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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20년 4월 덕후감. 페르소나5 외

현정경 2021. 5. 31. 06:09

페르소나5 1~6화 (TVA)

페르소나 시리즈에 대해서 사실 나는 잘 모르는 편이다. 게임이 가장 유명하며 옛날부터 많이 들어봤지만 플레이해본 적은 없다. 그럭저럭 볼만하지만 이것이 왜 오랫동안 사랑받은 게임인지는 애니만 봐서는 판단이 안되긴 한다.

어쨌든 페르소나5의 설정은 어떤 개인이 일그러진 욕망을 갖게 될 때 '팰리스'라는 다른 차원의 세계를 통해 발현된다. 마치 하루히의 '폐쇄공간'과 유사하지만 이 공간은 일그러진 욕망이 다른 차원에서 은유적으로 발현되어있는 게 다르다. 가장 처음에 나오는 카모시타 선생은 학교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갖는 체육선생이고 학생들을 억압하고 성추행 하기까지 한다. 이런 카모시타의 팰리스는 학교를 성으로, 자신을 왕으로 은유적으로 발현한다는 설정이다. 이로부터 주인공 괴도단은 이러한 팰리스에 접근할 수 있으며 그 공간에서 소환을 통한 이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여기서 괴도단의 목적은 이 팰리스의 가장 민감한 욕망체인 '보물'을 훔쳐내어 사람을 개심시킨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핵심적인 주인공들의 목표이면서도 스토리를 진부하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엄청난 잘못을 저질러온 가해자가 어느날 괴도단에 의해 개심하여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 뭔가 순서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안드나? 그 반성 역시 피해자의 투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괴도단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대체 반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을 남기게 된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괴도단이 아베의 팰리스에서 보물을 훔쳐 개심하여 한국에 진심어린 사과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피해국의 입장에서 이런 사정을 모두 알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이 진심에서 나왔다고 한들 그 반성을 피해국으로서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의 문제에서 쉽게 대답하게 하지 못한다. 말그대로 발신자의 발신의 유효성이 검증되었다 하더라도 수신자로서 이 요청에 응답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유 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성폭행을 저지른 카모시타가 눈물어린 사죄를 하는 장면을 보며 다들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가해자의 진심어린 반성이 중요한 게 아니라 피해에 대한 복구 그리고 가해자에게 그만한 타격과 보복이 필요하다. 이것은 형사법의 형벌이론에서 형벌을 죄과에 대한 응보로 바라보는 시각과도 관련이 있다. 잘못을 범한 자는 그에 대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페르소나5의 악역들은 괴도단에 의해 개심되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는데.. 괴도단의 의의는 아마도 또 다른 피해자의 양산을 멈춘다는 것 이외는 없는 것 같다. 만약 내가 피해자로서 이를 대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보라.

마기아 레코드 :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외전 10~13화 (TVA)

미후유는 모두가 숙박하고 있는 야치오의 집에 방문하여 이로하에게 "마기우스의 날개"에 들어오라고 권하게 된다. 이때 야치오가 미후유를 보게 되고 여기서 미후유는 이상한 말을 한다.

"또 마법소녀들을 모으는 거야? 너는 상냥하니까.."

이에 대해 야치오는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무언가 야치오가 과거에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마법소녀들을 모아 함께 생활했고 이런 행동은 나중에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일으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가능성도 있다. 미후유와 야치오는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있으며 야치오는 마법소녀를 모아 미후유의 목표와 다른 (혹은 적대적인 목표일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자 의도를 갖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후유가 제안한 "마기우스의 날개"가 왜 마녀해방에 나서야 하고 그 당위성이 뭔지 야치오 외의 마법소녀들을 설득하기 위해 강의에 초대장을 보낸다. 이 사실을 야치오도 인지하였지만 그녀는 동료들에게 "가봐도 좋다"고 얘기를 한다. 이것은 뭐랄까. 야치오는 타인의 의도와 자유의지를 보장하고 싶어한다는 측면도 있겠으나 그가 미후유와 다른 목표를 갖는다는 가능성이 있다면 오히려 야치오가 동료들에게 정황들을 모두 설명하며 납득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더 이상해보인다.

내 생각엔 야치오는 과거에 마법소녀들을 모아 그룹을 형성했으나 배신당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미후유의 "상냥함"이라는 언급에 무게를 둔다면 말이다.

