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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공정성과 노력

현정경 2021. 6. 6. 20:57

서론

노력이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관 자체는 무시하기 어려운 소득불평등 문제를 잘 나타낸다. 소득불평등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처하게 되는 커다란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대기업에 있는 나님은 중소기업의 임금보다 높아야 한다는 당위에 써먹는 것에 있다. 즉 임금프리미엄은 능력에 대한 보상이라는 당위로 자리잡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 집착하다보면 어떤이가 그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사람이 지방캠퍼스인지 특별전형으로 들어왔는지 어디 고등학교 출신인지 석졸이면 학부는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무척이나 궁금해한다. 이런 이력은 그사람의 노력이 거짓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상징을 진실된 것으로 지킨다면 공정성이 높어진다고 믿는 듯 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증명이란 것이 결국 SKY대학이라는 좋은 명예와 고소득이라는 좋은 직업을 가질 "자격"에 집중하고 있다는 있다. 일종의 사다리 걷어차기의 하나임을 있다. 자리의 자격을 따지는데에 몰두하는 사람은 그것으로부터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그것은 첫째, 내부에서 취약한 기반을 가진 하위경쟁자를 탈락시킨다. 들째, 자신이 자리에 있었던 것은 공정한 결과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자격"이 무엇을 근거로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그들은 고통을 수반한 노력이라고 답할 것이다.

자격은 고통에 대한 보상이다

정유라의 유명한 캐치프라이즈인 "부모를 원망하라. 돈도 실력이다" 생각해보자. 이들이 말에 분노하는 포인트는 정유라는 고통스러운 노력을 통해 자리에 올라선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있는 같다.

이게 사실이라면 상위권에서 이른바 재능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이중적 태도가 엿보이게 된다. 이들은 원래부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들이는 노력이 고통스러운 아니라 즐거운 과정이었을 있음에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들의 논리대로 이렇게 정의해보자. 공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며 공정한 경쟁이란 고통을 참고 인내해온 이에게 보상을 주는 것이다. 헌데 공부가 고통이 아니라 즐거웠던 사람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이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이 좋은 명예를 얻을 자격이 있는가? 다른 예로 연예인으로서 성공한 이들이 모두 고통스러운 준비생 과정을 거치는 아니다. 또한 재능을 가진 이들은 과정에서 행복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공정성을 진심으로 받아들인다면 고통을 받았을 재능있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격은 사회에 유용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소득은 당연한 보상이다

이와 달리 재능으로 갖춰진 능력이든 노력으로 얻은 능력이든, 이 능력 자체는 사회에 유용함을 주는 것이란 사실에 집중하는 의견도 있다. 따라서 어떤 것이든 능력을 갖추고 발휘하는 이들에게 좋은 명예는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범한 범인(凡人)이 노력을 통해 이들과 가까운 능력을 얻어 좋은 명예를 얻을 있는 길이 있다. 이것이 허용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격을 갖추었다는 것이 곧 사회에 유용함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진정한 공정성이라면 자격을 얻는 과정의 실질성보다는 자격을 가진 이가 자격에 걸맞는 유용함을 사회에 제공하는지에 대한 실질성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봐야 하지 않는가? 예컨대 LH로 입사한 자들은 공정하고 적절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해보자. 하지만 이들은 공익성을 해하고 사익추구에 집중하여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렇듯 자격을 가진 이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더 큰 공해를 끼칠 가능성을 염두하자면 과연 자격을 얻는 공정함이 중요한가 아니면 자격을 가진 이들의 공익성이 중요한가?

결론

결국 이 모두를 정리하여 나의 의견을 보충하자면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모든 노력은 보상되지 않으며 보상기재는 안타깝게도 노력을 기준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노력이라고 말하려고 함으로써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봐야 한다. 그것은 바로 상위권 내부에서 가장 취약한 집단을 공격하여 탈락시키려는 것이다. 그것은 경쟁의 방식이지 이들에게 "공정성"이란 별로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이미 거기에서 탈락된 더 많은 집단들이 지출한 노력들을 무시해도 상관이 없다고 하고 있지 않은가?

둘째, 공익에 이바지해야 할 자격을 가진 이들이 불의를 저지르고 있으나 그것에도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것은 하나의 정당한 지대추구행위로 생각할 수도 있다. LH 직원의 "그럼 너희들도 LH로 들어오든가" 같은 말에 더 큰 모멸감을 갖는 사람들은 나 같이 애초부터 거기에 들어간다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집단보다는 그곳에 갈만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일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결국 이 공정성이라는 말들 속에서 애초부터 관심을 갖지도 않고 거기에 들어간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수많은 패배자들의 목소리가 감춰져 있음을 깨닫자. 나는 그 목소리가 "우리는 패배자가 아니다. 우리는 사회에 일정한 역할을 하며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 역시 대기업의 일을 받아 일하는 외주업체에서 근무하지만 내가 그들의 월급크기를 부러워했을지언정 그들이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똑똑한 머리를 가졌다고 해서 "지도를 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똑똑하다고 해도 마음이 여리면 갑질을 하는 직업에서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이 밑바닥 현장 일도 똑똑한 머리에서 더 커다란 사회적 유용함을 줄 수 있다. 최종적으로 나는 패배자란 그들의 머리속에서만 상상된 관념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나는 그들의 월급이 부럽긴 하더라. #이상한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