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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Стиляги(힙스터즈) 리뷰

현정경 2021. 5. 31. 06:08

힙스터즈 (2008) (영화)

이 영화는 페친의 추천으로 알게 되어 보게 되었다. 2008년에 개봉된 영화로, 감독은 발레리 토도로프스키이고 배우들 모두 러시아 배우이다.

영화는 스탈린 사후 2년이 지난 1955년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스탈린 격하운동이 56년부터 있었으므로 아직 스탈린의 영향력이 큰 시대였고 미제의 문화와 제품을 가지고 있는 것조차 탄압하던 시절. 이런 어두침침한 배경과 상관없이 영화 자체는 밝은 뮤지컬을 중심으로 연출한 영화로 마치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 영화같은 그런 느낌으로 만들어져서 러시아영화가 맞나.. 무척 신선한 느낌이다.

주인공은 멜스(Mels). 공산주의청년단의 회원이자 주변 청년들의 문화를 선도하는 일을 하며 파마한 머리를 자르고 미제의 넥타이와 옷과 스타킹을 가위로 싹뚝싹뚝 자르고 다니는 선도부 같은 단체이다.

어느날과 같이 가위를 들고 미제의 문화와 탈선된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힙스타들을 선도중에 폴라라는 여성을 붙잡으려고 따로 떨어진 곳으로 빠지게 된다. 이때 폴라와 마주치고 그녀에게 반하게 된다.

그때부터 폴라를 만나기 위해 이 힙스타 그룹에 끼려고 미제식으로 보이는 짝퉁 국산 넥타이와 힙한 옷과 힙한 머리스타일을 만들고 댄스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국식 이름으로 불리는 문화에 따라 자신을 Mels에서 Mel로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위험을 무릎쓰고 소비에트에서 금지된 악기인 색소폰을 한 선장에게 암암리에 얻게 되고 힙스타들의 파티에서 화려한 무대를 펼치며 그가 반했던 폴라와 결국 사귀게 된다.

하지만 이후 멜스에게 여러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공산주의청년단의 친구의 구애를 거절한 걸 빌미로 멜스의 미제화를 고발하여 그의 탈퇴를 조장하게 된다. 내가 알기로 당시 소비에트에서 공청단은 당원이 되는 출세의 길이기도 할텐데.. 상당히 타격이 큰 문제였을 것이다.

거기에다 폴라가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한 상황에서 집에서 쫒겨난 상황에서 그녀를 받아들이고 함께 결혼해 아이를 키우자고 결심하기도 한다. 그가 배운 색소폰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도 된다. 하지만 그는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폴라와 함께임을 행복해했고 힙스타 그룹에서의 활동에서도 많은 행복을 느꼈다.

모든 것이 안정되고나서 미국으로 떠났던 친구 프레드가 돌아와 반갑게 맞이하게 된다. 프레드는 외교관을 목표로 미국 유학을 갔다오며 그에게 미국 얘기를 해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멜스는 프레드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미국 브로드웨이에 개성은 없었어. 모두 평범했어. 우리가 입고 다녔던 스타일로 브로드웨이 길거리를 다녔다면 정신병원에 입원시켰을거야."

그렇다면 멜스가 꿈꿨던 자유롭고 개개인의 개성이 발현될 수 있는 기회의 땅 아메리카 브로드웨이는 실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영화는 멜스의 충격에 대한 별다른 답을 내지 않고 러시아의 도시 길 거리를 멜스와 힙스타들이 모여 춤과 노래를 부르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이 장면의 메세지는 이곳 마더 로씨아야말로 바로 자유의 상징인 그 브로드웨이이다.. 라고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스탈린 사후 얻어낸 러시아의 자유로운 현대는 바로 우리가 만들었다고 하고 싶었던 것일까?

1955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은 분명 스탈린 사후 미제에 대한 탄압의 강도가 느슨한 시기였기도 하다. 스탈린이 부하린을 미국 문물을 소지한 명목으로 죄를 물어 사형 시킨 걸 떠올려보면.. 스탈린 때라면 이런 플롯으로 영화를 만들지도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감독이 굳이 55년을 배경으로 한 이유가 뭔지 알 것 같다. 자유를 방해하면서도 그 결과가 무시무시한 결과로 일어나는 건 아닌 애매모호한 중간정도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려 한 것 같다.

여러 무거운 자유와 개성에 대한 주제와 상관없이.. 이 영화는 그저 흘러나오는 노래와 춤 그리고 재즈에 흠뻑 취할 수 있는 멋진 영화다. 배우들도 연기를 꽤 잘했다. 왜 이런 영화가 한국에 정식으로 상영되지 않았을까 의아한 부분. 러시아 영화를 많이 본 편은 아닌데.. 유튜브에 풀영상이 있으므로 찾아서 보실 것을 권장한다.

[이관 글. 2020/04/12, 1:47 오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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