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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철학서들이 문장 사이에 긴 대시(긴 줄표, )를 자주 사용한다. 이는 추가적인 정보를 기록하는 괄호이자 주석 같은 것인데.. 이게 짧으면 모르겠지만 굉장히 길게 써놓으면 읽는 맥을 놓치게 되는 단점이 있다.

예시로 다음을 보도록 하자.

'사회주의적 생산양식'이라는 관념은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공산주의 ―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자본주의는 이미 이 공산주의라는 대안의 조건들을 예비하고 있다 ― 라는 마르크스의 표상과는 완전히 모순된다.
(에티엔 발리바르. (2018). [마르크스의 철학.] p243. 배세진 번역. 도서출판 오월의봄.)

자. 나는 어느날 궁금해진거다. 보통 다들 이런 문장을 읽을 때 어떻게 읽을까 하는 것. 그리고 평소 이걸 다 읽는 편인지도 궁금하다.

나의 경우 보통 대시 안은 읽지 않는 편이다. 나는 세심하게 읽는 것의 이득보다는 맥을 놓치지 않는 이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이다. 그래서 보통 대시는 내게 방해물이다.

보통은.. 그런데... 아차. 그 문장 세심하게 봐야했네 하는 순간이 있음. 이런 경우 대시 안의 문장은 겁나 길다ㄷㄷ 힘듦.. 그렇게.. 읽어야 할 순간에는 다음과 같이 읽는다. 위의 인용한 예시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먼저 대시가 시작되는 "공산주의"를 읽지않고 손가락을 짚어둔다 → 바로 대시 안을 읽어나간다 → 그 뒤 대시가 끝나는 "라는.."에 다른 손가락을 짚은 후 → "예비하고 있다"를 "예비하고 있다...고 하는"이라고 바꿔 읽은 후 → 대시가 시작되는 부분으로 돌아가서 "공산주의..라는"으로 이어 말하고 → 이제 뒤를 읽고 끝을 낸다.

헉헉..

내 생각에 긴 대시는 악마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함. 그냥 각주를 달아줬으면 싶은데.. 원작자들이 저렇게 작성한 것이라면 번역자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할테니 그러려니 한다. 어쨌든 나는 읽는 사람에게는 이득이 별로 없지만 쓰는 이에겐 편의성이라는 이득이 더 큰 악랄한 작성법이라고 생각한다. 각주로 써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