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수 씨는 인사과 과장이다. 전달에 진행된 공채결과가 나오고 오늘은 바로 탈락한 인원들에게 통보메일을 보내기 위한 메일링 목록 작업을 위해 혼자 사무실에 남아 야근을 하는 중이었다. 따르르릉. "XX테크 정민수입니다." 「지금 화곡사거리 CU에서 출발합니다. 열려있나요?」 그리고 뚝. 하고 끊겼다. 왠지 20대 정도 되는 여성이라고 추측되며 그것은 사무적이고 건조한듯한 어조였다. 이상한 전화라고 생각했지만 정 과장은 개의치않았다. 다시 그는 메일링 작업에 집중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전화 벨이 울린다. 「지금 망원동 LaLa Cafe에서 출발합니다. 열려있나요?」 뚝. 정민수 과장은 대체 어떤 년이 이런 장난전화를 하는 거냐며 투덜대었다. 이번에는 금새 전화벨이 울렸다. 「지금 염리동 Sta..
침을 삼켰다. 침이 목젖을 긁으며 넘어가는 소리가 모든 정적을 깨웠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꽉 쥔 주먹이 떨리고 있다. 기분좋게. 나는 입을 열었다. "퇴사하겠습니다." 모든 끝은 달콤하다 하였는가. 실로 그랬다. 밤이 내리고 거리의 조명등이 어둠을 밝힌 빛 주변에서 날벌레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춤을 추기 시작하는 시간. 그 너머에 환하게 주변을 밝혀주는 한 사무실 창가. 그 너머에 한 인물이 모니터 앞에 무언가를 열심히 집중한 듯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바로 강한수 대리이다. 그 옆에 정혜주 사원은 하던 일을 중단하고 무언가를 심각하게 고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내 정적을 깨고 혜주는 입을 열었다. "강 대리님. 이거 이러다 일정 못맞추는 거 아닐까요?" "못맞춘다고 생각하지마. 다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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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를 봤다. 보고나서 아주 간단하게 감상을 남겨보겠다. 이를 보고나서 처음 생각했던 것은 약속을 함부로 하면서 기대를 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지독한 가학이라는 것이다. 주인공 한도경은 약속하고 따르는 상대방을 신뢰할 수가 없으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으로 절망의 끝까지 간다. 일반적으로 정당하지 못한 일을 재생산하는 무리들의 논리는 "너도 X되고 나도 X되는" 상황을 담보로 짓는다. 그래서 비리를 잡아내려면 내부고발자에 대해 X되는 일을 최대한 경감해주므로서 고발을 유인하고 내부를 분열시키도록 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박성배 안남시장. 그리고 김차인 검사가 한도경을 지배할 수 있던 건 힘을 가진 자가 덜 손해를 보는 상황을 만들었던 거다. 실상은 너도 X되고 나도 X되는 게 아니라 너만 X되..
최근 욘 엘스터의 「마르크스 이해하기」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책이 마치 입문서처럼 되어 있는데, 아니다. 속지마라. 번역을 정확히 해보면 "마르크스의 감각을 익히기(?)" 정도일 거다. 아무래도 출판사 입장에서는 팔아먹을만한 제목을 달았던 것 같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제목 변경 같다.. 어쨌든 일단 '경제학' 부분에 대해 읽었다가 아무래도 전형문제와 관련된 그의 비판이 눈에 띠었다. 간략하게 이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하지만 해당 챕터만 보고 쓰는 것이므로 되도록 일반적인 수준에서 조심스럽게 언급하고자 한다. 1. 전형문제 엘스터는 가격형성론으로서 균등이윤율해석에 대해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정의가 있다고 언급한다. 번역이 이상한데.. 아무래도 전형문제인 듯 하다. (1) 국지적 [균등]해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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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요새 들어 오픈 일정 덕에 바쁜 나날을 보내다보니 두 권을 겨우 읽어냈고, 빠르게 2월의 덕후감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럼 시작할까요? 너의 이름은。어나더 사이드:어스바운드 [너의 이름은. 어나더 사이드 : 어스바운드](이하 어스바운드)는 이번에 개봉한 극장판 [너의 이름은.]의 소설 특별판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극장판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가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부제 그대로 아니메에서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겹치는 것은 많다. 다만 주, 조연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보니 좀 더 디테일한 설정과 심리에 대해 이해하기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 테시가와라의 관점에서 쓰인 이야기에서 내가 생각한 테시가와라가 자신이 사는 마을 이토모리에 대한 그의 태도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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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이게 아니라... [거꾸로 된 파테마]의 설정을 먼저 설명하자면, 중력을 가지고 에너지로 전환하는 뭐 그런 실험을 하다가 사고가 일어나고(줏어들은 바로는 물리학에서 우주를 설명하는 힘 중에서 가장 약한 게 중력이라고 들었다.. 