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페르소나3 리로드(이하 P3RE)는 원작인 페르소나3(이하 P3)의 리메이크 게임이다. P3를 해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지만 그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며 플레이를 시작했던 것은 사실이다. 워낙 오래된 게임이기도 해서 원작을 하기 어려웠던 이들에게는 P3RE가 좋은 기회일 것이다.
나는 P3를 한적은 없으나 그 이후의 시리즈 페르소나4, 페르소나5(이하 P4, P5)를 했던 측면에서 이들과 이번 P3RE를 비교해 볼수는 있을 것 같다. 일단 총공격이라는 시스템은 건재하였고 연출도 훌륭했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먼지구름이 끼며 여러 명이 우당탕탕 하며 다구리(?)를 치는 느낌을 주는 P4의 총공격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다. P3RE는 바로 그 P4의 느낌을 잘 유지한 거 같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친숙도를 올려 연애를 할 수 있는 점도 그대로여서 좋았다. 관련하여 특별과외활동부 외의 조연들과 연애가 될 수 있었던 점이 기억에 남았다. 내 기억으로 P4와 P5에서는 조연과 연애가 가능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특이하다는 것. 물론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여러 명에게 프로포즈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기억에 남은 조연은 바로 학생회 임원인 후치미 치히로이다. 그녀가 바로 P4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주인공들을 안내했던 학생회장이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로웠다. P3RE에서 남성공포증과 내성적인 자신을 극복하려고 엄청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나도 응원했던 인물인데.. 와.. 결국 그녀는 성장하여 학생회장까지 한 것이었구나 하며 감동했다.
전투시스템의 경우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P3은 해본적 없지만 영상으로 보니 전투씬은 P4보다 퀄리티가 많이 떨어져보였다. 그림체도 그렇고 기술력의 차이가 심하기 때문인듯..
어쨌든 P3RE는 최근에 제작된 게임답게 P5만큼 전투씬이 화려하다. 이중에 특히 테우르기아라는 시스템이 압권이다. 특정 게이지가 쌓이면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라 볼 수 있는데 그 장면이 매우 화려하고 눈요깃거리를 한다. (아래의 유튜브 영상에서 확인해보자)
P4, P5가 동료애가 매우 포근하고 따뜻한 우애가 느껴지는데, 특히 이들 시리즈는 개개인의 성장통은 있을지언정 갈등과 불화는 거의 나오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P3RE는 불화와 의심과 공학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특히 준페이의 주인공에 대한 시기심을 비추는 장면 그리고 유카리의 미츠루에 대한 의심 그리고 서로에게 잘잘못이 얽혀있는 관계 등등 인간관계의 불화가 상당히 심하다. 물론 그로 인한 극복들과 화해 과정 그리고 이를 통한 성장을 잘 보여주어서 오히려 P4, P5보다 인간관계를 훌륭한 방식으로 소화했다고 평가하고싶다. 물론 기분은 좀 더럽긴 하고 호불호가 있을 듯 하다.
이것 때문에 P4, P5가 불화를 통한 극복보다는 개개인의 성장통에 중점을 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는 P4, P5의 인간관계 전개방식이 더 좋다.
※ 이 블록은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
...
특히나 가장 충격적인 것은 엔딩이었다. 주인공 리더의 죽음으로 결말이 나기 때문이다. 거기에서 기억을 되찾은 특별과외활동부 동료들이 학교 옥상으로 올라오는데, 그들이 모두 즐거운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이 결말은 상당히 우울하고 슬픈 장면이 되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웃으며 올라온 동료들과 아이기스의 희미한 미소를 띈 분위기들 때문인지
"주인공이 죽은게 맞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긴 했다. 너무 헷갈리게 연출했다는 생각이다. 나라면 마지막 장면을 만나서 반가워하는 동료들이 아니라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의 죽음에 숙연해지는 장면과 함께 끝을 냈을 것 같다. 이렇게까지 안하면 어느 게이머가 주인공의 죽음을 잘 받아들이겠는가? 적절한 "애도" 방식이 아니었다는 생각. 다분히 게이머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 하는 의문.
어쨌든 주인공의 죽음을 암시하는 장치들이 계속 나타났긴 했다.
- 3월 장면이 시작할 때부터 주인공 스스로가 자신을 창백하다고 하거나 피곤하다고 계속 말한다.
- 유저에게 눈을 감겠습니까?하고 묻는 대화창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주인공은 데스를 봉인하면서 목숨을 맞바꾸는 희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특별과외활동부와의 약속의 날(졸업식에 옥상에서 만나자)을 위해 목숨을 힘겹게 부지했다는 설명이 맞을 것 같다.
P4와 P5는 주인공이 잠깐 1년 생활을 하다가 떠나게 되는 엔딩이 전통적이었는데.. P3RE의 엔딩은 이랬구나 싶었다. 페르소나 시리즈를 통틀어 이 정도로 우울한 엔딩이 있었나 싶었다. P4, P5는 주인공이 결국 다시 전학을 가는 것이니 살아있는 거고 결국 후일담을 통해 다시 동네에 놀러와서 그때 동료들과 다시 화목한 시간을 보내는 그런 후일담이 보통인데.. P3RE는 아예 그런게 불가능하잖아...
엔딩 이후 이어지는 곡 "너의 기억"이 특히 명곡이다. P3RE가 나오기 전부터 좋은 노래네 하며 들어왔긴 하지만 이렇게 게임을 통해 얻은 맥락으로 다시 들으니 그냥 좋은 노래가 아니라 너무 슬픈 노래였다.
-끝-
'덕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던전밥 애니메이션 1기 후기 (0) | 2024.07.27 |
---|---|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3기 간단 후기 (2) | 2024.07.21 |
용과 같이 7 외전 이름을 지운 자 후기 (0) | 2024.04.17 |
약사의 혼잣말 후기 (1) | 2024.01.27 |
사이코패스 프로비던스 후기 (0) | 2024.01.27 |
- Total
- Today
- Yesterday
- 자동분류
- 뒤메닐
- 초속5센티미터
- 신카이마코토
- 내청코
- 외톨이더락
- 이윤율
- 오블완
- 넷플릭스
- 덕후감
- 인공지능
- 가족임금
- 엘스터
- 가사노동
- 에릭올린라이트
- 잉여가치
- 라멘아카네코
- 논문읽기
- 전형문제
- 여성주의
- 노동력
- 암호화폐
- 생산력우위태제
- 셜록홈즈
- 여성혐오
- 시점간단일체계
- 시로바코
- 티스토리챌린지
- 코헨
- 살상무기지원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