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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력이 항상 부족하다"는 직장인들의 경험적 인식이 진실된 것이라는 전제로 출발한다. 왜 기업들은 노동력을 비정상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둘까. 우리는 이것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 올 때 잉여가치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에 관심을 둔다.

절대적 잉여가치

기업 내부에서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 상황은 필요노동량의 부족을 보충해야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증대시킬 수밖에 없다. 이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 절대적 잉여가치일 것이다. 절대적 잉여가치는 노동일을 높여서 잉여가치를 높이는 방식을 말한다.

기본모형

어떤 상품 $i$ 한 단위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드는 노동량을 정의해보자.

$t_{i}=t_{i}a_{i}+l{i}$

$l_{i}$는 직접노동량이며 $a_{i}$는 유동자본투입량계수이며 생산적이다. (고정자본은 회전수가 1이거나 아예 없다고 가정된다) 여기서 생산적이라는 말은 $x>xa_{i}$로 투입되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을 산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0<a_{i}<1$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상품 $i$를 생산하는 데 드는 직/간접적 노동량 $t_{i}$를 구할 수 있게 된다.

$t_{i}=\frac{l_{i}}{1-a_{i}}$

이것이 마르크스경제학에서 말하는 투하노동량으로 정의되는 가치를 표현하는 한 방식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상품 혹은 생산방법을 갖는 기업 $i$ 부문의 직접노동량 $l_{i}$에 대해 고찰해봐야 할 것이다.

만성적 노동력 부족에 대한 분석

노동력이 부족하면서도 기존의 상품 한 단위 생산에 필요한 직접노동량 $l_{i}$를 유지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 직접노동량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l_{i}=\bar{l_{i}}n_{i}$

$i$ 부문의 단위 직접노동량은 해당 부문의 직원당 평균노동량 $\bar{l_{i}}$와 직원수 $n_{i}$로 정의된다. 이것을 정상적인 상황이라 둔 다음, 직원수가 부족한 상황인 새로운 $\bar{l}^{*}$와 $n^{*}$를 도입하여 $\bar{l}^{*}>\bar{l}$, $n^{*}<n$라고 하면 $l_{i}$가 그대로인 상황을 생각해보자. 그러면 가치 $t_{i}$는 그대로이다. 그렇다면 착취는 변하지 않는다는 이상한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노동력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해보자. 노동력은 고전적인 마르크스경제학적 의미에서 스톡이다. 노동은 노동력의 사용이고 노동행위는 노동력을 소모시킨다. 여기서 소모되는 대상은 생리적 의미 뿐만 아니라 정신적 소모도 포함된다. 노동력은 반드시 재생산되어야 다음의 생산에 정상적으로 재투입될 수 있다. 이러한 노동력 재생산을 위해 필요한 생활재(식략, 약품, 의료서비스 등)의 가치가 바로 노동력의 가치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생활재의 가치와 노동룍의 가치를 대응시키는 접근은 단일체계 이후 학계 내부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온 개념이지만 분석상 잇점이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노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적은 노동력인구로 직접노동량을 보충해야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일이 증가한다 $\bar{l}^{*}>\bar{l}$. 이로써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소모되는 노동력 역시 증가할 것이다.

이제 노동력 스톡의 소모 요인을 기본모형에 외생적으로 도입해보자. 노동력 스톡 $v$는 생활재의 가치 $tb$의 함수이다. 이는 노동과정을 통해 소모되고 생활재의 구입을 통해 다시 보충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미분 $v'$을 정의할 수 있다.

$\frac{\mathrm{d}v}{\mathrm{d}b}=tb-kv=$ 보충되는 생활재의 가치 - 소모되는 노동력의 가치

예컨대 하루에 소모된 노동력을 보충해줄 생활재의 양 $b$는 10개이다. 그리고 이 노동력이 노동과정을 통해 소모되는 양 역시 10개라고 하자. 가치 $t$는 2라고 하고 노동력의 스톡을 가치로 환산한 양은 100이다. 따라서 위 식을 대입하면 아래와 같다.

