는 것과 동치이다. 그렇다면 표준상품이란 무엇일까? A. Roncaglia의 설명을 들어보자.

분배가 변화하더라도 현행 가격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이때 분배가 변하면 적자운영을 하게 될 산업에서 생산된 상품들과 계속 이윤을 거두어들일 산업에서 생산된 상품들 사이의 중간점(임계점(watershed))에서, 이윤율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균형 위치를 점하고 있는 상품이 표준상품이다.[각주:7]

즉 분배 조건이 변화하더라도 가격이 변하지 않는 합성상품이 표준상품이라는 소리이다. 왜 표준상품이 중요한 걸까? 분배 조건이 변해도 가격이 안 바뀐다면? 어떤 체계에서 표준상품을 임금재로 지불하는 세계를 상상해보자. 분배조건이 암만 달라져도 임금가격은 불변하게 된다. 물론 표준상품의 상대가격은 변하더라도 이윤율의 정확한 상쇄에 따라 가격은 불변이라고 한다[각주:8].

즉 리카도가 해결하고자 했던 1) 생산기술의 변화 2) 분배 조건의 변화에서도 가치가 불변인 "불변의 가치척도"의 문제 중 2)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스라파의 '표준상품'인 것이다.[각주:9]

리카도는 불변의 가치척도를 개별산업 부문에서 찾으려 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다. 어떤 합성상품을 생산하는 체계를 구상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합성상품이란 "여러 상품들이 생산물들에 포함되어 있는 비율과 동일한 비율로 그 생산수단 총량에도 포함되어 있는 체계"를 말한다.

 

표준상품의 존재증명

이 장은 그냥 표준체계가 어떻다는 걸 보여주고 증명하는 거라 안 읽고 넘어가도 무방하다. 백스페이스를 눌러도 상관없다. 난 관대하니까 표준체계에 대해 좀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자. 혼란이 있겠으나 스라파 경제학에서는 마경과 다르게 선불임금체계가 아니라 '후불' 임금체계를 더 자주 사용한다는 점에서 여기서도 나의 편의를 위해  위에서 세운 정의와 맞게 생산가격체계를 가정하자.

(1) $p=(1+r)pA+wl$

여기서 투입계수행렬 $A$는 분해불가능하다고 가정된다[각주:10]. 이는 기초재로만 이루어진 체계라 할 수 있다. 기초재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은 투입계수행렬의 어떠한 i, j에서의 원소에서도 1>a_{ij}>0라는 소리이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호킨스-사이먼 조건과 비슷하다 [각주:11] 모든 상품들이 자본재로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R$은 $w=0$일 때 최대이윤율을 의미하는 데, 그러면 (1)식은 아래와 같이 변환된다.

(1)' $p=(1+R)pA$

(1)'식을 보면 $p$는 $A$의 고유벡터이며, $(1+R)^{-1}$이 A의 고유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s=(1+R)^{-1}$라 하면

(2) $sp=pA$

예컨대 $k$ 개의 상품이 존재하는 경우 최대이윤율 $R$은 $k$ 개가 존재하는데, 스라파는 이 중 가장 작은 값만이 경제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말한다. 그 외의 최대이윤율은 상품들의 일부의 가격이 음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에서는 A에 대한 고유치 $a_{pf}$가 임의의 고유치 중 절댓값이 최대인 고유치라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의 고유치 $a_{pf}$를 이용하면 가장 작은 최대이윤율, 즉 최대이윤율의 역수 $(1+R)^{-1}$가 최대값인 고유치를 알면 된다는 소리이다.

당장 해보자. 헉헉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

1 : A의 고유치 $a_{pf}>0$가 존재하며, 다른 고유치 $\beta$에 대하여 부등식 $|\beta|<a_{pf}$가 성립한다.

2 : $a_{pf}>0$에 대응되는 모든 성분이 양수인 고유벡터 $v=(v_{1},...,v_{n})$가 존재한다. 즉 $Av=a_{pf}v$에 대하여 $v>0$가 성립하도록 하는 $v$를 찾을수 있다.

[각주:12]

정리하면

(3) $va_{pf}=vA$

이를 다시 (1)'식에 대입하면

(3)' $pk=pA$   단, $k=(1+R)^{-1}$이다.

$a_{pf}=(1+R)^{-1}$. 즉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 고유치가 바로 양의 가격 벡터 $p$를 보장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표준상품이 존재 또는 당연히 (3)식은 페론-프로베니우스 고유치이므로 유일성을 증명한 것이 된다. 수알못인 나를 위한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

물론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는 경제학적 의미를 직관적으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선 지적하자. 표준상품의 경제학적 의미로는 박만섭(2010)[각주:13]을 참고하라.

