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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골당의 어린왕자 1 (장르소설)
우연히 알게 되어 보게 된 조아라 노블레스에서 연재되었던 인터넷 소설을 책으로 만든 한국의 퉁구스카라는 작가의 작품이다.
일단 스토리는 매우 평범한 내용을 담는다. 때는 미래시대이며 이 시대에는 '사후보험'이라는 제도가 존재한다. 노년이 되어 더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사후보험을 통해 뇌를 신체에서 빼내어 가상현실의 세계에서 뇌가 모든 기능을 다할 때까지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를 이용하여 어리고 건강한 육체를 구매하여 육체를 판매한 사람은 가상현실에서 살고 구매자는 그 육체에 뇌를 옮기는 불법적인 거래가 있기도 하다. 그것이 이 소설의 주인공 한겨울의 운명이었다. 과거에 자식을 한 명 부잣집에 팔아넘겨 생계를 유지했었던 일이 빈번하게 있었다고 하는데 이 미래시대에는 뇌 이동에 대한 기술의 발달로 인해 그와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 한겨울은 세계가 좀비 바이러스에 의해 멸망되어가는 미국의 한 난민수용소에서 살아가는 세계관을 선택하여 플레이하는데, 이는 이미 뇌가 적출되어 판매가 이루어진 후로 추측된다. 거기서 일종의 게임방송을 통해 가상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공개하고 있다.
한겨울은 자신이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팔려나갔다는 자각, 그리고 그것은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한다는 태제에 의한 것이었다. 겨울은 그러한 태제에 반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반감이 여러모로 가상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그는 대소사를 가리지 않고 누군가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면 그것을 가리지 않고 구하기 위해 뛰어들기도 한다.
여러모로 액션에 대한 서술도 매우 긴장감있게 담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작가가 쓴 것이니 총기에 대한 지식, 군대 통신용어 등 구체적인 것들에 대해 잘 묘사되고 있다. 다만 소설 중간중간에 일종의 미래 세계관이나 설정들에 대한 설명들이 붙어있는데 사실 이걸 읽지 않아도 작품에 설정들이 잘 녹아있긴 하다. 그 정도로 잘 쓴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직 1권 수준이라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약간의 의문도 있다. 겨울은 뇌가 적출되었고 가상현실에서 대소사에 대한 반감을 갖으며 게임을 진행한다. 게임방송 시청자들이 그에게 요구하는 퀘스트는 당연히 폭력과 섹스라는 단순한 본능 충족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은 그들의 그런 말에 머뭇거린다. 그가 청소년이라는 입장은 알긴 하지만 왜 그는 그것에 머뭇거리는 걸까. 그가 가상현실에서 왜 혹독한 세계관을 선택하여 게임을 플레이하는가.
이러한 의문들이 별다른 가치관이 없다고 한다면 굉장히 실망스러운 것이라겠다. 그럴바엔 게임방송을 보는 것이 낫겠지. 소설적 완성도는 매우 좋다. 다만 나는 한겨울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그것을 실현하려 하는지 너무 불투명하다는 것이 불만이기도 하다.
카시노키 미대의 기묘한 주민 (라노벨)
소심한 성격에 교우관계도 어색해하는 나가하라 아자미라는 입체조형학과 대학생을 1인칭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그러다가 같은 학과동료인 카지야 나나이의 조형물 작품이 찌그러지는 사고가 터지게 되고 다른 학우들이 아자미를 범인으로 의심하는 상황이 된다. 소심한 아자미는 그에 대해 어떤 말도 못하고 안절부절 못해 되려 학우들의 의심만 더 사게 된다. 그때 타치바나 신이치라는 대학원생을 알게 되고 그가 나서서 범인을 찾아준다... 는 식으로 내용이 시작되고 이 사건의 중심인물이던 아자미, 나나이를 타치바나가 자신의 부로 끌어들이게 되어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본의 대학은 대학원생도 부활동을 하나보다. 어쨌든 소설은 뭐랄까. 일단 아자미라는 소심한 여학생에게서 느낀 공감에서부터 좀 끌리긴 했다. 나의 청소년기는 지금의 나와 달리 매우 소심하고 얘기도 잘 못하는 그런 놈이었다보니.. 여러모로 작가 역시 그런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며 매우 그 감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단지.. 타치바나는 그냥 감정이 희노애락(喜怒愛樂) 중 "희喜"만 있는 그런 인물이다. 머리가 좋고 사건을 척척 해결하지만, 이게 추리소설답지 않은게 뭐냐면 추리과정에서 독자들을 참여시키는 장치가 부재한다는 점. 즉 「고전부 시리즈」와 같이 그냥 추리소설을 빙자한 일상물이랄까.
