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북한 내부 주민 인터뷰를 본 뒤 단평

펜데믹 이후 시작된 북한의 국경봉쇄가 북한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매우 잘 보여주는 인터뷰이다.

제2의 고난의 행군

국경봉쇄 이후 북한 주민의 증언은 "제 2의 고난의 행군"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상황이 처참한 것으로 보여진다. 북한은 여태까지 김정일 하에서 일어난 고난의 행군 이후부터 국경봉쇄 전까지는 그래도 중국 국경에서의 밀거래를 통해 재생산은 가능한 수준의 경제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펜데믹과 고난의 행군 비교 : 정권의 통제력 강화

정권의 통제력을 고난의 행군과 펜데믹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고난의 행군 당시에는 정권의 통제력이 부실했기 때문에 국경에서의 밀거래를 막을 수 없었지만 어찌보면 북한 정권에겐 지하경제 덕에 숨을 돌릴 시간을 벌었을지도 모른다. 펜데믹과 함께 과거 고난의 행군도 겪어봤다는 북한주민의 증언도 참고할만 하다. 그때보다 지금의 통제가 더 잔혹하고 강력하다고 증언하고 있다.

북한 정권이 국경봉쇄를 풀지 않는 이유

현재까지도 북한은 국경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 이미 중국의 코로나 사태는 안정화된 상황인데도 말이다. 김정은 정권이 국경봉쇄를 풀지 않고 있는 이유는 거기서 얻는 세 가지 이득이 있는걸로 알려졌다.^[각주:1]

• 코로나 예방이 전혀 안된 북한에 코로나 변종이 유입되면 큰일이 날 것이라는 인식.
• 봉쇄를 풀면 이전부터 중국에 상주하며 외화벌이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UN제재에 따라 철수해야 하므로 큰 손해를 본다.
• 봉쇄를 통해 정권의 통제력과 권력이 공고해질 수 있다.

UN제재에 적응한 단계

다시 정리하자면 북한의 국경봉쇄라는 이 일 하나만으로도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히 참혹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UN제재는 확실히 효과를 발휘하였다고 볼 수 있지만 이들 정권은 그에 맞춰 강력한 통제력을 구축하여 "적응"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들이 적응하고 있다면..? 과연 UN제재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효과가 있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북한 주민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야 한다. 주민이 아니라 정권을 쥔 자들에게만 고통을 줄 방법이 필요하며 그들을 테이블로 불러들일 수 있는 타겟팅된 압박이 필요해보인다.

현재 키는 미국의 대북정책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UN제재는 UN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할만큼 한 부분이다. 이와 달리 미국의 대북정책은 분명 가장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하며 효과를 낼 수 있는 주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미국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는 기존의 바이든의 대북정책을 보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유착상황을 벗어날 모먼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런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추가) 어제 이 글을 올린 뒤 하루 지나 뉴스로 한 소식을 접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 트럼프가 예전에 대통령 첫 임기 때 "북한군 제거" 발언^[각주:2]을 했다 하여 파문이 생겼기 때문. 이런 걸 보면 현재로서는 카밀라 후보가 당선되어 현 대북정책을 유지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던 당시에는 아직 임기 초라 아첨꾼들이 아니라 안보와 질서를 생각하는 보좌관들이 있어 잘 다독였나본데... 이런 걸 보면 참 모먼트도 모먼트 나름이지.. 허허.. 어이가 없네.. 더 안타까운건 북한 주민들일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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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합뉴스. "북한, 中국경 봉쇄 고집하는 진짜 이유는…외화벌이 타격 우려". https://www.yna.co.kr/view/AKR20230510081800097 [본문으로]
2. 한경. "트럼프, '북한군 전체 제거' 제안"…충격 폭로 나왔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82646767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