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크스 경제학은 가치의 실체가 노동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그 양적 정의도 노동량이 된다. 따라서 어떤 상품에 응고된 가치량은 노동량이 된다. 그런데 생산과정을 좀 더 생각해보자. 어떤 한 생산과정이 이루어진다면 단 하나의 상품만을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인가? 마르크스의 자본론 1권도 모두 그런 가정을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떤 상품이 생산되는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량"이라는 개념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어떤 상품을 생산하는 노동이 행해질 때 동시에 다른 n개의 상품이 생산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 상품에 응고된 노동량은 같을 것이다..... 어라. 잠깐만. 그럴리가 없잖은가. 예를 들어 목재를 가공하는 생산과정에서 톱밥이 생산되며 이는 목판을 만드는 원재료로써 사용될..
일전에 소개한 오키시오의 환원문제 해법에 대해 방법론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이렇게 메모를 해둔다. 이미 소개했듯이오키시오(1963)에게 있어 환원 문제란 어떤 유형의 노동이 단순노동보다 더 큰 가치를 대표하는 이유는 양성비용의 차이때문이다. 바로 그 차이를 고려함으로써 환원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오키시오는 우선 투입-산출방정식에 기초한 가치방정식의 기본 가정을 나열하였으며 환원을 고려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가정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2) Labor is taken to be homogeneous, so wage differentials are ignored 노동은 동질적이라고 가정된다. 때문에 임금 차이는 무시한다. (...) Some critics argue that Mar..

들어가며 1991년 12월 25일 현실사회주의 국가의 대표격인 소비에트 연방은 공식적으로 해체되었다. 이 사건은 사회주의 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소련의 패망 이후 사회주의 블록들(동유럽)은 전부 자본주의화 되는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고 무엇을 배워야 할까? 아무래도 가장 저변화 된 해석은 소련사회성격 논쟁(일명 사회주의 이행논쟁)에서 출발한다. 트로츠키파는 소련에서 가치법칙이 작동했다고 믿는다. 보통 이를 (클리프가 주장한) ‘국가자본주의론’이라고 부른다. 또 하나의 해석으로 신트로츠키 파의 이론가 틱틴의 해석이다. 소련에서는 가치법칙이 작동하지 않았지만 사회주의로의 ‘이행기 과정’에 있었다는 클리프와 트로츠키 사이의 중립적인 해석이다. 이 논의의 ..

정보재 가치 논쟁이란 강남훈(2002)에 대한 채만수의 비판으로부터 촉발되었다. 이때부터 현재까지 남한에서 정보재 가치에 대해 이루어진 논쟁을 의미한다. 이 글의 목적은 논쟁사 를 보여주기 보다는 거기서 핵심적인 쟁점을 정리하고 이에 대해 나름의 입장을 정하는 데에 있다. 첫째로 정보재의 가치 단위의 문제이다. 여기에는 정보재는 가치가 0인가 0보다 큰가라는 점에 따라 정보재 가격이 독점가격인가 지대인가로 입장이 나누어진다. 물론 가치가 0보다 크다는 관점에서도 독점가격을 절충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도 있다. 추후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둘째로 지대개념은 정보재에 적용될 수 있는가이다. 여기서 채만수(2004)는 토지소유와는 전적으로 무관한 네트워크 효과와 브랜드 효과 등을 지대로 규정할 수 없다고 ..
이번에 공부한 내용은 복잡노동의 단순노동으로의 환원 문제(이하 환원문제)에 관한 것이다. 그 내용을 여러분에게 공개하고자 한다. 이 문제는 전형문제만큼이나 난제인 상황이다. 그러나 마르크스 경제학이 이 문제에 대해 어디까지 진전이 되었을까 하는 호기심에 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형문제만큼이나 그 관심은 무척이나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러 유의미한 시도들이 있어왔고 나름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만한 수준까지는 온 것 같다. 1.복잡노동이 뭐길래? 환원 문제란 무엇인지에 대해 내가 설명하기보다는 마르크스의 말을 직접 인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자본가가 취득하는 노동이 사회적 평균수준의 단순한 노동인가 아니면 더 복잡한 노동인가는 가치증식과정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회적..

오키시오 정리가 발표된 이후 많은 이들이 이 정리를 비판하는 시도를 해왔다. 이 와중에 많은 오해들이 있어왔고 무엇보다 가장 큰 오해는 이윤율 저하 경향법칙(이하 TRPF)을 부정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온 점이다. 물론 클라이만의 지적대로 "기계화 그 자체가 아니라 임금상승 때문"이라는 지적은 사실이며 이는 마르크스가 생각한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와 반대되는 개념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TRPF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실질임금의 상승이 이윤율을 저하시킨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오키시오 정리가 기초하는 가정이 유효한가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그리고 이 가정은 두 가지로 압축되며 이 글은 이 두 가지 가정에 대한 오키시오의 말년의 작업과 시뮬레이션 모형에 대해 소개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나는 이전의 글에서 류동민(2006)을 참고하여 폴리의 화폐임금 일정 가정이 기술변화 분석에서 유지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바쿤님이 댓글을 통하여 화폐가치가 왜 변동하는지 지적하신 적이 있다. 류동민(2006)에는 그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었다. 이에 대해 나름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경우에 대해 새해석의 도구를 이용하여 재현해보고자 노력해보았지만 능력이 미천하여 잘 안 되었다. 급기야 류동민 교수님께 메일까지 보내서야 약간의 힌트를 얻게 되었다. 즉 기술변화는 부가가치생산성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기초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만족스러운 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러나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경우를 새해석의 도구를 이용하여 재현해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나름의 진일보라 할 것 같다. 새해석..
최근 현대경제학사 세미나 모임에서 읽고 있는 책은 바로 던컨 폴리의 [자본의 이해]이다. 여기서 폴리는 오키시오의 "실질임금 일정 가정"과 자신이 지지하는 "화폐임금 일정 가정" 사이에서 실질임금 일정이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어느정도 반론을 제시하고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우선 폴리의 언급을 살펴보자. 자본축적의 특징적 양상이 노동력의 가치 하락 및 착취율의 상승과 동시에 나타나는 실질임금의 증가이므로 오키시오 정리는 현실 자본주의 경제의 경험과 그다지 큰 관련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현실의 자본주의 경제는 기술 진보 과정이 이윤율을 높일 것인지 낮출 것인지 선험적으로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실질임금 불변이라는 (즉, 자본가가 기술 진보의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