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어두운 안개를 차갑게 거치는 와중에 나는 출근길에 발을 내디뎠다. 전철에 올라탄 순간 나는 쌀쌀함을 느꼈다. 아마도 기사님은 새벽추위에 무심한 듯 하다. 그렇지만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이 뿜어대는 잇김과 체온들이 전철 안을 데워주고 있었다. 거기서 느끼는 약간의 포근함을 안고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 전철 안은 만석이라 서있어야 했다. 누구의 자리가 먼저 빌 것인가를 두고 각을 재며 여러 자리를 옮겨다녔지만 헛수고였다. 그러다가 누군가 일어선 구석 자리가 생겼지만 그 앞에는 한 청년이 있었다. 그러나 청년은 핸드폰에서 인생을 찾느라 자리에는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칼레츠키의 [자본주의 경제 동학 에세이]라는 책을 낀 내가 더 우월할까? 칼레츠키는 나에게 앉을 자리를 주었지만 그 청년과 다르지 ..
엘스터(1985)를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 계기는 바로 마르크스주의 역사이론에서 방법론적 개인주의 혹은 방법론적 개체론의 도입에 대한 흥미 때문에 시작되었다. 분석마르크스주의에 대해 엘스터는 분석마르크스주의의 대표적인 학자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염두해야 할 사실은 분석마르크스주의는 어떤 일관된 프레임을 갖는 학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학파는 코헨(2000)의 연구에 감화받은 학자들이 코헨을 필두로 연구모임을 갖은 것이 시초였다. 존 로머, 에릭 올린 라이트, 욘 엘스터, 쉐보르스키 등이 이 연구모임에 참여했으며 브레너, 파리스, 바르단, 벤, 슈타이너 등이 참여하여 "No Bullshit Marxism Group"이라는 표어를 사용하였고 로우머의 선집 Roemer(1986)를 통해 '분석적 마르크..
이빌위딘2 게임 나는 공포게임은 잘 못해서 유튜브로 시청해서 깼다(?). 이번 시리즈도 역시 대작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특히 전작과 달리 이것은 가족에 대한 드라마이며, 아버지로서의 세바스찬 형사의 눈물겨운 딸 구출작전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일단 전작과 비교해보면 만만치않게 무서웠다.. 아마도 직접 플레이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100% 확신한다.. (공포게임을 좋아하는데 하는 것말고 지켜보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좀 잔인한 것도 많다. 그래도 전작보다 못하지는 않다. 오히려 가족들의 치열한 갈등과 해소 그리고 구원이 맞물려서인지 전작보다 시나리오가 더 좋다는 평가를 주고 싶다. 그러니까 전작의 경우는 세바스찬이 그냥 형사니까 불합리한 가상세계 시스템을 붕괴하려는 뭐 그런 정의의 사도 같은 영웅..
이 글은 2021.05.29 - [정치경제학] - 가족임금 유형 모델에 대한 노트 라는 포스트의 보완을 목적으로 한다. 논문이 나올 정도는 아니고... 개인적인 연구 차원에서 연구했을 뿐이다. 이 단순한 모델은 다음을 설명하고자 함이 목적이었다. 여성 전가 돌봄노동이 유지되는 것은 아동노동에 의한 보상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이전부터 존재해온 농경사회 생산양식의 특성 때문이 아니다. 농경사회라 하게 된다면 왜 자본주의 이후에도 돌봄노동의 여성에 대한 전가는 계속 유지되어왔는가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 자식의 노동력 가치가 커지고 부모의 노동력 가치가 줄어들면 자식은 부모의 노동력 소모를 보상해준다 모델은 모델일 뿐이다만 적어도 어떤 주장을 모델로써 제출하는 방식은 현실의 단순화를 거친다는 점에도 불구..
종말에 뭐하세요? 바쁘세요? 구해주실 수 있나요? (TV 애니메이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통해 이 작품을 처음 보았다. 전체적으로 작품은 비극적 분위기를 관통하고 있다. 세계관은 의외로 복잡해보인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애니메이션을 접했는데 뭐 크게 영향은 없었다. 다만 마지막 화에 상당한 혼란을 거치게 된다. 그때는 꺼무위키를 참고할 것. 물론 할 말이 많다. 어째서 그런 비극적인 결말이 되어야 하는지 너무 충격이 커서 그날 제대로 잠을 못이뤘다.. 어째서 희망을 주었다 빼앗는 걸까? 내 생각에는 좋은 마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따분한 옛 얘기를 하자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비극을 마음의 정화라고 했는데 이건 정화가 아니라 상처를 준다;;; 오히려.....
