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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고전학파의 전통은 가치를 투하노동량으로 간주한다. 마르크스 역시 이와 같은 전통에 기초한다. 물론 마르크스경제학 내부에서는 노동량을 정의함에 있어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추상노동접근, 또 하나는 투하노동접근으로 분류된다.

물론 둘 모두는 관측가능한 변수로 구성할 수 있다. 예컨대 투하노동은 실제 생산에 투입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으로 규정된다. 또한 추상노동의 경우는 노동의 화폐적 표현을 먼저 거시적 집계치로 정의한 후 규정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추상노동은 1)가격텀이 고려되어 있으며 2)이런 조건에서는 결국 화폐적 표현이 안정적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안정적이라는 조건이 충족된다 해도 화폐적 표현은 거시적 변수이므로, 미시적인 접근인 부문마다의 노동생산성을 식별하는 데는 그 유연성이 무척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노동량을 투하노동접근에 기초한다. 그렇다면 노동생산성이란 투하노동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정의되므로 투하노동량은 노동생산성의 척도로 간주할 수 있다.[각주:1]

가치가 투하노동이라고 간주한다면, 가치는 노동생산성과 반대로 움직일 것이다. 물론 추상노동접근에서는 이를 부가가치 생산성으로 규정할 수 있다. [각주:2]

나는 여기서 선형생산모형이 노동생산성의 정의와 일치함을 보이고 싶다.

예컨대 주류적인 방법은 부가가치를 직접노동량으로 나누는 방식을 채택한다. 그러나 마르크스경제학적 의미에서 노동생산성은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노동량 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 투하된 노동량까지 모두 계산해야만 한다.[각주:3] 이러한 정의는 스라피언인 파시네티(1973)[각주:4]가 "수직적 통합 노동계수 Vertically Integrated Labor Coefficient"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 물론 이는 마르크스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선형생산모형의 가치의 정의와 같다. 오키시오 역시 선형생산모형은 노동생산성의 척도로 정의하기도 한다.[각주:5] 그러므로 우리는 이 가치의 역수가 노동생산성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선형생산모형이 노동생산성이라는 정의에 얼마나 부합하는 지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Model

먼저 행렬 $A$를 분해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하자. 그렇다면 이 경제에서 모든 기업들에서 생산된 생산물은 자본재로서의 역할을 빠짐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상품 $i$를 생산하는 직접노동량 $l_{i}$가 한 단위 감소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이 절대가치의 감소를 야기한다는 것을 보일 수 있다. 예컨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치방정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lambda_{i}=\sum^{n}_{j=1}(\lambda_{i}a_{ij})+l_{i},$    $i=1,2,...,n$

여기서 직접노동량 $l_{i}$에 대해 미분하면 다음과 같은 식을 얻는다.

$\frac{\partial{\lambda_{i}}}{\partial{l_{i}}}=\sum^{n}_{j=1}a_{ij}\frac{\partial{\lambda_{j}}}{\partial{l_{i}}}+\delta_{j}$[각주:6]

여기서 $\delta_{j}$(델타)는 $l_{i}$에 대해 미분된 노동량이므로 당연히 $i$에서는 미분하면 1이 되고, 그 외에는 모두 0이 되니까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delta_{j}=\left\{\begin{matrix}0~~\mathrm{if}~i\neq{j}\\1~~\mathrm{if}~i=j\end{matrix}\right.$

이를 행렬형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아진다.

(1) $\frac{\partial{\Lambda}}{\partial{l_{i}}}=\frac{\partial{\lambda}}{\partial{l_{i}}}A+k_{\delta}$

여기서 $k_{\delta}$는 크로네커의 델타를 그 성분으로 하는 행벡터 $(\delta_{1i},\delta_{2i},...,\delta_{ni})$이며 위에서 정의한 것과 같이 $i$에서는 1이고 나머지 모든 원소는 0이다.[각주:7]">https://ko.wikipedia.org/wiki/크로네커_델타[/footnote]

이제 양(+)의 산출벡터 $x$를 (1)식의 뒤에서 곱해주면

(1)' $\frac{\partial{\Lambda}}{\partial{l_{i}}}x=\frac{\partial{\lambda}}{\partial{l_{i}}}Ax+k_{\delta}x$

그렇다면 산출벡터 $x$는 어떻게 정의되는가?

