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북한의 러시아 전쟁 파병

이번에 국정원이 확인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건에 대하여 말을 아꼈던 미국도 얼마 안가 공식적으로 파병 건을 확인했다고 하면서 이 사안이 공식적인 문제가 된 상황이다.

북한 파병 문제로 본 UN 안보리 제재의 의미

이번 파병은 안보리 제재 이전의 북한이었으면 참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북한이 제재로 인해 상당히 어려운 난국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파병에 사운을 걸었다고 본다. 이로써 과연 안보리 제재가 성공적이었는가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필요해보인다.

안보리 제재는 성공적이었고 북한에 상당한 피해를 준 건 맞다. 문제는 무엇을 얻었느냐는 거다. 안보리 제재는 쾌거였지만 그것이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었다고 본다. 이런 국가는 더 큰 위험도 감수할거다. 예컨대 사고 위험이 높은 운전자는 어떤 높은 가격의 보험이라도 수용할 수 있다.

제재는 고통을 주는게 목적이 아니다. 제재를 통해 협상 테이블로 앉히는 게 목적인거다. 그러므로 제재의 효과가 있을 때 빠르게 얻을 걸 얻고 버릴 것은 버려야 했다. 이걸 협상할 당사자는 결국 미국 밖에 없었다. 문제는 미국이 이 불량국가에 협상 의지가 별로 없었던 점이다. 적어도 트럼프가 그런 국면을 만들었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안보리 제재만 남아 협상은 없고 고통만 계속 주는 형국이 되어 사태가 이지경이 되었다.

어쨌든 이번 파병 사태로 북한 제재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국면의 필요성이 논의되어야 마땅해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한겨레] 윤 대통령, 북한군 활동에 따라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검토”

어쨌든 북한 파병 사태가 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활동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상당히 우려스러웠던 발표였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한 서방의 태도

내가 우려스러운 이유는, 이제까지 읽힌 이번 전쟁에 대한 서방의 태도들에 연유한다.

  1. 유럽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유럽이 비교적 소극적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이들은 재래식 무기 지원마저도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오히려 지원보다는 자기 나라의 방위비 증액과 공동구매에 힘을 쏟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링크.
  2. 미국 :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거의 절대적인 상황인데, 사실 미국은 군사원조를 하지만 군을 파병 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기 사용을 제한시키고 있다. 특히 장거리 미사일 제한에 대해 젤렌스키는 제한을 풀어 달라고 서방에 호소한지는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링크. 사실상 공격보다 '방어' 전술 중심으로 가도록 서방 동맹들이 우크라이나를 강제하는 거나 다름 없다.

이런 두 가지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서방이 괜히 겁이 많아서 그런게 아닐거다. 서방이 너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3차 대전으로 확대되는 걸 조심하는 거라 본다. 러시아 밑에는 중국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된다.

어쨌든 러시아는 이미 휴전 조건을 제안한 상황이다. 링크  이 상황에서는 서방의 입장은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방어에 최선을 다하는 선에서 지원하는 정도다. 그렇게 휴전을 하며 끝을 내는 시나리오를 서방은 내심 원할 것이다.

갑작스레 한국이 갑톡튀하면 동아시아에 전운이 흐른다

서방이 이렇게 조심하는 상황인데. 갑자기 북러조약이 일어났고 북한군의 파병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되면서 동아시아에 다시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것이다. 그 책임은 북한에 있겠으나.. 이를 비난하면서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는건 전운을 확산시키는거나 다름 없다. 북한의 파병은 분명 러시아의 안보리 제재 위반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할 명분인지 신중을 기했으면 싶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까지 발을 담그는 순간 이 사태가 동아시아의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해 거리를 두어왔었다. 그리고 러시아에 군사원조도 경제적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왜 북한 같은 가난한 나라에 갔겠는가? 중국이 원조를 했으면 그럴 일도 없었다.

한국이 갑톡튀하면 중국도 갑톡튀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무기 지원을 한다면? 중국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가 당연히 걱정될만 한 거다. 중국은 원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참여할 명분이 별로 없었다. 이 전쟁은 전형적인 유럽적인 문제이고 소련연방의 역사적 맥락을 가질 뿐이다.

그런데 북한이 파병을 갔고 한국이 살상 무기를 지원 한다면 중국이 가만히 있을까? 이는 자신들의 안보 상황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명분이 된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의 무기 원조는 곧 중국도 러시아에 원조를 할 수 있는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예전에도 주장한바 있지만 북러조약은 중국에 보내는 러시아의 시그널이라 말한바 있다. 이로써 러시아는 두 개의 떡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전쟁은 더 장기화되고 휴전은 더더욱 멀어지고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진다.

정부가 좀 더 신중하게 검토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다가 3차 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 서방이 괜히 이번 전쟁에 소극적이겠는가. 생각을 좀 더 많이 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