이걸 갖다 에너지로...??) 그 피해자들인 대부분의 인류는 역중력이 작용하여 "하늘로 추락"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소수의 역중력 피해자들은 지하공동체를 만들어 그 안에서 살아간다고 한다. 나머지 역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선택된 자들"은 일종의 종교적 교리를 갖고 하늘로 추락한 이들이 죄인이었다는 이데올로기로 아주 엄격한 규율에 따라 통치하는 세계이다. 그리고 지하에 살던 파테마가 어린 시절 따랐던 라고스가 행방불명이 되고, 이런 맥락에서 자신의 입장에서 그 다른 세계를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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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고 나도 최근에야 이런 작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배경은 70년 대 말 쯤의 한국을 배경으로 육상부였던 오이랑이라는 여고생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체육대회에서 자신의 경쟁자였던 동료에게 추월당하면서 "지는 것보다 넘어지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 일부러 넘어지게 되었다고 하면서.. [소중한 날의 꿈]은 오이랑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 뒤로 오이랑은 육상부를 그만둔다. 그 뒤에 서울에서 왔다는 전학생 한수민을 알게 되고 극장에서 러브스토리를 보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치게 된 계기로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한수민이란 존재는 오이랑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존재는 아닌 것 같다. 단지 한수민은 세상에 대해 회의적인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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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그 순백마저 거짓이라 해도 내가 나름 극찬을 했던 "사라져라. 군청"의 작가 코노 유타카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이걸로 두 번째이다. 우선 먼저 언급하고 싶은 건 여 주인공 마나베 유우에 대해 내가 느꼈던 인상에 대해서이다. 남 주인공 나나쿠사가 설명하는 마나베에 대해 "단순하다. 상식이 없다."고 설명하는데, 애매한 표현이라 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적절한 표현을 떠올려 보다가 결론에 이르렀는데, 바로 마나베 유우는 공돌이 같다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에 대한 공감능력이 무척 떨어지고 효율성을 우선하며 문제의 해결을 우선하는 판단을 하는 편. 그것이 마나베 유우의 성향으로 풀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뭐 정확히 공돌이 감수성에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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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석을 해보는 이유는 노동시간의 화폐적 표현 MELT가 새해석의 말대로 순부가가치에 대해 얼마나 그 관계가 안정적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순부가가치에 대한 상대적 안정성이란 순부가가치와 MELT가 상관관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오랜만에 회귀분석도 공부해볼 겸, 겸사겸사 간단한 회귀분석을 시행해보고자 했다. 데이터의 수집방법 먼저 순부가가치는 국민계정에서 국민총소득 GNI에서 고정자본소모율을 곱한 값을 뺀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NNI=GNI(1-c)$ (c는 고정자본소모율이다) (이게 새해석에 부합하는 정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걸로 써보았다. 참고로 국민총소득이든 생산세가 제외되는 요소비용국민소득이든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더라) 이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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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하나]의 제작진이 만들었다니 믿고 보게 된 아니메이다. 무엇보다 나루세 준이야 뭐 워낙 유명하다 보니 이 아니메를 보기 전에도 잘 알고는 잇었습니다! 우선적으로 언급할 사항은 초반에 납득이 가지 않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동이다. 나루세가 어린 시절 러브호텔을 성으로 착각하다가 여기서 나오는 아버지의 불륜현장을 보고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말한다. 아버지가 성에서 나오는 왕이었다고, 공주님은 엄마는 아니었네요. 하면서.ㅋㅋ 결국 부모는 이혼을 하게 된다. 나루세는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다. 여기서 아버지는 딸이 일러 바쳤다고, 네 탓이라고 말하는 매우 비겁하고 비열한 놈이다. 여기까지야 저런 새끼도 있으니까 하겠지만, 어머니의 행동이 이해가 안 갔다. 어머니는 딸인 나루세에게 그 수다스러운 성격 탓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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