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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의 작품들은 대게 사랑, 이별, 그리움 이런 것들이 대부분의 스토리인 것 같다. 또한 이와 함께 눈을 매혹시킬만큼 리얼한 배경화면과 빛의 효과가 가장 돋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내용이 보통 단순하지만 눈을 매혹하는 '화면빨'이 메꾸어주기 때문에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다. 나는 사실 신카이의 작품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눈만을 현혹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고나서 약간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이 애니의 내용은 무척 단순하다. 신카이답게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서로 그리움으로 남는다. 여태까지 작품들을 관통하고 있는 이 주제 때문에 이 작품을 보고 조금 생각난게 있었다. 인생의 중요한 계기점으로써 서로 매개자가 되는, 어찌보면 슬라보예 지젝이 말한 "사라지는 매개자"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신카이가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이것이 맞다면 서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우리의 희망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뭐랄까. 신카이 작품을 계속 봐 온 팬이라면 더 이상 이루어지고 말고가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할 것 같다. 내 생각은 이런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계기였던 상대방이지만 사랑할 수는 없는 것. 우리들도 보통 그런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리운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다른 계기가 없다면 이어질 수 없는 경우이다.
만약 연락을 한다면 그것은 상대에게 당혹감을 줄 수도 있다. 오히려 그들이 그 때 그를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다시 일어서게 만든 그 당시의 "나"의 상황이다. 그 이후 특별한 다른 계기가 없이 누군가 연락을 하는 일이 생긴다면. 당시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는 점, 그래서 당혹감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햇다.
상황이 다른 상황에서 별다른 계기가 없이 사랑은 이루어질까? 보통 영화를 보더라도 특별한 계기를 통해 다시 사랑하게 되는 그런 스토리가 많지 않나. 이는 소설 속 이야기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현실에서도 그런 계기가 우리는 필요하다는 점을 많이 느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건 둘이 이루어지고 말고가 아니라 우리는 "성장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주인공들은 그 당시의 상황과 심리, 그리고 고통들이 재생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때의 내가 아닌 이상 그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런게 바로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의 정체가 아닐까 한다. 사랑햇지만 다시는 그러지 못한다는 것.
[이관 글. 2014-03-19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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