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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6.5권 (라이트노벨)
메구리 선배의 의뢰로 체육대회 실행위원회에 봉사부 전원이 참여하게 되고 실행위원장으로 사가미 미나미를 추대하게 된다. 사실상 이런 일이 된 맥락은 축제실행위원회 당시에 히키가야가 사가미를 비꼬았던 사건, 그리고 사가미가 위원장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는 사가미 자신의 자존감이 낮아진 분위기 등에 대해 해결하기 위해 일을 거들게 된 것.
하지만 기존에 사가미를 위로해왔던 친구들 하루카, 윳코가 체육대회 실행위원회에서 사가미와 적대하게 된 맥락이 난 납득이 불가능했다. 그런 자존감 떨어지는 상황에서까지 사가미 편을 들어줬던 그 우정이, 어째서 상임위원과 집행위원의 갈등에 일반적인 갈등 상황에 의해 깨질 수 있는 것인지부터 이해가 안갔다. 이건 너무 억지스러웠다. 그럼에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하루카, 유코, 사가미라는 캐릭터가 이 작품의 주된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주인공이었다면 이런 갈등 설정은 전혀 억지스럽게 느껴져서 읽혀지지도 않았을 것 같다.
해당 체육대회 이야기는 TV판 내청코 13편 번외편으로 나왔으나 사가미가 실행위원장이 되는 것, 그리고 절친인 하루카, 유코와의 갈등관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다루고 있지 않다. 캐릭터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 문제를 벗어나서... 아무리 조연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 푸대접 아닌가...
그리고 사가미와 적당한 거리를 두게 되는 경위는 전혀 이해 안갔다. 그건 서로 쌤쌤이라고 할 순 없지 않나? 히키가야가 독설을 내뱉은 건 사가미가 너무 간교했긴 하지만 너무 가혹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따라서 히키가야는 사가미에게 한 번은 털렸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사가미는 히키가야에게 피의 복수 정도는 해도 되는 맥락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런 식의 평온한 결과는 난 좀 못마땅했다.
하지만 사가미의 성장이라는 관점은 매우 잘 다루어진듯 하다. 사실 주인공들이 너무 잘나서 이런 인물들의 별볼일 없는 성장이 정말 별볼일 없고 사소해보이겠지만 오히려 나는 사가미 쪽이 리얼하고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을 했다고 본다. 예컨대 시뮬라크르라 이거지.
토라도라! (TV 애니메이션)
토라도라를 모두 보면서 초중반까지 흔한 학원러브코메디라고 생각했지만, 이 작품은 가족의 의미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류지와 타이가의 러브라인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지는 건 바로 두 사람 각각의 부모님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인정해주고 믿어주고 신뢰하는 관계, 사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결국 가족구성원으로써 받아들이게 하는 이 형식은 "너를 신뢰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타이가와 류지의 사랑, 타이가와 어머니 야스코 짱의 관계, 타이가와 어머니의 관계는 사실 동등한 신뢰라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을 것이다.
가라타니 고진이 [윤리21]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가족에는 보편적인 도덕법칙보다 가족을 더 우선하고 무한한 신뢰와 호혜(혹은 부채감)로 작동한다. 부모-형제-자매의 관계에서는 구성원이 범죄자라 하더라도 이 관계를 끊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컨대 범죄자인 가족구성원을 숨겨주고 탄원하는 가족들의 경우는 비교적 흔하다) 물론 이런 무한한 신뢰관계가 대체로 독이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토라도라에서 말하는 가족은 전적으로 가족이 선한 경우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한다. 일종의 서정시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결혼"을 생각하는 건 너무 나간 것 같다. 둘 간에 상당한 신뢰를 쌓은 건 맞지만 평생을 같이 해야 하겠다고 생각한 맥락이 너무 약하다. 둘의 마음을 서로 확인하게 된 것도 나중 일이고 말이지..
한가지 태클을 걸자면 타이가 자신의 행동이 아무리 기만적이라고 하더라도 그걸 강제로 주위 사람이 끄집어내려한 장면은 굉장히 불편했다. 기만적이라는 사실 자체가 거짓됨이기도 하고 그걸 비판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진실하겠다고 선택할 권리는 전적으로 타이가 그 자신에 있을 것이다. 그 기만을 끄집어내려는 주위친구들의 행동은 분명 폭력적이었다. 그것의 의도가 아무리 선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강조하자면 그 상황에서는 오히려 류지 쪽이 더 무거운 책임이 있었다. 왜냐하면 타이가가 기만하고 있는데 그 기만을 진실이라고 떠보는 류지가 더 기만적인 상황이란 사실은 참트루 아닌가? 진짜 화를 당할 사람은 류지였지 타이가가 아니었다.
그리고 사소한 일이지만 마지막 장면은 [경계의 저편] TV판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던 장면이었다. 오마쥬인가?ㅋㅋ
어쨌든 원작이 라노벨이니.. 라노벨로써 시나리오를 보자면 보기드문 수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내포된 의미가 사소하지 않다는 점에서 보기드문 애니메이션인 것 같다.
A.V.A (PC 온라인 게임)
요새 아바를 간간히 하고 있다. 역사가 참 오래 지나긴 했지만 여전히 명작 온라인 FPS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저번에 배틀그라운드를 시도했다가 환불받았다.. 다운로드 8시간.. 너무 느려서 못함... 결국 아바를 하게 되었는데 넘 재밌음ㅋ
[이관 글. 2018-08-29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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