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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Stay Night 헤븐즈 필 2장 (극장판)

19년 3월 드디어 헤븐즈 필 2장이 개봉했다. 달빠인 지인들과 함께 가서 즐거운 마음으로 관람했으나, 사쿠라 루트의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별로 좋은 기분으로 나오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사쿠라가 너무 불쌍하다는 마음이 크긴 했으나, 가정폭력 피해자에서 살육자로 바뀌는 과정 자체가 너무 불편했던 점이었다.

나야 달빠가 아니라서 모르지만 달빠인 지인들의 말로는 헤븐즈 필이 원작에 충실하긴 했으나 현재의 시대상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고 2004년의 감수성을 그대로 옮겼다는 점을 지적했다. 게다가 불필요해보이는 성폭행 장면은 특히 가해자를 상당한 개새끼로 만들어서 그가 죽을만한 이유를 던지긴 하지만 굳이 그런 장면은 필요하지 않았다고 본다. (안 그래도 개새끼라는 맥락은 헤븐즈 필 1장에서도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납득할 수 있었을테니까) 이를 그대로 옮길 필요가 있었을까? 성폭행 장면 또한 불필요한 성적 대상화로 보이는 샷으로 구성된 점도 지적해야 할 것 같다.

이번 2장은 무엇보다 사쿠라의 정체가 밝혀지게 된다. 원작을 하지 못한 나에게는 여러가지 궁금했던 점들이 밝혀지게 되서 많은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특히 라이더의 정체는 그의 보구를 통해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사쿠라의 정체, 드디어 나오는 세이버 얼터, 그리고 상당히 박진감 넘치는 액션씬들이 가득했다. 달빠들에 의하면 최종장이야말로 엄청난 전투씬으로 가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그림자가 먹은 서번트가 많은만큼 그들 전부를 쓰러뜨려야 할 상황이니..

이것만 생각해도 내년이 기대된다. 마지막에 엔딩곡이 흐른 후 최종장에 대한 예고편이 나온다. 불켰다고 해서 나가면 큰일임ㅋ 일단은 내년 봄에 나올 예정이라는데, 문제는 이번에 뉴스가 터지더라. 페이트 시리즈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유포테이블의 대표이사가 탈세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

日 도쿄 국세청, '페이트' 애니메이션 제작사 유포테이블 압수수색... 대표 탈세 혐의 http://gamefocus.co.kr/detail.php?number=92319

내년 봄 개봉 예정인데, 그정도면 아마도 최종장은 그림은 다 그려놓고 이미 소리 작업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2020년은 정말 굵직굵직한 애니메이션 극장판이 막 쏟아지는 해로 예상된다. 마마마, 에반게리온, 거기에 헤븐즈 필 최종장이라니.. 너무 행복하다;;;

일하는 세포 (TVA)

일하는 세포를 본기 시작한 건 한 몇 달 되었다. 천천히 보다가 이번에 모두 완료. 일단 면역계 세포(백혈구(호중구), T세포, 매크로파지 등)의 활동에 대해 가장 주되게 나오는 편이며 세포에게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의 활동이 보통 이야기 전개의 주 포인트이다. 모처럼 인간 체내의 세포활동에 대한 공부를 도우면서도 재미있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애니메이션의 큰 장점이다. 모찌론 세포들이 모에화(?) 되었다는 점은 오덕후들에게 집중력을 더 커지게 할 것이다.

이 애니를 보며 얻은 사소한 교훈은 출혈로 나의 적혈구찡을 죽이면 안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헌혈은 적혈구의 이사를 포함하기도 하겠지. 아 안돼 적혈구찡...

그리고 한국에서 통용되는 세포명칭이 일본에서 쓰는 한자어와 동일하게 쓰인다는 걸 느꼈다. 이는 식민지의 영향도 있을 수 있으나 해방 이후 의학, 생명, 기술 등에서 일본의 번역된 한자체가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구나 싶었다. 그래서인지 단어를 일본 성우들의 육성으로 듣더라도 크게 이질감도 없었고 오히려 친숙했다.

참고로 재밌게 본 팬들에게 희소식이 얼마전에 [일하는 세포] 공식 트위터 계정인 @hataraku_saibou를 통해 전해졌다. 즉 [일하는 세포] 2기 제작이 발표된 것! 기뻐하시라. 적혈구 찡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어!

Grand Theft Auto V (Game)

이 게임을 하면서 참 보잘 것 없거나 가난하거나 별볼일 없이 사는 그러나 폭력 속에서 무뎌지고 어떻게든 좀 더 편안하고 일하지 않고 쾌락을 좆을 미래의 순간을 위해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인생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큰 의미를 찾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범죄자들의 삶은 실상 범죄자인 것만 빼고는 우리네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 찌질하고 자존감이 바닥인 마이클의 아들이 아버지가 영화감독이 되었다고 콜 리무진을 타며 아버지를 자랑하면서 자기 자존감을 살려보려고 애쓰는 장면도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부끄러움은 게이머의 몫이다)

아무래도 나는 여태까지 GTA 시리즈를 해보았던 게이머로써 이번 5탄이 가장 좋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암울하고 비극적이며 어떻게든 조직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고 삶을 갈아넣으며 발악했던 바이스 시티의 주인공이 다시 떠올랐다. 이번 작품은 분명 전작들에 비해 좀 더 밝은 분위기가 있으며 경찰차를 따돌리는 게 더 어려워진 것도 같다. 그리고 많은 시사와 사회적 문제를 담으려고 제작사가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기획자들의 혼을 갈아넣은 듯?

FINAL FANTASY X-2 HD Remaster (Game)

과거에 이미 엔딩을 봤었던 10을 5년만에 다시 정주행해서 모두 깨고나서 X-2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10에서 지나쳐왔던 MAP을 다시 보며 유우나가 추억에 잠기듯이 나 또한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특히 비사이드섬도 좋았고 자나르칸드 유적도 좋았다. 유우나의 말처럼 "허나 지금은.."이라고 같이 말해버렸다.

하지만...

게임이 적응이 안된다. 실시간 턴제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옵션으로 설정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 그렇다고 뭔가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지 죽어도 옵션 설정을 안함.. 그렇게 일단 멀어졌다. 언젠가 다시 할 날이 생길 지 모르겠다.

가장 적응이 안되는 건 3인조의 개그도 아닌 유우나의 패션도 아닌 기본적으로 게임 분위기가 경쾌하고 악당들도 너무 착하다는 것(?) 그래서 적응이 안됨;; 유우나 찡은 여전히 유우나 찡인데.. 게임 분위기가 뭔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 일단 봉인 중이다.

[이관 글. 2019-04-22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