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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아무래도 이 애니의 제목인 '후르츠바스켓'의 의미가 주인공 혼다 토오루에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애니메이션 판 5화에서 토오루는 할아버지에게서 다시 집공사가 끝났으니 돌아와도 좋다고 연락을 받게 되고 그 뒤로 그녀는 소우마가에 신세지고 있던 자신이 결국 이들과 섞일 수 없다고 생각해버린다. 그러면서 과거에 했던 "후르츠바스켓놀이"를 떠올린다. 그 놀이에서 혼다 토오루는 왕따를 당하던 때였고 아이들은 토오루를 "주먹밥"이라고 지명하며 놀려댔었다. 후르츠바스켓에 주먹밥은 낄 수 없었던 것이라며 아이들은 토오루를 조롱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과거를 떠올리며 자신은 항상 생각이 모잘랐다고 탄식한다.
여기서 우리는 토오루는 소우마가에 섞일 수 없는 존재로써 위치지어진다. 하지만 여기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작가는 분명하게 보여주지 않았지만 토오루와 쿄우와의 관계를 통해 그것이 무엇인지 힌트를 주고 있다. 왜냐하면 쿄우는 소우마가 사람이며 십이지신의 저주에 걸린 사람이면서도, 십이지신에 포함되지 못하는 "고양이 원령'의 저주에 걸려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십이지신에 포함되지않는 고양이의 저주에 걸린 자는 소우마가에서 정식 일원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상당한 무시와 왕따를 당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상 혼다 토오루보다 더 악랄한 일을 당하고 있고 쿄우의 경우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것.
따라서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힌트란 두 가지이다. 토오루가 십이지신에 포함되지'못한' 가상의 이야기를 어머니에게서 듣고나서 고양이 띠를 선망하게 되었고, 그래서 자신이 개띠가 아니라 '고양이띠'라고 주장해왔다는 점. 둘째로는 토오루는 자신의 성격 탓에 왕따를 당했고 후르츠 바스켓 놀이를 통해 보여주듯이 자신은 '주먹밥'으로써 아이들과 잘 섞이지 못했던 과거가 있었다는 점.
이런 점이 바로 쿄우와의 연결고리일 것이다. 이러한 구조라면 당연히 토오루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자연스러운 것이다(물론 애니판에선 맺어지는건 안나오지만 코믹스에선 그렇다). '프린스' 유키와 맺어지길 기대한 사람은 미안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게 아니네.
그래서 결과적으로 왜 소우마 쿄우가 일본에서(아마도 남조선에서도 같을 것이라 보는데) 인기투표 1위를 차지했는지(2위 토오루, 3위 유키) 잘 알려주고 있다. 토오루든 쿄우든 두 사람의 경우 우리가 감정적으로 이입될 수 있는 서사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 우리는 두 주인공들에게 유키보다 더 동일시하기 쉽기 때문이다. (내가 유키팬들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자세히 봐야할 것은 토오루는 이 작품의 중요한 키는 아니다. 사실 그 키는 쿄우가 쥐고 있다. 쿄우는 좋은 사람이고 아이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고양이 원령의 독특한 저주에 걸린 '진짜 모습'에 대해 큰 상처를 안고 있다. 그의 부모는 항상 쿄우의 진짜 모습을 부정해왔고 애써 쿄우의 자아에서 그 모습을 지우려고 노력했다. 그런 속에서 여전히 실제적으로 '진짜 모습'을 안고 살아야 하는 쿄우 자신에게는 그러한 부모의 태도에 분노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그 당사자에게는 지울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이고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한 부모의 태도 속에서 자신 또한 자신의 자아에서 진짜 모습을 감추고 사는 편이 편리하다고 느꼇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그 존재론은 부정할 수 없었다. 따라서 토오루는 단지 그 모습을 보고 쿄우가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다. 성장의 관점에서 이 작품은 쿄우에게 주목한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 쿄우가 짱이지 유키는 별로..
자신의 자아에 분명히 존재하는 것임에도 그 부분만 때고 본다는 것은 분명 그 당사자에게는 일종의 모멸감이 들 수 있다. 자아란 결국 전체적인 것이지 부분과 부분의 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ㅡ 물론 여러분들은 '진짜모습'을 현실 속에서 마음대로 껴맞추지말기를 바란다! ㅡ
이러한 생각에는 근거가 있다. 왜냐하면 소우마가의 저주는 결국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메세지는 바로 저주라는 '나쁜 부분'이 해소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저주를 자신의 일부분으로서 통합하는 성장과정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16.3.28 수정: 코믹스를 끝까지 못봤는데 결국 저주가 풀렸다고 하네요ㅋㅋ)끝에서 괴물고양이로 변신한 쿄우가 도망가려는 것을 유키가 붙잡으며 토오루에게 이렇게 외친다. "혼다씨.. 사실을 말해줘! 네가 생각하는 지금 이 모습을..". 결국 그 자신은 그 자신의 부분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그것은 인간관계에서의 인정을 통해 부단한 과정을 통해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쿄우는. 아니 소우마가의 저주받은 열 세 명은 부모에게서 "과하게 보호받거나 인정하지 않게 되는(모미지쿤)" 상황에 처해 그러한 경험이 부재했다는 것. 그렇다. 소우마가의 진짜 저주는, 저주에 의해 삶이 피폐해지는 것이 아니라 저주를 받아들이는 태도 자체인 것이다.
소우마가의 저주에 걸린 자들의 소외감. 하지만 결국 "눈이 녹아 '봄'이 오듯, 눈은 반드시 녹는다. 그리고 봄이 온다. 소우마가의 눈을 녹인 것은 사실 토오루가 착해서라거나 성녀라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저주를 받아들이며 그로써 인정해주는 인간관계 속에서도 이 저주를 받은 소우마가의 눈은 반드시 녹을 수 있다. 그리고 봄은 온다.
[이관 글. 2013-08-31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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