요새 라노벨에서 이런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불만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면갈수록 재미가 없어진다. 3화 삼각형을 만드는 법까지 읽고 책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왜 재미가 없을까? 분명 초반에는 아자미라는 캐릭터가 나에게 주는 공감력이 이 책을 3화까지 읽게만든 원동력이기도 했으나 중요한 건 여기 등장한 인물들이 서로에게 가질 긴장감이랄까.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마치 라이프니츠의 단자처럼 그들은 제멋대로 생각하고 제멋대로 그렇게 끝맺어진다. 이런 긴장감을 보이는 가장 단순한 장치는 당연히 삼각관계, 또는 연애관계로의 발전이 있겠으나 그것이 아니라도 서로 목표가 상충되는 적 그룹이라거나 그런 것도 여기에 전무하다. 그래서인지 가면갈수록 재미가 없던 것 같다. 이것이 일상물이 가장 자주 초래하기 좋은 리스크랄까.
Steins;Gate 0 (GAME)
[슈타인즈 게이트 제로]는 전작 [슈타인즈 게이트]의 결말부 쯤에서 주인공 오카베 린타로가 마기세 크리스를 살리려했던 것이 한 번 실패했을 때의 세계선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다만 제로는 안드로이드에서 공개되진 않은 상태이고 무엇보다 PC판은 있어도 한글로 플레이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별수없이 유튜브로 주욱 보게 되었다. 다만 제로는 전작과 달리 스토리의 분기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는 하지만 거의 캐릭터 엔딩에 대해 5가지로 또 나뉘어지고 있다. 다 본 것은 아니고 배드엔딩, 그리고 트루엔딩을 보았다. 일단 전작 [슈타인즈 게이트]의 결말을 알고 있다면 다들 알겠지만 "세계를 속인다. 관측자를 속인다"라는 아이디어를 얻게 된 과정이 스즈하가 오카베가 2025년에 죽었다고 알고 있다가 속았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것이란 건 좀 가벼웠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로 역시 명작임은 분명하다. 여러모로 감탄하면서 본 것 같다. 무엇보다 마기세 크리스에 대한 여운들이 너무 강하게 연출되서 몇 번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크흐흑...ㅠ 어쨌든 이번이 마지막 휴가가 되었는데 휴가기간동안 가장 좋은 추억을 남긴 작품으로 손꼽고 싶다.
메탈 기어 솔리드 V: 팬텀 페인
steam에서 최근 다운받아서 플레이하고 있는 메기솔 시리즈의 마지막이라 볼 수 있을 작품이다.
현재 14번 작전을 하다가 일단 중단하고 있는 상태. 메기솔 시리즈답지 않게 새로운 '오픈월드' 시스템을 도입하여 자유도가 상당히 높다. 여전히 병사들은 게놈병 수준의 AI지만 정말 리얼하고 재미있다. 단지 조금 어려워서 그렇지. 무엇보다 프롤로그에서 압도당했다. 내가 영화 속에 있는지 아닌지 구분이 안 갓다.
그러나... 프롤로그가 지나면 오픈월드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고 그 뒤로 나는 플레이가 괴로웠다. 난이도도 그렇고 뭘 어찌할지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자유도가 여러 지점에서 장점이자 내 개인적으로는 단점이기도 했다. 어려운 게임을 싫어하거든... 스토리는 가히 멋지고 라디오 테이프를 통해 정세, 사이퍼 그룹에 대한 정체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 역시 기존의 메기솔이었다면 게임 중간중간에 영상으로 때웠을 것을 따로 내가 직접 선택해서 들어놔야 한다는 점은 게이머의 선택지로 남겨두었다는 점에서 장점이긴 하다. 하지만 스토리를 이해하려면 빠짐없이 들어야하긴 한다.
그리고 스토리가 상당히 탄탄했다. 그러나 들은 바로는 엔딩의 처리가 깨끗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게 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이 코나미에서 밀려난 것이 원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메기솔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이 작품은 천천히 엔딩을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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