표준체계와 마르크스의 전형해법

그런데 이 표준체계에서는 전형문제를 촉발시킨 총계일치 명제가 둘 모두 성립한다고 한다. 그 증명과정을 박만섭의 역자 주를 참고했다.[각주:14]  참고로 롱칼리아의 책은 투입-산출모형에서 행렬의 행이 투입물, 열이 산업으로 쓰이는 데 반해 그 반대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오키시오도 그런 식으로 하던데.. 아무래도 옛날 할아버지들은 그렇게 했었나 보다  만약 그대로 갖다가 사용한다면 이 블로그에서 내가 사용하는 방식과 반대이기에 독자 입장에서도 가독성이 떨어지므로 행벡터나 열벡터를 전치시켜서 옮겨 씀을 참고해달라.  사실은 저작권 문제를 피하려구?

(1)'식의 생산가격체계는 후불임금을 가정한다. 이는 전형 문제를 일관되게 비교하도록 하기 위해 마르크스의 가정과 부합하는 선불체계로 변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서론에서 전형 문제를 정의한 가치식과 생산가격식을 적절히 변환한 후 산출량벡터 $x$가 아닌 스라파의 표준비율인 산업간 비율을 원소로 하는 산업비율벡터 $q$를 이용하여 뒤에서 곱해주도록 하자. 그러면 다음과 같은 식을 얻는다.

(4) $\lambda{q}=\lambda(A+(1+e)dl)q=\lambda{A}q+\lambda{d}lq+e\lambda{d}lq$

(5) $pq=(1+r)p(A+dl)q=p(A+dl)q+rp(A+dl)q$

여기서 $d$는 $n\times{1}$ 열벡터로 삼품 바스켓이다. 즉 노동자는 저축을 하지 않고 자본가는 축적을 하지않는다고 가정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물론 우리는 추후 임금몫에 대한 정의를 해야 할 것이다.

표준체계의 가격기준은 표준상품의 순생산물의 총가격이다.

(6) $p(I-A)q=1$

총 고용된 노동량도 비율 q를 곱하여 표준화하여 $1$ 로 놓는다.

$lq=1$  총 고용량이 한 명이란 소리가 아니다

그런데 총 고용된 노동량은 가치체계 (4)식의 순생산물의 투하노동량과 같다. 따라서

(7) $\lambda(I-A)q=lq=1$

표준화에 따라 (6)식과 (7)식은  $1$ 로 같아진다.

(8) $\lambda(I-A)q=p(I-A)q=lq=1$

이제 우리는 임금몫을 정의할  준비가 되었다. 바로 표준체계는 임금이 표준상품으로 지불되는 체계인데, 이에 입각하여 임금재 바스켓의 내부 구성이 표준상품의 내부 구성과 같다고 하자.

$b=(I-A)q$    | 단, $b$는 임금재 바스켓이며 $n\times{1}$ 열벡터로 정의된다.

위 식 양변에 $p$ 또는 $\lambda$를 앞에서 곱해주면

$\lambda{b}=\lambda(I-A)q$

$pb=p(I-A)q$

이에 따라 임금률 $w$를 앞에서 곱해주면 임금몫이 정의된다.

$w\lambda{b}=w\lambda(I-A)q$

$wpb=wp(I-A)q$

(8)식에 의하여 또는 임금재의 구성이 표준상품의 구성과 같다는 가정 하에 다음이 성립한다.

(9) $pd=wp(I-A)q=w\lambda(I-A)q=\lambda{d}$

이제 전형 문제를 구성할 준비가 되었다.

여기서 $g=pd=\lambda{d}$라고 정한 후 (8)식의 양변 뒤에서 빼주면

$p(I-A)q-g=r(p(A+dl)q=e\lambda{d}lq=\lambda{(I-A)}q-g$

총잉여가치=총이윤이 성립함을 알 수 있다.

(10) $e\lambda{d}lq=r(p(A+dl)q$

(8)식으로부터 양변에 $(I-A)$를 소거하면 총가치=총가격이 성립한다.

(11) $\lambda{q}=pq$

 

마르크스 경제학의 입장에서 표준상품을 어떻게 받아야들여야 하는가

결론적으로 우리는 다음의 가정에 따르면 마르크스의 총계일치 명제가 성립함을 알 수 있었다.

《1》 생산가격체계는 표준상품으로 가정된다.

《2》 임금 또는 이윤 모두는 표준상품으로 지불된다.

우리는 먼저 마르크스 경제학의 전형의 목적과 리카도의 표준상품의 목적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마르크스의 전형의 목적은 가치가 거시단위 수준에서 서로 다른 자본 간에 경쟁에 의해 형성되는 균등한 이윤율을 갖는 생산가격 체계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알다시피 또 다른 목적은 이윤이 잉여가치의 형태임을 증명하려고 한 것이기도 하다.

