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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1~3기  (TVA)

진격의 거인은 만화책으로 보다가 말았었다. 그리고 최근들어 TVA의 입체기동장치 액션 장면에 매료당해 TVA 시리즈를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워낙 유명하니 말이 필요한 작품이겠는가.

이 작품에서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은 경외심인 것 같다. 인류가 거인에 대한 패배와 수세적이었던 역사에서 이제 막 한 발 나아가는 찰나의 과정을 담았다는 점에서 경외감을 느끼게 만드는데는 충분하다. 그러나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문제가 거인의 존재만이 아니다. 이 작품을 통과하는 주제는 세 가지로 압축될 것 같다.

첫째는 외부의 적이다. 거인이 바로 그런 존재이다. 보통 외부의 적이라함은 타자이며 나와 다른 언어를 갖는 소통할 수 없는 존재이다.

둘째는 권력이다. 이들은 외부의 적을 필요로 한다. 주둔병단장 도트 픽시스는 "외부의 적이 있으므로서 내부는 한 마음으로 단결한다"는 말을 언급하며 주인공 에렌 예거에게 이 말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친다. 권력은 어떻게 힘이 되어 작동하는가를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셋째는 역사의 소멸이다. 단 여기서 역사의 소멸이란 인류가 벽 바깥에서의 역사를 잊었다는 점에 대해서이다. 이는 특별한 소재로 그 이유를 설명하지만 나로서는 좀 실망스러웠다. 이 작가는 매우 설정병이 도져있긴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섬세함이 떨어졌다고나 할까. 전통문화를 유지할 수 있는 아시아인의 경우는 실제로도 그럴싸한 은유이기도 하지만, 그것에 대비하여 역사를 잃은 대부분의 벽 안의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어쨌든 3기까지 보며 리바이 병장 스게- 하고 외치게 되었다.

 

풀 메탈 패닉! IV : Invisible Victory   (TVA)

왜 레바테인은 마지막 12화에 등장하고 막을 내리는 걸까? 게다가 작품을 긴급하게 끝내려 하는 느낌이 들만큼 너무 작위적이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가장 중요한 실망감은 학교에서의 정상적인 삶을 꿈꾸었던 사가라 소스케의 기대와 다르게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점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대강 소설판을 읽은 독자에게서 들은 바가 있어서 TSR 이후는 TVA로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했었다. 물론 나오니까 오오옷 하면서 보는 건 팬으로서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분명 팬들에게 상처를 줄 것 같다. 나는 단지 카나메 치도리가, 소스케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물론 이는 작가가 소스케에게 갖는 경멸감도 있는 것 아닐까 싶은게, 사가라 소스케는 많은 사람을 전투 중에 살해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네가 행복한 삶을 원하는가?"라고 레너드 테스타롯사가 소스케에게 경멸스럽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우리는 사가라 소스케가 어린시절부터 게릴라로 활동하면서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망각해왔다는 것을 일단 언급해야겠다. 하지만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 자체로는 선악을 판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상은 보통 선량한 사람이 아니라 군인이나 테러리스트였을 것이기 때문, 그럼에도 사람의 삶을 빼앗는 행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과연 그는 행복할 자격이 있는가?

쉽지않은 질문이다. 그런 고뇌 속에서 괴로워하는 소스케를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자주 카나메 치도리의 구출이라는 주제 때문에 망각되기도 한다. 그런 전개방식에 있어서 작가가 좀 치사해 보였다. 즉 제대로 이 주제를 대면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TVA)

드디어 신데마스를 모두 보았다. 한가지 감상을 말하라면 의외로 비즈니스 드라마였다는 것이다. 회장 2세인 젊고 유능한 여성 상무의 등장으로 잘나가던 프로듀서가 부하직원으로서 쩔쩔매는 모습과 어떻게든 자신의 철학을 관철하려고 상무를 납득 시키려는 모습. 그럼에도 그는 힘이 없다는 점을 슬프도록 잘 보여주었고, 회사 조직에서 있을만한 긴장감과 무거운 분위기가 자주 보인다.

의외로 아이돌류 만화 치고 직장인을 타겟으로 했을만한 구도였달까? 그런 점에서 신데마스가 크게 인기가 없었다는 페친의 논평을 들었다. 하기사 회사에서 이리저리 치여서 살다가 퇴근해서 위로 받고싶고 머리도 쉬고 싶은데 누가 회사 이야기를 보겠나. 나도 그런 이야기는 잘 안본다.

예를 들어 나는 미생 같은 것도 보지 않았다. 9시간 내내 ㅈ같은데 회사조직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었대. 얼마나 꼴도 보기 싫을까.

그래서 별로 즐거운 기분으로 보지는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어느 캐릭터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애니메이션이다. 오히려 보기가 괴로운 감정만 들었던 듯.

[이관 글. 2019-01-31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