$\frac{\mathrm{d}v}{\mathrm{d}b}=20-0.1v=-0.1(v-200)$ (여기서 k는 k=0.1=10/100이다)

독립변수에 종속변수가 포함되어있으므로 단순 적분은 어렵다. 이런 경우 변수 분리와 적분을 통해 정리할 수 있다.

$\frac{\mathrm{d}v}{v-200}=-0.1~db,~~ln~|v-200|=\int-0.1~db+c,~~v-200=e^{c}e^{-0.1b}=Ce^{-0.1b}$  (단 $C=e^{c}$이다)

이 일반해는 다음과 같이 특수해로 만들 수 있다. 생활재의 양 $b$가 0이 되면 노동력 스톡의 기본 가치는 100이라는 사실에 따라 $v(0)-200=100-200=Ce^{0}=C=-100$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특수해는

$v(b)=200-100e^{-0.1b}$

이다. 이를 R을 이용해 그래프로 그려보자.

> b <- 1:0.1:100 
> v <- 200-100*exp(-0.1*b) 
> plot(b,v,type="l",main="v(b)=200-100exp(-0.1b)")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생활재가 증가할수록 노동력 스톡의 성장률은 지수적으로 감소하며 노동력의 가치 200으로 접근하게 된다. 이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노동력을 보충하는데 필요한 생활재의 양이 풍족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노동력을 적게 고용하고 노동일을 높이는 방식은 오래갈 수가 없다. 필요한 노동력 스톡이 지수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재의 양이 비교적 풍족한 시점에 이르면 노동력을 적게 고용하고 노동일을 높이므로서 노동강도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그 소모량은 전보다 작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만성적 노동력 부족'은 노동자의 저항이 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노동력의 가치를 생활재의 가치로 둘 때의 이점이다. 가치 혹은 노동의 화폐적 표현 MEL이 불변이라도 만성적 노동력 부족이 발생할 시에는 착취가 발생한다는 걸 이렇듯 보일 수 있다. 특정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는 특정한 가정이 도움을 준다.

결론

기업 내부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은 일종의 효율성의 측면에서 일어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노동력의 재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여기서 '재생산'이란 두 가지의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로 노동력 스스로가 소모된 체력, 정신력 등을 보충하는 의미로서의 재생산, 둘째로 노동력이 다른 세대의 노동력으로 대체되어 정상적인 상품생산이 가능하게 만드는 재생산이다. [각주:1]

노동력 부족에 따른 노동일의 증가는 가족에 대한 관심저하, 가사노동의 성별분업의 고착, 건강에 문제를 낳는 등 두 가지의 재생산에 위기를 낳을 수 있다. 한때 SI 노동력시장에 경력자가 이탈하고 학원에서 교육을 받은 신입직원들이 유입되었던 적이 있다. 그 당시에도 새로 유입된 신입직원이 노동강도를 버티지 못하고 이탈하는 경우가 꽤 흔했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 하나인데 당시 강사는 "버텨라", "재미를 느껴라"라고 염려스러운 듯이 말한 바 있다. 그렇게 버텼고 이 일에 재미를 느끼게 되었지만 여러모로 병도 많이 얻은 것 같다.

효율성이라고 하려면 모두의 효용이 극대화된 상황이 아닐까? 지금의 효율성은 기업 편향적이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경험적인 말로 이런 현상이 얼마나 일반적인지 말하려면 좀 더 보충해야 할 증거들이 필요해보인다. 또한 이런 현상이 자본주의 일반적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중요한 이유는 바로 재생산의 위기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관 글. 2018-04-15 작성]

  1. 여성주의의 사회적재생산이론은 후자를 중시한다. 다만 하나의 어려움은 세대에서 세대로의 노동력 재생산을 일종의 등가교환으로 설명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