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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과 벡터 없이 일상생활 가능? 시사IN의 이 컬럼으로 왈가왈부하는 걸 보다보니 이 모든 문제들은 결국 7차교육 교과목 개정의 문제로 소급되나 싶다. 어쨌든 이 공교육 교과목 개정에 대해 좀 끄적여 보고자 한다.

뭐 미적분이나 벡터 없이도 사회는 잘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을 물론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고통스러운 이 공부를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즉 이것이 가능한 모든 배경에는 모든 학생에게 교과과목을 교욱부가 정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애초부터 수학에 재능이 없으며 자신이 미래에 대해 목표로하는 직업이 그것과 상관이 없을 때 동기부여가 작용할 리 없기 때문에 되려 성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교육부는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의 분기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맞게 과목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려 하였다. [각주:1]

이 자율성이란 학생 스스로가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맞는 역량을 키우도록 장려한다는 측면이 있다. "제7차 수학과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을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즉 학생 중심으로 바라보도록 관점을 전환시켰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 적성,흥미, 필요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할 수 있도록 학생 선택의 자율권을 확대한 점에서는 긍정적인 기여를 하였"다.(황보석(2014, p5)) [각주:2]

이렇듯 수학과목의 개정에는 수학교육의 전문가들의 노력과 숙고가 있어보인다. 물론 7차교육개정으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고 이 문제에 대한 연구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미적분 당연 필요하지. 벡터 당삼 필수다! 하는 논리들은 별로 들을 가치가 없는 것 같다. 애초부터 계속되어온 교과목 개정의 목적이 학습자의 입장에 서서 자율성과 진로역량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개정되면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문제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학교 가서 선형대수를 기초부터 공부하는 시간을 따로 내야한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은 대학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정일 뿐이다. 공교육제도는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목을 정하고 그로 인한 편익과 기회비용들이 당연히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지들이 알아서 정하는 대학보다 공교육에서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되는 것이 진실인 것이다.

이렇게 치러지는 비용은 어찌보면 사실 본래 대학이 치뤄야 했던 비용일 수도 있다. 여태껏 그로 인해 개개의 대학들이 자기들의 전공교과제도를 편성할 때 이득을 봐왔다고 하면 어떨까? 어떤가. 그렇다면 까짓거 기초선대과목을 늘리고 다른 필수과목을 삭제하면 되지 않는가.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 비용은 치를만하지 않을까.

 

  1. 이화영. (2021).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수학 선택과목 운영 현황 분석 연구. 학교수학, 23(1), 169-187. [본문으로]
  2. 황보석. (2014). [2009 개정 교육과정] 에서 이동 및 삭제된 단원에 관한 연구-고등학교 수학을 중심으로 (Doctoral dissertation, 한양대학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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