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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밥 1기 1~24화(완) (Netflix)
레드 드래곤에 먹힌 여동생 파린을 구하기 위한 모험가 라이오스와 파티 동료들의 분투기로 보이지만. 이미 짐들은 다 던전에 둔 상태로 바깥에서 소생된 상태였고 이런 이유로 돈과 여비라곤 전멸한 상태라 식료품을 준비할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하여 라이오스는 던전에서 현장조달하며 내려간다는 각오로 내려간다. 서두르지 않으면 여동생이 소화가 되어버려 소생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마물을 맛있게 요리해서 먹는 것이 주
이런 상황 때문에 현지의 마물을 잡아서 식사 대신 섭취하며 던전 지하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는 전략으로 가게 된다. 이게 이 작품의 묘미이다.
다양한 종류의 마물을 잡아서 멱을 따고(?) 세척하고(?) 털을 뽑고(?) 도려내고(?) 슬라이스하여(?) 맛있게(?) 먹는 것이 각 화들의 중심적인 이야기이다. 이 라이오스란 놈이 대체 여동생을 구출하는 것이 목적인지 마물을 맛있게 먹는 생활을 즐기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하여 나의 경우 이 작품의 끝까지 보면서 라이오스란 놈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이 캐릭터는 그냥 상식선에서 이해될 수 있는 놈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그에 비해 다른 파티원인 마르실이나 칠책, 센시 등은 인간미도 넘치고 그에 상응하는 인간적 맥락과 과거를 가지고 있다.
※ 이 블록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었으므로 주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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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린에 대한 마르실의 그리움 그리고 친구라는 맥락 더더군다나 파린에 대한 자신의 존경심 등이 구출의 명분을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다.
칠책은 성격이 모나 보이긴 하더라도 동료를 잘 챙기는 녀석이기도 하고 거리를 두는 것 같더라도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프리랜서(?)라는 정체성은 어쩔 수 없더라도 이만하면 이미 "동료"로써 좋은 녀석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센시의 경우 이 파티에 동행자로서 합류한 성격이 있지만 나중에 라이오스의 그리핀 고기에 대한 궈유로 과거에 매여있던 그리핀 공포증을 치유하면서 소속감을 갖게 되었다고 본다.
... 그런데 라이오스는 이 파티원들의 맥락과 비교하면 인간적 속성이 누락된 놈이고 완전히 쾌락주의적인 놈이라고 생각한다. 여동생이라는 이유는 단지 수단에 불과한 것 아닌지...?
이런 놈이... 던전을 장악하게 될 것이니... 왕이... 될거라고...???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라이오스란 인물에 대한 그 대단함과 성품을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 상당히 무리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나의 경우 카블루가 계속 라이오스란 인물에 의구심을 갖는 태도에 오히려 동감이 들었기도 하다.
어쨌든 1기가 마무리 되면서 느꼈던 의구심은 몇 가지.
- 던전 관리자 "광란의 마법사"의 정체가 많은 부분 해소되지 않은 점.
- 던전이란 이 작품 안에서도 미스테리가 많다는 설정.
- 드래곤으로 영혼도 섞였을 파린은 과연 그 해방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 것.
이런 것들을 다 재쳐둔다면 이 작품의 주는 결국 마물을 요리하고 그것을 맛있게 먹는 것에 있다. 뭔가 요리를 제작하고 맛있게 먹는 과정 전체가 "이것이 중세다!" 같은 느낌이라 요리가 맛있게 보인다기보다는 왜 저런걸.,? 하며 마르실과 같은 표정이 되어 있더라.
나는 애니메이션을 볼 때 뭔가를 먹으면서 보는 편인데.. 이 던전밥은 도무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다른 분들은 과연 어떠실지,,,?!
다음으로 이 작품을 보며 몇 가지 의문들을 주욱 나열해보고자 한다.
마물이란 무엇인가?
무엇보다 이 작품을 보면서 "마물"이란 무엇인가 하는 진지한 고찰을 해본 바 있다. 마물이란 단백질에서 오랫동안 진화된 동물계와 달리 마법적인 원인에 의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생물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마물이나 마족 계통의 생물이 죽으면 "사라진다"는 설정은 이미 익숙할 것이다. 최근의 사례로 [장송의 프리렌]에서도 마족이 죽으면 사라진다는 설정을 봤다면 잘 알 것이다. 즉 마물이 죽으면 사체가 된다는 건 애초부터 마물이라기보다는 별도의 생물이라고 보는게 바람직한 것 아닌지? "광란의 마법사"가 단백질 덩어리로 드래곤을 만든걸 생각해보면 이것은 마물이 아니라 사실상 "사역마"에 가까운 것이 아닐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마물이라는 작위성
마물의 약점을 잡고 쓰러뜨리는 전투씬들은 대체로 훌륭한 편이지만 약점을 알게 되는 경위들에서 왠지 모를 작위감이 많이 느껴져서 작품에 대한 집중을 방해하더라. 일반적으로 RPG 계열들이 마물 상대를 중심으로 하진 않는 편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아무래도 마물이라는 건 창작물의 작가가 탄생시키는 상상의 생물이기 때문에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하여 작위성을 완전히 벗어나긴 어렵다. 그냥 마물이 아니라 짐승으로 생각하면 편하다.
던전이란 무엇인가?
던전이란 무엇일까? 그냥 기성세대로서 보자면 옛날 RPG게임을 즐기면서 던전이란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말하는게 맞을거다. RPG게임에서 레벨업 기회로서 던전은 없어서는 안될 성격이었다. 하지만 그 던전이 자체적으로 생태계를 유지한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 적이 없다. 대부분 게임에서 마주했던 것은 이미 폐쇄된 성곽이나 지하 성곽 정도이고 생물보다는 마물과 유령이 서식하는 곳 정도의 의미이고 숨겨진 고대 유물과 아이템을 찾는 과정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던전은 말그대로 폐쇄되어 사람이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유뮬이다. 게다가 지하 공간이란 사람뿐 아니라 동식물도 원래 살기 어려운 곳이다. 전쟁 등의 이유로 사람들이 지하 마을에서 사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지.. 이런 폐쇄된 공간이 생태계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예컨대 옛날 사람들이 살던 지하공간 혹은 지하마을을 우연히 발굴하는 뉴스들을 떠올려 보라. 관련 영상으로 지하공간을 보다보면 동식물은 온데간데 없다. 당연하다. 사람의 주거나 이동도 없다면 동물도 식물도 그럴 수 없는 거다.
내가 지적한 이 이유 때문인지.. 최근 들어 "던전"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도록 "인위적"으로 누군가에 의해 관리되어 운영된다는 설정들이 갖가지 이세계 판타지물들에 굳어지는 추세인듯 하다. 이 던전밥의 최종보스로 보이는 "광란의 마법사"가 바로 던전의 건설자이자 운영/유지보수/관리자이기도 하다. 이런 식의 설정들이 추가되면서 억측들과 작위성이 많아지면서 결국 과설정을 부추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말그대로 중세 판타지물들이 괴상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제 중세 판타지물도 한계로 치달은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이런 의구심은 최근에 보았던 애니메이션 [던전 관리인]으로 더더욱 높아졌다. 이 작품은 "던전에 생태계가 있다는 것은 결국 관리자와 관리스탭이 존재하는 거다"라는 생각에 의해 상상력이 극에 달한 작품이다.
결론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은 확실히 재밌다. 재밌지만... 이런 파국도 적응이 되면 그럭저럭 흥미로운 일임에 분명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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