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은 동일본 대지진을 기억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울러서 한국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한국에는 상업문화에 재난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어 기억시키는 방식이 왜 잘 없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장면이 있었다. 이걸 보고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끄적여본다. 나는 이것을 보며 가라타니 고진의 근대문학의 종언이 오랜만에 떠올랐다. 이는 근대문학이 정치적 실천에 영향력을 미쳐왔던 역할이 끝났다고 선언한 것이었고 국내 문학연구자 사이에서도 논쟁을 일으켰던 주제였다. 논쟁 당사자들도 문학의 종언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감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정치/문화의 차이에 대해 오히려 더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시 신카이 감독 이야기로 돌아가..
개요 ipTIME 공유기의 시스템로그들을 밖으로 빼낼 방법은 긁어서 붙여넣든가 하는 방법 외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 공유기만 그런지 모르겠으나 대체로 ipTIME의 SMTP 메일 보내는 기능은 비보안 SMTP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오래전부터 공개 메일링서비스들은 TLS/SSL 보안 기능들이 사용되어왔기 때문에 이 기능은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 SSL 인증서가 비싸기 때문일까? 이해는 한다만 다르게 생각하면 이는 고객들이 시스템로그를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보내도록 유인하는 꼴이다. 왜냐하면 이 SMTP라는게 정말 쌩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악의적인 공격자가 패킷을 가로채서 들여다보면 데이터가 그대로 보인다. 시스템 로그는 민감한 정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Netflix) 게임 사이버펑크 2077의 화려한 복귀는 분명 애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덕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잘 만든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본래 사이버펑크물은 이미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하층민의 삶을 미래 속에서 조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주인공에게 기회가 닿게 되고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달려나가다가 완전히 망가지거나 아니면 저항할 수 없는 지배권에서 벗어남으로서 관객들에게 패배감의 뒷면에 있는 저항하기 어려운 어떤 힘을 일깨우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사이버펑크물을 본 후 마주하게 되는 우울감의 정체일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위에서 말한 예시는 꽤 전통적인 시놉시스랄까. 나는 사실 블레이드 러너를 상상하며 서술했다. 어쨌든 이런 것을 전통적인 사이버펑크..
날씨의 아이에서 느꼈던 실망감을 뒤로 하고 일단 관람을 했다. 확실히 전보다 나아졌고 잘 만들었고 일부 개연성이 없는 점은 무시할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 재밌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하며 극장을 나올 수 있었다. 내가 보면서 들었던 단편적인 생각들을 끄적여볼까 한다. 시작과 함께 스즈메의 어린시절에 대한 꿈이 나온다. 폐허가 된 곳을 방황하며 엄마를 애절하게 찾는 장면이다. 이어 꿈에서 깬 스즈메는 아침식사를 먹으러 방을 나서고 이모와 아침을 맞이한다. 이 장면을 통해 스즈메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스즈메의 학교 생활이나 교우관계를 보면 꽤 일상을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스즈메는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을 대체로 못하고 있음을 알 수도 있다. 하지만 어머니를 잃고 슬펐던 ..
요새 AI를 활용하는 방법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고 그에 대한 확장기능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최근들어 노션에서도 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문서를 작성해주는 기능이 생겼다. 그렇게 된 김에 여러분에게도 이 기능을 활용하실 수 있도록 간단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사용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노션AI 사용방법 먼저 페이지 하나를 추가하자. 그리고 "AI로 글쓰기 시작"을 선택하면 된다. 그러고나서 키보드의 스페이스바를 누르자. 그러면 아래와 같이 기본적인 템플릿들이 콤보박스로 나와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템플릿을 사용할 일은 거의 없을 거 같다. 왜냐하면 인공지능인데 왜 템플릿을 쓰겠나. 대부분은 인공지능에 자신이 작성할 문서의 "소스"를 던져주는 것이 보통일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하 퍼스트)는 원작자 다케히코 이노우에가 감독을 맡았다는 점만 보더라도 매우 파격적인 작품이다. 내용을 보아하니 사실 퍼스트의 주인공은 기존처럼 강백호가 아니라 송태섭이다. 영화의 시작은 송태섭이 오키나와에 살던 유년시절부터 보여주며 산왕공고전 장면과 과거회상을 번갈아서 보여주는 형식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원작자가 송태섭의 이야기에 대한 일종의 미련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사실 슬램덩크라는 작품은 한국판 코믹스와 한국 더빙된 SBS판과 투니버스, 비디오로 보다보니 일본어로는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나 정도 연식의 일본애니덕후라면 일본어로 듣는게 뭔 대수겠나 싶겠지만 무엇보다 "듣는 것"으로 적응이 안되는 사례들은 수두룩하다. 특히 드래곤볼Z를 더빙이 ..
스팀에서 할인하게 되서 당장 구매하게 된 게임. 출장 다니면서 하다보니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 두어 달은 넘게 플레이해서 첫 엔딩을 본 거 같다. 개인적으로 로얄(이하 P5R)이 원작인 P5와 주요한 차이점으로 손꼽는 것이 바로 신규 캐릭터인 요시자와 카스미(?)와 마루키 타쿠토의 추가 그리고 이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3학기 스토리를 꼽고 싶다. P5R은 원작의 확장판인데 이 3학기 스토리의 무게가 상당히 무겁고 강렬하다. 무엇보다 3학기는 P5의 기본적인 플로우에서 벗어나서 이야기를 새롭게 전개시켰고 새로운 주제의식을 매우 강렬하게 던졌다고 평가하고 싶다. 3학기의 새로운 적은 이제까지의 왜곡된 욕망을 가진 적들과 다르기 때문인데, 이로부터 괴도단 내부에서 일어날만한 갈등과 고민들을 매우 잘..
개요 노동력의 가치를 얘기할 때 전통적인 이론에서는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임금재 묶음의 가치라고 한다. 이러한 개념은 땅콩가치론과 같은 상품착취이론들에 의해 문제점이 드러났으며 관련한 논의가 세련되어지고 있다. 노동량으로 상품의 가치를 설명할 수 있다면 마찬가지 논리로 임의의 다른 투입물(땅콩이나 강철 등)의 양으로도 상품가치가 설명될 수 있기 때문에 노동력과 마찬가지 논리로 그 투입물도 착취된다고 주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폴리는 이를 분리하기 위해 노동력의 가치 개념을 화폐의 가치와 임금의 곱으로 표현한다. 어쨌든 현재로서 논쟁적인 개념이긴 하지만 선형생산모형에서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이기도 하고 편리함과 직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지라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이고 조금 옹호하..
페르소나4 더 골든 진엔딩을 보았다. 후속작과 비교해도 손색없을만큼 대단한 명작이라고 평가하고싶다. 5와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4의 경우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5에 이르러 스케일이 커져서 정치인들까지 적극적으로 등장시킨다는 점이 차이이다. 한편으로, 5는 확실히 칸트가 말한 "이성의 사적사용"이 무엇인지 아주 잘 보여줄만큼 정의가 무엇인지 깊게 파고들고 있다. 이와 달리 4의 경우는 주인공들의 심상과 고통들 그리고 관계들에 대해 더 깊이있게 다룬다는 점이 다르다. 특히 끝에 이르러 죽어서는 안되는 사람이 죽는 장면에서 정말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데.. 그때부터 내일 출근이고 뭐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째야 하는지 새벽 내내 찾아돌아다녔고 아예 멘탈이 나갔었다. 그만큼 이 전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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