For example, the sum of prices of production could be set equal to the number of hours corresponding to the sum of values. Then, Marx's line of argument implies that the surpluses in both sets of prices are equal, as in the second equation. This simple calculation illustrates the idea that profits are 'forms' of surplus-value, that is, unpaid labour. [각주:15]

예컨대, 생산가격 총계는 가치 총계에 상응하는 노동시간 수와 동일하게 설정될 수 있다. 다음으로, 마르크스의 주장은 두 번째 식에서와 같이, 가격 체계에서의 잉여와 동일하다는 것을 함축한다. 이 단순한 계산을 통해 이윤이 잉여가치의 ‘형태’라는 생각, 이것은 부불 노동이란 것이다.

그에 반해 스라파의 표준상품은 리카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리카도는 위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1) 생산기술의 변화 2) 분배 조건의 변화에서도 가치가 불변인 "불변의 가치척도"를 찾고 싶어했으나 실패했다. 스라파는 둘 모두를 해결하려 했던 것 자체를 리카도의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첫 번째 문제를 주어진 것으로 가정한 후 분배 조건의 변화에도 불변하는 표준상품이라는 아이디어를 정립하였다. (단 표준상품은 기술 조건의 변화에서는 가격이 변한다)

따라서 둘의 목적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과연 표준상품을 총계일치 명제가 성립한다고 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스라파 경제학자로서 표준상품을 마르크스 경제학에 도입하려는 몇몇의 움직임을 비판한 롱칼리아의 말을 들어보자.

따라서 마르크스가 연구한 분석상의 관계는 노동가치 체계와 생산가격 체계 사이에 '다리(橋)'를 놓으려는 시도의 일부이다. 리카도의 경우에 평균상품은 분배 변화 및 기술 변화와 상대가격 변화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를 연구하기 위한 완벽한 준거점이 될 이론적 기준척도의 근사치로 삼기 위한 것이다. (...) 스라파는 리카도의 문제를 표준상품이라는 개념으로 해결했다.[각주:16]

하지만 롱칼리아의 이러한 말에 수궁하긴 어렵다. 그 목적이 서로 다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목적이 다르다해도 위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표준상품을 가정하면 마르크스가 해결하려 했던 총계일치 명제가 해결된다는 점만으로도 서로 다른 목적이 사실 일치하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된다.

하지만 롱칼리아의 지적 중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표준체계에서는 표준상품의 유기적 구성이 평균과 일치한다는 점 때문이다.

(...) 이런 상등성이야말로, 마르크스가 체계 전체의 평균적 관계를 대표할 상품으로서 평균상품이 수행하기를 원한 역할을 바로 그 평균상품에게 부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스라파의 표준상품은 오직 표준체계에 대해서만 '평균적'이다. 즉 일반적으로 표준상품은 실제 체계와 관련해서는 평균이 아니다. 따라서 스라파의 표준상품은 마르크스가 자신의 '평균' 개념으로 만족시키고자 한 성질들을 보여줄 수 없다.[각주:17]

이 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위에서 전형을 고려했던 것을 이용해보도록 하자. 먼저 총잉여가치=총이윤을 보여준 (10)식을 고려하여 이윤율을 정의해보자. 먼저 (10)식의 양변을 $pdlq$로 나누도록 하자.

$\frac{rp(A+dl)q}{pdlq}=\frac{rpAq+rpdlq}{pdlq}=\frac{rpAq}{pdlq}+\frac{rpdlq}{pdlq}=r+r\frac{pAq}{pdlq}=r(1+\frac{pAq}{pdlq})=\frac{e\lambda{d}lq}{pdlq}=e$

(8)식에 의해 $pdlq=\lambda{d}lq$이므로 위의 식은 착취율 $e$와 같다.

다음으로 착취율 $e$는 가치 체계인 (4)식을 이용하면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e=\frac{\lambda{(I-A)}q}{\lambda{d}lq}-1=r(1+\frac{pAq}{pdlq})$

이를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윤율은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12) $r=\frac{\frac{\lambda{(I-A)}q}{\lambda{d}lq}-1}{\frac{pAq}{pdlq}+1}=\frac{e}{1+\frac{pAq}{pdlq}}$

이윤율은 착취율과 양의 관계이며, 유기적 구성과는 음의 관계이다. 이는 전통적으로 정의되는 이윤율에 대한 착취율과 유기적 구성의 함수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12)식의 유기적 구성은 $pdlq=\lambda{d}lq$이므로 $pAq=\lambda{A}q$도 성립한다. 따라서 다음 역시 성립한다.

