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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하자드(플랫폼:세가새턴/플레이스테이션, 연도:1996, 제작:CAPCOM)

세가새턴으로 나왔던 바이오하자드의 표지

여러 플랫폼으로 나왔던 명작

내가 이 게임을 처음 플레이했던 건 세가새턴이었다.

새턴의 모습. 패드가 격투게임을 하기에 매우 좋았던 기억이 난다.

딴소리를 잠깐 하자면 그 당시에 프리볼트란게 있었겠나. 일본 제품인 세가새턴은 일본규격 100v 짜리였다. 국내 정발이면 220v로 바꿔서 발매하겠지만 당시 일본 플랫폼들은 다 보따리 장수들이 일본에서 불법으로 공수해와 용산에서 판매하던게 대부분이었다. 하여 당시에 이런 게임기를 플레이 하려면 우리나라 과거의 규격이었던 110v로라도 변환해주는 변압기를 써서 플레이 해야했다.

220v to 110v 변압기의 모습. 무식하게 생겼고 무거웠다. 이런 큰놈을 낑낑대서 다락방에서 꺼내서 게임기에 연결해서 플레이했었다. 추억~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바이오하자드는 플레이스테이션1으로도 나왔고 PC판으로도 나왔다. 제작사 캡콤이 비교적 다양한 플랫폼에 게임을 발매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새턴과 플스의 CPU 명령어셋은 달라 이식이 어려웠을텐데.. 아무튼 그래서 새턴에서도 이 게임을 했고 플스르는 디렉터즈 컷 듀얼쇼크 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이번에 정주행했던 버전은 PS1 디렉터즈 컷이다.

기대 없이 제작된 저예산 게임, 은근히 소문이 퍼져 유명해진 게임

당시 국내 게임잡지에서도 자그마한 박스로 언급된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그만큼 캡콤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저예산으로 만든 게임이라고 한다. 그렇게 조용히 발매된 감이 없지 않았는데..

너도나도 플레이해본 게이머들 사이에서 은근하게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공포게임 하면 치를 떠는 나조차도 시작했던 게임인 거다.

영화 레지던트 이블의 포스터. "레지던트 이블"은 바이오하자드 게임의 북미판 제목이다

그렇게 전설 아닌 레전드로 시작되어 이젠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라는 영화까지 나올 판이 되어 엄청난 수익을 내는 시리즈로 거듭난 것이다.

미카미 신지의 저력을 증명했던 극도의 공포게임, 전체 시리즈를 통틀어 공포력 상위

확실히 바이오하자드 7이 나왔던 시기까지는 바이오하자드의 공포력이랄까. 무서움 정도로 따져보면 1은 항상 상위권이었다. 아무래도 공포게임의 명장이 된 미카미 신지가 감독을 했고 그는 이 게임으로 능력을 충분히 증명했기 때문.

이 게임을 통해 공포게임의 거장이 된 미카미 신지 감독

어쨌든 당시 청소년이었던 나는 어둠속에 나홀로나 둠조차도 하다가 포기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게 소문이 무성해지니 너무 궁금했던 거다. 그래서 플레이했는데.. 정말 무서웠다.

뭐든 두려운 청소년 시절을 지나 이제는 밤늦은 시간에 바깥 화장실도 혼자 갈 줄 아는 중년 아저씨가 되었다. 해서 다시 이 게임을 정주행을 해봤지만.. 역시 그때만큼 무서웠다... 처음은 질을 가지고 플레이했는데 7시간 넘게 플레이했다. 많이 머뭇거렸던 것이다 ㅠㅠ 흙흙

난이도

일단 크리스와 질 두 사람을 선택해서 별개의 스토리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나는 질로 플레이했는데 두 사람의 큰 차이는 체력과 순발력인 것 같다. 크리스가 조준도 빠르고 체력도 월등하다. 다만 아이템 박스가 크리스는 두 칸 작고 그레네이드 건도 불가한 방식으로 두 캐릭터 간 밸런스를 맞추었고 각각의 독특한 재미를 느끼도록 하였다.

진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화들짝 놀랐었던 첫 좀비의 모습. 친구가 초반에 마음을 먹으라고 주의를 주긴 햇지만 그래도 정말 놀랐었다...
캘베로스의 깜짝이벤트. 여기서 진짜 처음 하던 시절엔 심장이 진짜 벌렁 했다니깐.

이런 걸 생각해보면 공포게임으로서 뿐만 아니라 밸런스도 이렇듯 잘 기획되어있어 이런 넘사벽 명작이 된 거구나 싶었다. 하지만 크리스가 훨씬 더 어렵다. 아이템박스가 질보다 2칸 적은 건 치명적이기도 하고.. 뭔가 질이 체력도 떨어지고 순발력도 떨어지긴 하지만 그레네이드건도 주고 아이템박스도 많아 전체 게임이 훨씬 수월한 느낌이다.

게임 시작 시 질 or 크리스를 선택하여 플레이할 수 있다. 진행루트나 스토리도 약간 달라 게임이 2개인 셈(개꿀)

이런 이유로 나와 같이 오랜만에 해보는 경우라든가 첫 입문자라면 질을 먼저 플레이할 것을 추천한다. 난이도도 노말로 해도 해볼만한 수준이다. 공포감은 난이도마다 별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초반에는 그냥 플레이하다가.. 너무 무섭고 어려워서 공략을 보고했는데 아기좀비 블로그를 참고했고 매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감사한다.

마치며

오랜만에 해보면서 확실히 명작은 명작이구나 싶었던 시리즈. 추억팔이도 하며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크리스까지 플레이할까 싶지만 더는 무서워서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