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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진월담 월희 리뷰

현정경 2021. 5. 31. 06:13

진월담 월희 1~12화 (OVA)

포스터

게임 월희의 OVA판 [진월담 월희]이다. 원작을 안해본 입장이다보니 평가가 어떻게 갈리는 지 커뮤니티를 보니.. OVA판은 원작과 비교하여 내용을 너무 압축했고 되려 왜곡했다는 악평이 있는 것 같다.

이런 평가들은 일단 차치해두고, 원작게임을 안한 사람으로서 평가해보자면 이 애니메이션은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오프닝 음악과 엔딩곡은 매우 훌륭했다.

오프닝 곡 : Sacred Moon

엔딩곡 輪廻の果てに…

거기에 비극-연애물로써 시키와 알퀘이드의 관계를 매우 매력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스토리의 전개에 있어 호흡이 불안정하다는 느낌이 크다. 시키가 자신의 직사의 마안을 자신의 의지를 갖고 중간보스 네로와 전투를 하게 되는데.. 이 중요한 장면이 싱겁게 처리되었다.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대한 문제는 이 전투장면이 임팩트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 자신의 이능력을 애써 외면해오던 시키가 자기 의지를 갖고 이능력을 이용해 악자를 살해하는 중요한 장면인데도 말이다. 이 시점은 분명 캐릭터의 성장 발판을 보여줄 중간 클라이막스급일텐데 너무 싱겁게 처리해서 좀 아쉬웠다. (원작은 안그랬겠지??)

그리고 시키에 대한 로아의 분노와 경멸이 잘 전달되지 않은 느낌이 있다. 이건 설정오류일까? 그러니까 前시키의 몸을 지배하는 로아가 왜 시키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분노하는 걸까 하는 의문감이랄까? 설명을 들어보면 로아는 육신의 영을 갈아치워서 영생을 얻는데.. 그러면 당연히 前시키는 이미 의식이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이미 육신을 갈아탄 놈이 어째서 또 갈아타려고 하는가... 뭐 최종보스인데도 이런 설명들이 너무 많이 빠진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현재 나로서는 자잘한 것들로.. 몰라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은 같다. 이 느낌은 이런 거다. 예컨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몬테규家와 캐플렛家의 원수같은 관계와 역사를 독자가 구체적으로 알아야 할 이유는 없다. 두 가문이 원수지간인 걸 독자에게 전달이 되면 끝난 거다. 그러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에 빠지는 것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알퀘이드가 어떻게 살아왔고 시키가 어떻게 살아온 사람인지의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문제다. 중요한 건 흡혈귀와 퇴마사가 사랑에 빠진다는 그 과정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 한에서 애니메이션은 비극-연애물로서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알퀘이드 너무 불쌍하고 슬프고 비극적이었어... 그 운명 앞에 무릎꿇은 엔딩의 시키도 너무 불쌍했다... 사람들이 그래서.. 다른 행복한 엔딩을 보고 싶어 게임도 돌려보고 코믹스도 봐보고 그러는 것이 아닐까? 나도 그러고 싶어진다..

다만.. 이런 구체적인 설명들이 필요한 부분이 댕강댕강 편집되는 느낌이 견디기 어려웠다. 다만 시키가 잊혀진 과거를 떠올리는 과정의 호흡은 매우 잘 만들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아쉬운 건 너무 많더라.

게임 월희는 할 계획은 없지만.. 월희 리메이크가 나온다면 그때는 플레이 하고 싶긴 하다. 하지만 나스 이 놈이 거의 10년 이상을 팬들의 기다림을 쌩 까고 있어서... 차라리 유포테이블이 페이트 UBW를 엄청 잘 만들었던 것처럼... 애니 [진월담 월희]를 리메이크 했으면 좋겠다. 나스는 페이트가 워낙 잘팔려서 월희는 거의 안보는 거겠지만.. 그러니까 게임이 아예 안나올 거 같은데 말이지. 애니판을 먼저 내버리면 안될까... 하는 소망을 담으며 [진월담 월희]의 리뷰를 마치는 바이다.

P.S : 아 참. 타입문은 알퀘이드와 같은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두고 페그오나 우려먹고 앉아있냐. 미친색히덜아....

[이관 글. 2020/05/05, 3:02 오전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