이는 13화를 통해 밝혀지는데 야치오의 동료들은 모두 죽어서 마녀가 되었다. 마치 큐베가 마마마 본작에서 "마법소녀가 성장하면 마녀가 되는 건 당연하잖아?"라는 대사가 떠오르는... 야치오는 다시는 동료를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지만.. 이게 뭔가 와닿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만든 구조를 파괴하는 쪽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물론 야치오의 소원은 "살아남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소원에 갇힌 운명이라면 누가 야치오의 딜레마를 깨줄 수 있을까? 그것이 이로하라고 기대가 되지만 말이다.

한편으로.. 마기아 레코드 시리즈는..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전개를 갖고 있다. 이 작품의 원작 게임은 F4사무라이에서 각본과 원화 등을 담당했는데.. 실력없는 작가임에 분명하다.. 마마마가 원 유명한 우로부치 겐이 쓴거다보니 비교가 너무 되긴 하는데... 가면 갈수록 떡밥을 던지는데 하나도 안궁금하고 욕망이 생기지가 않는다.. 어쩜 이리도 재미없게 시나리오를 전개하는 거지.. 원화가 너무 좋아서 그렇지.. 다른 건 너무 허접해...

Fate/Grand Order -절대마수전선 바빌로니아- 19~21화(완) (TVA)

으음... 가면 갈수록 개판이 나고 있는...걸 느낀다... 갑자기 왜 길가메쉬가 서번트로 나와서 뭐지? 싶었던...;;;ㅁ;;;

아무튼 21화에서 완결되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에 엘키두(사실 엘키두의 육신을 가진 다른 존재이지만 좀 섞여있는 느낌?)가 실컷 배신당하고 나서 여왕에게서 돌아서는 전개는 너무 작위적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 길가메쉬왕과 만나 못했던 얘기도 나누고.. 이것이 브로맨스인가?

아무튼 나스 키노코는 이제 그랜드 오더도 끝났으니 월희 리메이크나 내시죠... 테스트중이라더니 왜 소식이 없냐..

명탐정 코난 277~300화 (TVA)

역시 정주행 중인 코난.. 뭔 말이 필요한?

고독한 미식가 시즌6 1~12(완) (TVA)

사스가 고로상 ㅠㅠㅠ

납골당의 어린왕자 eBook-11권 (라노벨)

초반에 한겨울을 대장으로 하여 만든 난민조직인 '겨울연대'가 이번부터 오랜만에 등장하여 함께 작전을 수행한다. 발전소를 세우고 그 안에서 진지방어를 하는 것이 주된 내용. 그리고 중국군인이었던 (이 시점에서 중국 정부는 그 실체가 무실해진 상황이지만) 장교가 미국을 상대로 백신 치료제를 걸고 협상하려는 씬은 뭐랄까. 솔직히 너무 허접한 전개였다.. 작가의 구상력을 믿는 편이지만 이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조금 실망스러웠던 점.

명일방주 (GAME)

완전 재미지게 하는 게임. 소녀전선도 뭐 한 몇 달은 했는데.. 이번 게임은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클리어하게 디펜스를 해서 미션에 대해 대리지휘가 가능하게 되면 너무 짜릿한 기분은 이로 말하기 어려운 것. 대리지휘가 되면 편안하게 딴짓하며 아이템 줍줍을 할 수가 있다.

스토리는 뭐랄까.. <소녀전선>은 캐릭터성이 부각되어 누가 배신하고 누가 도와주고 이런 것들이 많았다. 즉 캐릭터빨이 무척 컸다는 점. 하지만 <명일방주>는 마치 삼국지, 전국시대 같은 큰 이야기 틀로 캐릭터를 움직인다는 느낌. 즉 용문, 로도스 아일랜드, 리유니온 등의 각 진영의 입장들과 관계들의 내용에 맞춰서 캐릭터들이 움직인다는 느낌이 강하다.

역전재판 1 (GAME)

이번에 스팀에서 1,2,3 합본 패키지가 나와서 결국 질렀다. 불법으로 에뮬 돌려서 게임했던 죄책감과 더불어.. 이 명작 패키지를 저렴한 가격에 한방이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큰 장점이었다.

원화에 대해 리마스터링을 한 것 같다. 깔끔하고 해상도도 크고 아름답다. 무엇보다 더더욱 귀엽고 아름다운 마요이 짜응에 한 번 더 감동...

[이관 글. 2020/04/17, 11:45 오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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