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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용검전 (플랫폼:아케이드, 연도:1988, 제작사:TECMO)

닌자용검전 게임 플레이 화면

닌자용검전 시리즈에서 가장 유명한 건 아무래도 아케이드판으로 나온 이 게임이 아닐까 싶다.

충격적인 장면이 있던 게임

국딩으로서 가장 충격적인 이 게임의 장면은 주인공이 죽어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을 때 전기톱이 내려오면서 주인공을 두동강 내려고 하는 장면이다.

이 정도면 미성년자가 볼 수 있는 공개된 장소에 이 게임이 있으면 안될 것이라 생각되는데.. 당시에 아케이드게임이나 비디오게임에 대해 등급규제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당시 비디오 영화류의 경우 등급규제를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내가 15세 미만이었을 때도 아버지의 심부름이다 뭐다 하며 담배도 사고 술도 사고 청불 비디오를 빌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던 일이었기 때문.

훌륭한 게임성

어찌되었든 그런 강렬한 기억이 남아 있고 부정적인 인식이 있긴 하지만 게임으로서는 매우 훌륭한 게임이다. 난이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둘이서 플레이하면 비교적 할만은 했다. 문제는 혼자서 할 때 너무 허들이 높아진다는 거지. 그래도 둘이서 하면 어찌저찌 중간보스가 짝으로 나오는 극악의 스테이지3까지는 갈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스 공략법

다시 정주행하면서 드디어 최종보스까지 깼다. 최종보스는 쌍검을 한 덩치가 산만한 놈인데 오히려 바로 전에 거치는 중간보스인 가위손 3人을 처리하는게 더 힘들다... 나는 가위손들 때문에 이 게임을 클리어하는 걸 포기할까 생각했을 정도. 다행히 원코인으로 클리어하는 아래 영상으로 도움을 받아 최종보스까지 깰 수 있었다.

정보공유의 장. 오락실

갑자기 다른 생각이 들었는데 옛날에 오락실이란 건 바로 정보 공유의 장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앞에서 내가 어릴 적엔 스테이지3까지는 거뜬히 갔다고 하지 않았나? 그때 그것이 가능한 건 다른 사람이 하는 걸 지켜보며 서로 정보 공유를 하며 실력이 월등하게 올라간 거다. 이제 어른이 되어 공략법도 다 까먹은 상태로 아무 정보도 없이 혼자 플레이를 하다보니 갑자기 어릴 때보다 허들이 매우 높은 게임이 되버린 느낌이었던 것. 그래도 최종 스테이지까지 혼자서 어찌저찌 간건 상당한 수고를 한거다. 정말 고생했네...

옛날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한다는 건 여러모로 피곤한 일이었다. 그곳에는 무서운 중고딩 형들과 백수아저씨들과 쩌리들이 우후죽순 모여 잘못하면 다칠 수 있는(?) 인간군상의 현장이었다. 국딩은 그 당시 오락실에서 가장 최약자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정용 게임기"의 꿈은 모든 국딩들의 꿈이었다. 집에서 오락을 할 수 있다는 건 저런 인간군상들과 마주할 필요없이 게임만을 순수히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의 높은 난이도와 그 요인

각설하고.. 이 게임의 난이도가 높은 가장 큰 요인이 뭘까 생각해보니... 바로 맷집좋은 일반 애너미들 때문인듯 하다. 주먹과 발차기를 주로 사용하는 이 게임에서 일반 상대들의 덩치도 크고 맷집도 좋아서 거기다가.. 여럿이서 다구리를 친다. 얘네들이 그냥 다구리도 아니고 머리를 쓰는데 바로 양쪽에서 공격하는 조짐이 많다는 것. 뭐 이런 경우는 파이널파이트(1989)와 같은 횡스크롤 게임에서도 자주 일어나는데.. 이럴 땐 두 버튼을 동시에 눌러 양쪽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스킬이 존재했다. 해서 여럿에게 양쪽으로 공격 받아도 압박감이 덜한 느낌을 받는다.

파이널파이트(1989)에서 양쪽을 모두 공격하는 용권선풍각 장면

그러나 무책임하게도 이 닌자용검전에서는 양쪽 공격이란게 전무하다. 어쨌든 한쪽씩 공격해야 하며 한 방만 때려서는 딜레이가 너무 짧아서 반격당하기도 쉽다. 그래서 양쪽으로 들어오려고 할 때 심리적 압박감도 심한 편이고 제약도 많아져 이런 요소가 이 게임의 난이도를 대폭 올려버린 가장 큰 원인 같다.

해서 상당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이스케이프를 위한 액션들도 그리 효율이 좋지는 못하다는 것. 위치를 이동하려면 위로 방향키를 한다음 점프 버튼을 누르면 큰 점프를 하며 위로 올라가는데 문제는 아래로 높이 점프는 없다는 것.. 말그대로 이는 윗층으로 올라가는 용도로만 생각해둔 것 같다. 하여 이와 함께 측면 덤블링을 조합해가며 자리를 빠르게 이동해야 한다. 이게 참 어려운 일이다. 애너미가 3명 이상이 되면 구조물을 이용해 한놈씩 패든가 머리를 잘 써야 한다.

마치며

어쨌든 다 하고나니.. 그래서.. 닌자가 왜 미쿡에 간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는 것.

닌자용검전의 인트로 화면. 목선으로 태평양을 건너 미쿡으로 간거...?

사실 이거 제작사인 테크모가 북미시장을 노리고 수를 쓴 것 아닌지 추측된다. 하긴 당시에 닌자물은 게임도 영화도 흥행을 보장하는 B급물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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