(2) $x=Ax+f$

$A$가 분해불가능하므로 페론-프로베니우스 정리에 의해 $f$에 대응되는 양(+)의 벡터 $x$가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여기서 $f$는 어떤 $m$ 번째 성분만 1이고 다른 모두는 0이라고 정의되는데, 이 $m$을 모든 $m=1,2,...,n$에 대해 산출방정식을 푼다면 어떤 기업에서 산출량 한 단위가 증가할 때 이것이 직접노동량, 즉 '고용'을 유발하는 모든 파급효과를 계산할 수 있다.[각주:8]

이제 (2)식의 앞에 $\frac{\partial{\Lambda}}{\partial{l_{i}}}$를 곱해주도록 하자.

(2)' $\frac{\partial{\Lambda}}{\partial{l_{i}}}x=\frac{\partial{\Lambda}}{\partial{l_{i}}}\left(Ax+f\right)$

이제 (1)'과 (2)'. 두 개의 식의 공통된 항을 제거하면 다음의 식을 얻는다.

$k_{\delta}x=\frac{\partial{\Lambda}}{\partial{l_{i}}}f$

$k_{\delta}$와 $f$는 각각 $i$ 번째 성분과 $m$ 번째 성분만 1이고 나머지는 모두 0이라고 정의되므로

$k_{\delta}x=x_{i}$

그리고

$\frac{\partial{\Lambda}}{\partial{l_{i}}}f=\frac{\partial{\lambda_{m}}}{\partial{l_{i}}}$

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x>0$이라는 것은 모든 $m$에 관해 다음이 성립함을 알 수 있다.

$\frac{\partial{\lambda_{m}}}{\partial{l_{i}}}>0$

정리하자면, 직접노동량 $l_{i}$와 모든 절대가치 $\lambda_{m},m=1,2,...,n$은 같은 방향으로 변화한다는 것이고, 이런 조건에서 가치의 역수가 증가하는 것은 노동생산성이 증가한 것이 되는 것이다.

결론

물론 위의 증명은 엄밀한 증명은 아니고 모리시마의 증명을 내가 임의로 축소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선형생산모형이 왜 노동생산성으로 정의되는가에 대해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일단 이는 노동생산성의 정의와 부합한다는 관점을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이것이 부가가치 생산성의 정의와 비교하여 어떤 장점을 보여주는가를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첫째로, 가격텀의 영향을 최대한 축소한 선형생산모형의 노동생산성 정의는 실제 현장의 실물적인 생산성과 금융적 요인, 시장지배적 요인, 화폐적 요인을 분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을 수 있다.[각주:9]

둘째로 파급효과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설비투자가 증가하면 이때는 부가가치와 함께 직접노동량도 증가할 것이고, 부가가치 생산성은 차원이 (원/명)이 되므로 이에 따른 노동생산성의 효과가 과장될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선형생산모형의 정의에서는 한 산업에서의 설비투자의 중가는 다른 산업에의 파급효과까지 고려할 수 있으므로 부가가치가 증가했다 하더라도 연관관계가 미미하다면 생산성이 증가했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노동량의 절감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는 것이 된다.

이와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선형생산모형은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노동생산성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제약조건의 단점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관 글. 2016-10-03 작성]

  1. 류동민, & 최한주. "투입-산출데이터를 이용한 가격과 노동생산성의 관계분석.". pp96. 경제학연구 53.3 (2005): 95-120. [본문으로]
  2. 현정경. "기술변화 시 화폐가치의 변동". [본문으로]
  3. 류동민. "정치경제학의 최근 동향.". pp272.한국경제발전학회 학술대회자료집 2013 (2013): 57-68. [본문으로]
  4. Pasinetti, Luigi L. "THE NOTION OF VERTICAL INTEGRATION IN ECONOMIC ANALYSIS (*)." Metroeconomica 25.1 (1973): 1-29. [본문으로]
  5. 置塩信雄. "資本制経済の基礎理論." 1979 年, 創文社 (1965). [본문으로]
  6. Morishima, Michio. Marx's economics: a dual theory of value and growth. CUP Archive, 1973.(국역판:맑스의 경제학. 류동민 역. p60. 나남출판사). [본문으로]
  7. 위키백과. 크로네커 델타 페이지 참조. 링크 [본문으로]
  8. 김병욱. "산업연관분석 방법". p30. 킴스정보전략연구소. [본문으로]
  9. 류동민. "정치경제학의 최근 동향.". pp276.한국경제발전학회 학술대회자료집 2013 (2013): 57-6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