그냥 심심해서 쓰다보니 이능배틀 라노벨이 되어버리고... 아 근데 난 이능배틀은 너무 안읽어서 액션성도 떨어지고 글빨이 안나온다.. 이능물 좀 봐야겠네..ㅠ 노후준비는 천천히.. 「정치경제학설사를 쓰려고 했더니 이능배틀계 라노벨을 써버렸습니다」 "그대가 카를인가." 끄덕. 카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주제에 몽상 한 번 과학적으로 꾸었구나. 그래. 자본주의를 붕괴시키겠다고 헛소리를 했다지?" 처억. 역시 대답은 없다. 손바닥을 지도고수이자 제왕 「스미스」에게 향한 채 각오를 머금고 준비에 임한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다. 하지만 상품의 기격은 자연임금, 자연지대, 자연이윤에 의해 결정될 뿐이지." "닥쳐!! 이 노동가치론의 배신자!!" 카를은 충동적으로 제왕을 행해 한 발 기어코 내디..
우연히 인터넷 돌다가 발견. 연립차분방정식으로 확장된 선형생산모델에 도전해보세요(?) 그래서 저도 도전해봤습니다. 내가 내놓는 해답 례 1-1) 이해를 돕기 위해 메소드에 대한 안내를 먼저 해보자. 하첨자를 통해 자본재부문 1, 임금재부문 2, 사치재부문 3으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이 각 부문별 수요-공급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부문 내의 수는 자본재, 임금재, 사치재가 각각 n, m, l 개의 기업이 존재한다고 하자. 그러면 여기서 투입계수행렬 $A^{(i)},~(i=1,2,3)$는 각각 $n\times{n},~n+1\times{m},~m+1\times{l}$가 된다. 전체 경제의 투입계수행렬 $A$에서 자본재와 임금재 또는 사치재는 다음과 같이 분해가능한 행렬이 된다. (다만 기초재로 이루어진 자본재부문..
이 글은 문혜림(2014)의 논문에 대해 후기를 쓸 겸 작성되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계급론은 마르크스주의 계급론을 의미한다. 1. 계급죽음 논쟁과 계급론의 추상수준에 대한 문제 계급죽음 논쟁은 4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고 한다. 여기서 문혜림이 1차부터 4차로 구분한 것들을 일일이 여기서 정리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직접 읽어보라) 여기서 내가 가장 관심을 갖고 보았던 추상수준에 대한 문제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계급죽음 논쟁은 니스벳(1959)에 의해 출발한다. 그는 미국 사회가 계급사회인가에 대해 부정적인 주장을 펼쳐 계급죽음 논쟁을 촉발시키게 된다. 하지만 서구 사회의 대부분에 한해 봤을 때, 특히 미국의 경우, 계급 개념이 대개 사라졌다. 부와 권력, 지위 사이의 관계에 대한 유용한 조사는 현대 ..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6.5권 (라이트노벨) 메구리 선배의 의뢰로 체육대회 실행위원회에 봉사부 전원이 참여하게 되고 실행위원장으로 사가미 미나미를 추대하게 된다. 사실상 이런 일이 된 맥락은 축제실행위원회 당시에 히키가야가 사가미를 비꼬았던 사건, 그리고 사가미가 위원장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는 사가미 자신의 자존감이 낮아진 분위기 등에 대해 해결하기 위해 일을 거들게 된 것. 하지만 기존에 사가미를 위로해왔던 친구들 하루카, 윳코가 체육대회 실행위원회에서 사가미와 적대하게 된 맥락이 난 납득이 불가능했다. 그런 자존감 떨어지는 상황에서까지 사가미 편을 들어줬던 그 우정이, 어째서 상임위원과 집행위원의 갈등에 일반적인 갈등 상황에 의해 깨질 수 있는 것인지부터 이해가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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