$r=\frac{e}{1+\frac{\lambda{A}q}{\lambda{d}lq}}$

우리는 이로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려야 한다.

표준체계에서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평균과 표준상품의 유기적 구성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르드키비치가 보인 전형 해법과 동일하다. 그러므로 위에서 언급한 총계일치 명제가 성립하는 전통적인 조건으로서

  • 모든 부문의 유기적 구성이 동일한 경우.
  • 유기적 구성의 평균과 개별 유기적 구성이 동일한 부문이 존재하는 경우.

와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조건을 다르게 증명하는 의미 이상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롱칼리아가 표준체계가 마르크스의 전형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 중 하나로 "표준상품은 오직 표준체계에 대해서만 '평균적'이다."[각주:18]라며 그것이 우연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결론

사실 이는 맥빠지는 결론이긴 하다. 허나 이것의 가능성은 다음과 같다. 전형 문제의 해결은 아주아주 어렵다는 점이다. 허나 다르게 생각해보면 스라파의 표준상품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다. 스라파는 리카도가 해결하려 한 두 가지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분배변수의 변화에도 가격이 변하지 않는 합성상품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표준상품이다. 또한 스라파는 리카도의 또 다른 조건인 기술 변화에 대해서는 주어진 것으로 가정한다. 그러면서 그는 리카도가 둘 다 해결하려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 점이다. 사실 언뜻 보면 마르크스 경제학의 전형논쟁에서 총계일치 명제 중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과 유사하지 않는가? 이런 것을 생각해볼 때 어느정도의 아이디어를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표준상품은... 적어도 마르크스 경제학에게 그 정도의 교훈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관 글. 2016-07-10 작성]

  1. Bortkiewicz, L. V. "Zur Berichtigung der grundlegenden theoretischen Konstruktion von Marx im dritten Band des „Kapital." Jahrbücher für Nationalökonomie und Statistik 89.1 (1907): 319-335. [본문으로]
  2. Duménil, Gérard, and Duncan Foley. "The Marxian transformation problem."The New Palgrave: A Dictionary of Economics, Palgrave Macmillan, Basingstoke (2008). [본문으로]
  3. 김창근. (1998). 전형문제에 대한 비이원론적 접근 (Doctoral dissertation, p27. 서울대학교 대학원). [본문으로]
  4. 류동민. "이른바 시점간 단일체계 해석의 최근 동향." 사회경제평론 (2007): 201-222. [본문으로]
  5. Medio, A. (1972). Profits and surplus-value: appearance and reality in capitalist production. A critique of economic theory, 312-346. [본문으로]
  6. 박만섭. "스라파의 ‘증명’방식에 관한 일고." 사회경제평론 (2010): 137-176. [본문으로]
  7. Schefold, B., and A. Roncaglia. "Sraffa and the Theory of Prices." (1979): 195-197.(번역본 : "스라파와 가격이론". p229 참조. 박만섭 역. 아카넷.) [본문으로]
  8. A. Roncaglia. 1979. op. cit. (번역본 p230을 참고할 것) [본문으로]
  9. A. Roncaglia. 1979. op. cit. (번역본 p224를 참고할 것) [본문으로]
  10. 분해불가능 행렬에 대한 성질은 Morishima, M. (1973). Marx's economics: a dual theory of value and growth. CUP Archive.(번역본: "맑스의 경제학: 가치와 성장의 이중이론". p54를 참고할 것, 류동민 역. 나남출판사.) [본문으로]
  11. 17.12.2 : 해당 문구는 잘못된 사실이다. 원소가 0과 1 사이로 이루어진 것은 호킨스-사이몬 조건이긴 하지만 스라파 경제학은 호킨스-사이몬 조건 없이도 양의 비율벡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항은 이 블로그의 다음 글. "분해불가능행렬과 연결행렬 추정"을 참고할 것. [본문으로]
  12. 위키 수학노트-"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 항목을 참고함. 링크 : http://wiki.mathnt.net/index.php?title=페론-프로베니우스_정리_(Perron-Frobenius_theorem) [본문으로]
  13. 박만섭. 2010. op. cit. [본문으로]
  14. A. Roncaglia. 1979. op. cit. (번역본 p270을 참고할 것) [본문으로]
  15. Duménil, Gérard, and Duncan Foley. 2008. p4. op. cit. [본문으로]
  16. A. Roncaglia. 1979. op. cit. (번역본 p241~242를 참고할 것) [본문으로]
  17. A. Roncaglia. 1979. op. cit. (번역본 p243을 참고할 것) [본문으로]
  18. A. Roncaglia. 1979. op. cit. (번역본 p243을 참고할 것)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