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제고에서 일어난 골격표본 추락 사건을 중심으로 영화연구부와 그들과 관련된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일상추리물 라이트노벨이다. 라이트노벨 치고 매우 수수하고 여성에 대한 성적대상화도 거의 없으며 무엇보다 라노벨이 대체로 보이고 있는 모에함도 없는 작품이다. 누구든지 읽을 수 있을만한 라노벨이다. 일단 라노벨의 추리물들은 대개 똑똑한 탐정 주인공에 대해 갭모에를 중심으로 하는 편이다. 하지만 여기서 탐정 주인공인 소라타에게는 그런 갭모에는 없다. 단지 그냥 평범한 우등생에 국제이과반의 인물 정도이다. 또한 추리소설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각 인물들의 관점을 챕터별로 풀고 있다. 즉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여러 인물들이 조사하는 내용들과 경험들을 짤막한 챕터별로 풀어내는 것이다. 이런 건 미스테리물..

이데올로그! 1편 연애를 일종의 허위의식으로 보는 '반연애동맹'이라는 운동조직을 학교 내에 꾸려 활동하는 그런 내용이다. 하지만 일단 작품은 최악이었다. 작가인 시이다 주조라는 사람은 꽤 운동권 용어를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이를 매우 희극적으로 사용하고 있긴 한데 여러모로 정치적 올바름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작가의 관심은 단지 그런 개념들을 희극적으로 사용할 목적에만 심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타카사고는 연애와 거의 상관이 없는 평범한 고등학교 남학생이다. 어느날 커플로 가득한 시부야 거리에서 반연애주의 활동을 하는 료케의 연설문에서 "리얼충 폭발해라!"라는 말을 듣고 감화를 받아 반연애동맹에 함께 할 것을 결심한다. 참고로 "리얼충 폭발해라!(リア充爆発しろ)"(일어로 말해야 더 흥이 돋는다...

※ 주의 :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기억술사 1 - 기억을 지우는 사람 이번에는 라이트노벨이라기보다는 일반소설이다. 요새는 소설을 읽는 시간이 많이 없어 이번 달 역시 한 권만 읽었다. 그것이 「기억술사 1 - 기억을 지우는 사람」이었다. 이 소설은 기억술사라는 일명 도시전설류 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기억술사'라는 도시전설을 처음 들은 것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이었다. 해 질 녘 공원의 초록색 벤치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기억술사가 나타난다. 그래서 잊고 싶지만 아무리 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지워준다는.[프롤로그 中] 다른 도시전설과 다르게 이 기억술사 이야기에는 몇 가지의 특징이 있다. 이야기에 플롯이 없다. 즉 발단→갈등→절정→대단원과 같은 무서운 이야기들의 전형적인 플롯이란 것이..

※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요즘은 공부할게 많아지다보니 라이트노벨, 소설을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덕분에 4~5월 덕후감은 작성되지 못했다. 그 두 달 동안 간간히 읽었던 「나의 소규모 기적」을 이제야 모두 읽게 되어 서평을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이루마 히토마(한자로 入間人間(입간인간)이더라ㅎㅎ)라는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다. 일단 이 작품의 내용은 매우 시시한 편이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처음은 이십 년 전에 일어난 사건. 그리고 이십 년 후 또 다른 이야기로서 고등학생, 대학생들의 이야기로 구분되어있다. 여기서 사건이란 이십 년 전 이야기의 주인공이 짝사랑을 했던 여인이 결혼을 했는데, 이 자는 불치병 때문에 곧 죽을 운명인 상황에 맞닥뜨린 시점이다. 짝사랑한 여인이 비..

※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82년생 김지영」 이 소설은 82년생인 김지영이라는 여성이 어머니의 생전 이야기, 자신이 태어나면서 자라온 날들, 그리고 직장인으로서의 생활, 전업주부로서의 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여성들이 겪을법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이 책의 구성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의아했던 것은 소설들이 되도록이면 자제하는 주석, 즉 각주가 많다는 것이다. 주석의 내용은 모두 참고문헌에 대한 내용으로 언론에서 나온 기사, 그리고 연구논문에 대한 내용들로 채워져있다. 이걸 보고 나는 꼼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컨대 주인공의 삶과 경험에 어떤 보편성을 담지하기 위해 참고문헌을 명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문학의 고유한 테크닉은 결국 문장으..

※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요새 들어 오픈 일정 덕에 바쁜 나날을 보내다보니 두 권을 겨우 읽어냈고, 빠르게 2월의 덕후감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럼 시작할까요? 너의 이름은。어나더 사이드:어스바운드 [너의 이름은. 어나더 사이드 : 어스바운드](이하 어스바운드)는 이번에 개봉한 극장판 [너의 이름은.]의 소설 특별판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극장판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가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부제 그대로 아니메에서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겹치는 것은 많다. 다만 주, 조연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좀 더 디테일한 설정과 심리에 대해 이해하기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 테시가와라의 관점에서 쓰인 이야기에서 내가 생각한 테시가와라가 자신이 사는 마을 이토모리에 대한 그의 태도가 무엇..

※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그 순백마저 거짓이라 해도 내가 나름 극찬을 했던 "사라져라. 군청"의 작가 코노 유타카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이걸로 두 번째이다. 우선 먼저 언급하고 싶은 건 여 주인공 마나베 유우에 대해 내가 느꼈던 인상에 대해서이다. 남 주인공 나나쿠사가 설명하는 마나베에 대해 "단순하다. 상식이 없다."고 설명하는데, 애매한 표현이라 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적절한 표현을 떠올려 보다가 결론에 이르렀는데, 바로 마나베 유우는 공돌이 같다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에 대한 공감능력이 무척 떨어지고 효율성을 우선하며 문제의 해결을 우선하는 판단을 하는 편. 그것이 마나베 유우의 성향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뭐 정확히 공돌이 감수성에 가까..

새해부터 적어도 매월마다 특별히 경제이론 등의 "연구력을 소모하는 전문적인 책" 말고... 평범한 책을 간단하게라도 리뷰를 하는 자리를 마련할까 합니다. 이는 새해가 되서 제 나름대로 목표로 세운 일이기도 해요.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책벌레의 하극상] 리뷰 표지의 마인이 너무 귀여워서 결국 사버린 라노벨이다. 무엇보다 제목에 있는 "책벌레"라는 문자열에 반응한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전제조건이고 구매요건은 결국 표지. 무언가 책에 대해서 상당한 잡학이 있는 것 아닐까 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 작가 카즈키 미야가 의도한 "책"은 결국 책의 "제작"이었다. 편집, 디자인 같은 현대적인 의미의 생산공정이 아니라 진짜 말 그대로 책 그 자체를 제작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이야기이다. 그 배경은 마인의 전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